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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총기난사 사건, 美 대선으로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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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총기난사 사건, 美 대선으로 불똥

클린턴 "총기 규제 강화" vs. 트럼프 "이슬람 테러 대비 철저히"

이슬람과 동성애, 총기 규제 등 미국 내에서 첨예한 쟁점인 여러 이슈들이 응축된 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대선 국면에서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시에 위치한 한 게이 나이트 클럽에서 아프가니스탄 이민자 가정 출신의 오마르 마틴이 총기를 난사했다. 이 사건으로 지금까지 최소 50명이 숨지고 53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건 직후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사건은 테러 행위이며 증오범죄"라고 규정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 공동체에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에는 여러분들을 지지하는 수백만의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중에 한 명"이라며 이 사건이 성 소수자들을 겨냥한 범죄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또 미국 내 총기 규제가 허술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우리는 테러리스트 또는 다른 폭력적인 범죄자들로부터 총기를 떼어 놓아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했던 총기 규제를 더 강력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의 당내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역시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방송 NBC에 출연해 "미국에서 살상용 자동무기들이 팔리면 안 된다. 총기를 가지면 안되는 사람들과 범죄인,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들의 손에 그것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에 구상했던 총기 규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 지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샌더스 의원은 "총기구매 시 신원조사를 즉각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5일 총기규제 행정명령을 발표해 총기 판매 사업자 면허 취득 대상을 넓히고 구매자에 대한 신원 조회를 의무화하는 등 총기 규제 조치를 강화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당초 의회에서 논의됐던 총기규제법 내용이 전부 담기지 못했다. 게다가 행정명령의 형태이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면 얼마든지 폐기가 가능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참사는 학교, 영화관, 교회, 나이트 클럽에서 사람들을 쏠 수 있는 무기를 손에 넣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를 보여준다"면서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12일(현지 시각) 올랜도 게이클럽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의 피해자 가족 몇몇이 현장 근처에 모여있다. ⓒAP=연합뉴스

총기 난사범, IS와 연관?

반면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이번 사건이 무슬림에 일어난 테러 행위라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무슬림들의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다시 한 번 꺼내들었다.

그는 사건 직후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올랜도에서 총기를 난사한 살해범은 '알라후 아크바르'(allahu akbar,신은 가장 위대하다)라고 외쳤다"면서 이 사건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일어난 소행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는 "올랜도에서 일어난 것은 시작일 뿐이다. 우리의 리더십은 약하고 무능하다"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테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무슬림들의 입국을 금지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실제 사건 용의자인 마틴이 이슬람 국가(IS)에 충성 서약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회 간사는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현지 수사당국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자리에서 위와 같은 내용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언제 이러한 서약을 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IS와 연계된 한 매체에서는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을 IS 전사가 저지른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마틴이 직접 IS와 연계됐는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슬람 극단주의의 소행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미국 내 무슬림들은 이번 사건이 무슬림에 대한 보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 듯 미국 내 최대 무슬림 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ouncil on American-Islamic Relation)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을 "신을 저버린 반인륜적인 범죄"로 규정했다.

이들은 "우리는 미국을 증오하고 공포를 조장하려는 공동의 적에 직면해있다. 합심해서 싸워나가야 한다"면서 사건 희생자들을 위한 헌혈 및 모금 행사를 대대적으로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총기 규제와 관련해 공화당을 비롯한 총기 사용 지지자들은 총기 규제로 범죄를 막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일어난 플로리다 주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영국방송 BBC와 인터뷰에서 "지금보다 강력하게 총기를 규제한다고 해서 총기 난사 사건을 막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에서 사용된 무기보다는 왜 사건을 저질렀는지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총기 규제보다는 마틴이 무슬림이고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해 벌어진 범죄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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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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