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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한 '명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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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한 '명약'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유머와 여유를 잃지 말자

유머와 여유를 잃지 말자.

때가 때인지라 대기실의 환자들도 텔레비전 중계를 유심히 보며 저마다 한 마디씩 합니다. 친구와 광장에 나갔던 이야기를 하는 학생도 있고, '속았다'며 분노하는 분도 계십니다. 다들 온도차는 보이지만, 대부분 '(대통령이) 이제는 그만둬야 한다'는데 공감합니다. 한 환자께서는 이번 일로 인해 본인이 다니는 교회에서 교인들이 편 갈라졌다며 속상해하셨지요.

'동네 한의학'이란 제목으로 글을 쓰면서 '요즘 내가 하는 이야기가 너무 한가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큰 기로에 섰는데, 이런 소소한 이야기가 사람들 귀에 들릴까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면, 이런 큰 변화의 시기일수록 각자가 자신의 삶을 소중히 하고 잘 지켜야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광장의 촛불 이후 저마다의 위치에서 촛불을 꺼뜨리지 않을 수 있어야 (결과는 아직 모르지만) 어렵게 얻어낸 것들을 잘 지켜나갈 수 있겠지요.

환자 중 특정 진단명에 사로잡혀, 그 병명에 자신의 일상을 구속하는 분이 종종 있습니다. 병을 삶의 일부로서 잘 다루어야 하는데, 역으로 병에 빠져 버린 것이지요. 그런 분에게는 병을 너무 가볍게도, 너무 심각하게도 보지 말고, 가능한 있는 그대로 보면서 필요한 일을 해나가자고 격려합니다. 여유를 잃지 마시라고 하지요. 병에 빠져서 다른 것을 보지 못한다면, 우리 삶이 너무 우울하지 않겠느냐고 하면 대부분 수긍합니다.

지금의 촛불이 병든 세상에 매몰되어 꺼지지 않기를, 그래서 병든 세상을 치유할 수 있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대로 된 혁명

D. H. 로런스

혁명을 하려면 웃고 즐기며 하라
소름 끼치도록 심각하게는 하지 마라
너무 진지하게도 하지 마라
그저 재미로 하라

사람들을 미워하기 때문에는 혁명에 가담하지 마라
그저 원수들의 눈에 침이라도 한번 뱉기 위해서 하라

돈을 좇는 혁명은 하지 말고
돈을 깡그리 비웃는 혁명을 하라

획일을 추구하는 혁명은 하지 마라
혁명은 우리의 산술적 평균을 깨는 결단이어야 한다
사과 실린 수레를 뒤집고 사과가 어느 방향으로
굴러가는가를 보는 것이란 얼마나 가소로운가

노동자 계급을 위한 혁명도 하지 마라
우리 모두가 자력으로 괜찮은 귀족이 되는 그런 혁명을 하라
즐겁게 도망하는 당나귀들처럼 뒷발질이나 한번 하라

어쨌든 세계노동자를 위한 혁명은 하지 마라
노동은 이제껏 우리가 너무 많이 해온 것이 아닌가?
우리 노동을 폐지하자, 우리 일하는 것에 종지부를 찍자!
일은 재미일 수 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일을 즐길 수 있다
그러면 일은 노동이 아니다
우리 노동을 그렇게 하자! 우리 재미를 위한 혁명을 하자!

류점석 옮김

▲ 지난 3일 사상 최대 인원인 232만 명이 모인 전국 촛불집회가 열렸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여러 패러디가 등장했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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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생각과 삶이 바뀌면 건강도 변화한다는 신념으로 진료실을 찾아온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텃밭 속에 숨은 약초>,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 한의학>, <50 60 70 한의학> 등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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