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없이 러시아는 더 이상 제국이 될 수 없다. 그 사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폴란드 출신의 전 미국국가안보보좌관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의 1994년 한 기고문이다. 영국의 어느 교수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우크라이나가 있으면 러시아는 미국과 같고, 우크라이나가 없으면 (그저 눈만 쌓인) 캐나다와 같다."
최근 들어 러시아를 주제로 한 책들을 집중적으로 읽고 있고, 토론 자리에서도 러시아를 주제로 꺼내곤 한다.
이제 와 후회스럽다. 그동안 제대로 러시아 공부를 안 했던 것,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부터라도 러시아 공부를 제대로 했었어야 했는데.
<국가는 무엇으로 싸우는가>는 '무력 전쟁'이 아닌 '경제 전쟁'에 대한 탁월한 서사다. 이건 무슨 영화 혹은, 강렬한 다큐멘터리다. 미국은 어떤 방식으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이란을 방해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대해 경제적 제재를 휘둘렀는지 상세하게 묘사한다. 소설 그 이상의 스토리다. 지금 이 순간 꼭 필요한 책이라고 감히 추천할 수 있다.
<러시아가 승리한다면>은 뮌헨 연방군사대학교 교수가 쓴 '2028년 전쟁 시나리오'다.
2028년 3월 러시아 군대가 에스토니아의 소도시 나르바와 발트해의 히우마성을 점령한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된 이후 유럽이 군비를 재정비하지 않고 핵심적 역량을 상실한 대가다. 이 상황에서 나토조약 제5조가 적용될 것인가. 시나리오에 그쳐야만 하겠지만 섬뜩한 가설이다.
<러시아 제국 연구>는 다음 문장으로 시작하는게 어울리겠다. "푸틴이 있다면, 러시아가 있다. 푸틴이 없다면 러시아도 없다." 2015년 러시아연방 대통령 행정실의 제1부실장인 뱌체슬라프 볼로딘의 말이다.
다음은 '한국어판 보론'의 결론부다. "포스트 소비에트러시아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다민족적 국민국가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국으로서의 뿌리 깊은 역사는 유령처럼 러시아를 따라다니고 있다." 원서는 2016년에 출간됐다. 그러다 보니 보론의 매력이 상당하다. 저자들의 요약이 당연히 독서보다 뛰어나기에 부분을 인용한다.
"현재의 러시아는 제국적 양식과 국민국가적 양식을 동시에 따르며, 상호 대립적인 것으로 보이는 국가 형성의 두 모델, 혹은 '이상형'이 어떻게 군사적 팽창주의와 호전적 쇼비니즘이라는 방식 안에서 결합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학문적 의미의 '제국'을 키워드로 러시아의 역사를 분석한 묵직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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