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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조선업 빅딜? 왜 망하는 길로 가는가"

[위기의 조선업 上] 박종식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인터뷰

하루가 멀고 조선업의 위기론이 신문지면을 도배하고 있다. 대량해고가 예고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사무직 등 정규직 3000명 구조조정안을 검토 중이다. 대우조선해양도 2019년까지 3000명을 감축하겠다는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삼성중공업도 조만간 구조조정안이 발표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수주 물량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노동자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그나마 정규직 노동자의 구조조정은 발표라도 하고 진행된다. 조선소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소리 소문 없이 감원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에 따르면 2014년 12월 말 4만1059명이었던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은 2016년 3월 말 기준으로 3만3317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1년 3개월 사이 7742명이 사라진 셈이다. 다른 조선소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숫자는 매일매일 업데이트되고 있다.

지금의 조선업 위기를 불러온 원인으로는 수주 급감과 석유가격 하락 등 두 가지가 손꼽히고 있다. 중국, 일본의 추격으로 수주가 급감된 것에 이어 석유가격 하락으로 해양플랜트 사업이 불황을 겪고 있는 게 한국 조선업 위기의 배경이다. (☞ 관련기사 : "내년 거제와 울산에서 1만 명 이상 해고된다")

여러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조선업 간 강제 합병이나 사업 부문 간 통폐합 등 '빅딜(Big Deal)'설도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게 경남 거제에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간 합병설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과당 경쟁으로 저가 수주하는 구조를 탈피하자는 의미다. 빅3(대우, 현대, 삼성) 조선소가 서로 경쟁하면서 제살 깎아먹기를 한 게 지금의 위기를 만들었다는 게 근거다.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조선업 전문가인 박종식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전문연구원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실제로 조선업이 위기인지, 그렇다면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부터 중국, 일본이 한국을 어떻게 추격하게 된 것인지, 해양플랜트 사업은 우리가 포기해야 하는 사업인지…. 전반적인 조선산업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 그와의 인터뷰 전문.

ⓒ매일노동뉴스(정기훈)

"현장 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

프레시안 : 공식적으로 발표는 안 하지만 현재 조선업종에서 하청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원청 노동자들도 현재 상황에서는 구조조정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에서는 구조조정안을 밝힌 바 있다.

박종식 : 기능직 직영, 즉 현장 노동자들은 굳이 인위적으로 구조조정을 하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매년 정년 퇴직하는 이들이 700~1000명, 또는 그 이상이기도 하다. 기존 기능직들의 정년퇴직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것이 될 것이다. 다만 이전에는 정년퇴직자 규모만큼 하청 노동자들 중에서 소위 '발탁 채용'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앞으로 당분간은 이와 같은 '발탁 채용'을 하지 않는 것이 곧 인적 구조조정이 될 것 같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인적) 구조조정을 한다고 해서 굳이 기존 노동조합과 껄끄러워질 것 같지는 않다.

프레시안 : 그러면 지금 한다고 하는 구조조정안 발표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박종식 : 사무직을 중심으로 인적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의미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사무직 중에서 부장급 비중이 높다. 현대중공업도 비슷하다. 위쪽이 비대하다. 사무직 중심의 명예퇴직 형식으로 구조조정을 할 듯하다. 조선업체들에는 사무직, 기능직 말고 기술직도 상당히 많다. 한국 조선산업의 풍부한 기술직 인원들은 한국 조선산업 저력의 근간이기도 하다. 아마 이들은 줄이지 않을 것이다. 기술직들은 최근에도 계속 충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프레시안 : 기술직은 왜 늘리는가.

박종식 : 기업의 미래를 위해서다. 기술력 확보라고 보면 된다. 상선은 설계인력들이 상당수가 있고, 이 쪽은 핵심인 기본설계 능력까지 확보한 상태이다. 반면 해양(offshore) 쪽은 사실 설계인력이 거의 없다. 우리가 해양플랜트 사업을 계속한다면 이 부문에 기술직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기술직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마 별다른 구조조정 없이 꾸준히 뽑을 것이라고 본다.

프레시안 : 그렇게 원청의 사무직과 기술직, 기능직이 정리가 된다고 하면, 사실상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는 듯하다. 하지만 하청 노동자의 경우는 조금 다른듯하다. 역시 비슷하게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지만, 현재도 대량해고가 이어지고 있다.

박종식 : 조선업종에서 하청 노동자의 수는 원청 노동자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심지어 해양플랜트 쪽은 거의 90%가 하청 노동자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해양 쪽 하청이 줄어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고 본다. 물량이 사라지면서 자연히 하청 노동자들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별다른 대안도 찾기가 힘들다. 현재 하청업체 노동자들 중 30~50%가 1년 안에 그만둔다. 일거리도 없고, 전망 없다고 떠나는 노동자들이 많다. 그들의 빈자리를 하청업체에서는 신규 하청인력으로 충원 안 하거나 최소 인력만 충원할 것 같다.

프레시안 : 하지만 조선업이 불황기가 있으면 활황기도 있다. 지금은 석유 가격이 하락하고 중국 등이 추격하면서 불황을 겪고 있지만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박종식 : 그래서 하청 노동자들 중 고기량자들, 즉 숙련공들을 조선업종에 붙잡아두어야 한다. 앞으로도 한국이 조선산업을 일정 규모 이상 계속할 것이라면 이들을 붙잡기 위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프레시안 : 도장이나 용접 등 조선소 직무 중에서 상당한 직종들은 숙련공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들었다. 만약 그들이 다른 업종으로 갈 경우, 조선업종은 다시 이들 숙련공을 키워야하는데, 그게 쉽지 않을 듯하다.

박종식 : 그런데 아마 숙련공은 쉽게 조선업종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하청업체들이나 물량팀에서 이들이 떠나게 내버려두지는 않을 거다. 지금도 고기량의 특급용접사들은 하루 일당이 40~50만 원이다. 이런 사람들을 데리고 있으면 물량이 알아서 들어온다. 게다가 하청업체의 주가도 오른다. 이런 숙련공들은 하청업체들이 놔주지 않는다. 서로 데려가려고 한다. 업체가 폐업하더라도 다른 남은 업체가 미숙련공은 내버려두고 이들 숙련공만 데려가는 식이다.

프레시안 : 반대로 이야기하면 숙련공이 아닌 하청 노동자들은 어디에도 발을 붙이지 못한다는 이야기인 듯하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상당수 중소조선소가 문을 닫았다. 빅3에서 해고되면 갈 수 있는 조선소도 없는 실정이다. 이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 듯하다.

박종식 : 일반적인 의미에서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업교육, 전직 지원, 직업알선 프로그램 등.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마 해고된 하청 노동자들 중 상당수가 현재 추진 중인 거제도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에 투입되지 않을까 싶다.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는 1조8000억 원을 들여 거제시 사등면 사곡리 일원에 570㎡ 규모로 2020년 1단계 산업단지와 기반시설 준공을 거쳐 2022년까지 최종 완공할 계획이다. 해양플랜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산업단지이다.)

거제도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는 2010년대 초반 한창 해양플랜트를 대거 수주하고 장밋빛 전망들이 쏟아질 때 나온 계획이다. 지금은 업체들 뿐 아니라 모두 해양플랜트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거제도 하청 노동자들은 아마 국가 산단 조성사업 건설현장으로 갈 것 같다. 조선업 하청노동자들은 건설현장 업무들을 어느 정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현대중공업이 건조, 2010년 11월 인도한 드릴십 ‘딥워터 챔피언(Deepwater Champion)’호. ⓒ현대중공업

"조선업 빅딜, 망하는 길로 왜 가는가"

프레시안 :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조선업체간 빅딜 이야기도 나온다. 경쟁력을 키우자는 의미인 듯하다. 거기에 우리나라 조선업체들끼리 경쟁이 붙으면서 저가수주를 한 게 이번 위기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이런 주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박종식 : 굳이 하려면 할 수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선업에서 쌓인 대규모 적자의 여러 이유 중 하나는 해양플랜트 사업에서의 사실상 실패에 있다. 그런데 그나마 해양플랜트 건조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곳은 사실상 빅3 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정부가 보기에는 한국의 3개 업체끼리 과당 경쟁을 하면서 저가 수주를 하고, 그 결과 적자를 봤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에 업체를 줄이면 과당 경쟁이 일어나지 않고 저가수주가 사라질 테니 대규모 적자는 피할 수 있다고 정부 일각에서는 생각하는 듯하다. 즉, 셋이 경쟁하는 것을 둘이 경쟁하도록 하면 저가수주가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이다. 다만 셋 중 둘을 없애고 하나만 남기면 독점이라 노력을 안 할테니까 그건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셋을 둘로 줄이자는 식인 듯하다.

그런데 정말로 과당 경쟁이 문제라면 한국 업체 간 경쟁을 줄이기 위한 다른 방안을 찾는 게 낫다. 두 업체를 통폐합으로 합쳐 시설‧설비 축소, 인력을 줄이는 방식의 합병, 즉 한국 조선산업의 생산능력을 줄이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빅3를 그대로 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과당 경쟁이라는 이유 말고, 합병해서 선택과 집중을 한다면 좀 더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지 않겠나?

박종식 : 앞으로 다가올 미래 시장을 내다봐야 한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지금 상황에서도 빅3 자체적으로 생존하는 것은 아직 문제없다. 그리고 선박이 노후화 돼도 계속 쓰는가? 앞으로 선박 교체는 주기적‧지속적으로 발생한다. 나아가 2000년대 초반 중국 경제의 폭발적 성장으로 선박수요도 급증했듯이, 2020년대에 인도 경제가, 또는 러시아나 브라질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을 할지 누가 아는가? 거기다 2020~2030년 해저 자원 채굴기술이 발전하여 육상 자원 채굴 못지않게 채산성을 확보해 말 그대로 미래 해양 쪽 수요가 커져 해양플랜트 쪽으로 발주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통폐합이나 합병 등으로 설비를 축소하면 그 때 우리나라는 못 따라간다. 지금 우리를 추격하는 중국과 일본에 시장을 넘겨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왜 설비나 인력을 줄여야 하는지 모르겠다. 당면하고 있는 위기에 대해서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고 분석해 볼 필요가 있는데, 지금 한국 사회에는 이런 다양한 시각과 견해, 의견의 교류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일본, 중국의 조선업체들은 신규 설비 투자를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거꾸로 설비 축소 방식으로 가야하는가? 지금 한국 사회의 조선업종에 대한 시각은 1980년대 일본 조선산업이 망해가던 시기와 비슷하고, 그런 망하는 경로를 똑같이 답습하려고 하고 있다. 일본이 국가 차원에서 조선산업을 사양산업이라고 판단하고 조선업을 축소하면서 2000년대 중국발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조선업이 활황기일 때 일본 조선산업은 재미를 못 봤다. 그런 과거를 알고 있는데 왜 그런 길로 가려 하는지 모르겠다.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 이를 바라보고 있는 만큼 괴로운 것도 없다. (한국 조선산업이 2000년대 중반 이후 조선산업의 호황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 조선산업의 쇠퇴 때문이었다. 1990년대 이후 일본 조선산업이 쇠퇴한 것은 인건비 등의 가격경쟁력에서 한국에 밀렸기 때문이 아니라 일본 정부 차원에서 조선산업을 사양산업 규정하고 대형 도크를 폐쇄하는 등의 설비 축소와 조선업 숙련 인력들의 이직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일본 조선산업의 호황을 주도했던 미쓰비시 중공업이나 가와사키 중공업은 설비 축소와 항공우주, 발전설비, 철도 등의 업종을 주력으로 체질을 전환하면서 최근 이들 그룹 내에서 조선업의 비중은 매출의 10% 이하로 낮아진 상태이다. 그 결과 1990년대 이후 일본 조선산업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축소되었으며, 2000년대 이후 조선산업의 호황기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한국에 뒤처지고, 이후에는 중국에도 뒤져 조선업 3위 자리로 밀려나게 되었다.)

프레시안 : 조선산업은 우리나라 10대 수출품 중 하나다. 2014년 기준으로 6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전세계 점유율도 빅3가 1,2,3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의 조선업 위기를 불러온 원인으로는 수주급감과 석유가격 하락 등 두 가지가 손꼽히고 있다. 중국, 일본의 추격으로 수주가 급감된 것에 이어 석유가격 하락으로 해양플랜트 사업이 불황을 겪고 있는 게 한국 조선업 위기의 배경이다. 하나씩 이야기해보자. 올해 1분기 동안 빅3 중 현대중공업이 단 3척을 수주했을 뿐,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은 전혀 수주 실적이 없다. 한 자리 숫자 수주는 2001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박종식 : 올 1분기 수주가 거의 없는 이유는 2015년 말에 선주사나 해운사들이 워낙 발주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가 올해(2016년)부터 만드는 배들에 대해서는 친환경 설비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국제해사기구는 국제해운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해사기술문제와 법률문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규정과 관행에 관하여 정부 간 협력을 조장하고 해상안전, 항해의 효율, 선박에 의한 해양오염의 방지·규제를 위한 최고의 실행적 기준을 채택하도록 권장함을 주요 기능으로 하고 있다.) 해상 환경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즉 이산화탄소, 질소 계열 물질을 배출하는 억제장치를 배에 장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배 한 척당 200~300만 불이 추가비용으로 소요된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선주사들이 이러한 비용부담을 피하려고 작년 말에 선박을 대거 발주하였다. 올 초에는 한국만 수주가 없는 게 아니라, 중국, 일본도 다 거의 없다. 작년 말에 이미 다 예상했던 것이다.

ⓒ매일노동뉴스(정기훈)

"수주 절벽이라 한국 조선업이 답 없다? 말이 안 된다"

프레시안 : 그렇다면 올해 상반기에 발주해야 하는 선박을 미리 당겨서 작년에 발주했다는 이야기인가? 200~300만 불의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그러면 언론에서 조선업 위기라고 이야기하면서 말하는 '수주 절벽'은 허구인가.

박종식 : 국제적인 환경 규제 강화라는 제도변화와 선박발주의 관계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 나면, 수주절벽 운운은 좀 어이가 없는 얘기다. 다만 하반기부터 점차 수주가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세계경제 불황으로 인해 크게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는 전망이 다수이기는 하다. 거기다 지금 바다를 돌아다니는 배가 많기도 하다. 그렇다고 현재 수주 절벽이라서 한국 조선업이 답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이미 빅3는 내년 말까지 일감은 확보한 상태이다.

프레시안 : 배를 한 척 만드는 데는 최소 1.5년에서 길게는 3년까지도 걸리는 거로 알고 있다. 그렇기에 2~3년을 내다보고 선주사들이 발주를 한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기에 조선소가 2년 정도의 수주량만 보유하면 기본은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을 포함한 현대중공업그룹의 3월 기준 수주 잔량은 1157만8000CGT(표준화물 환산톤수), 대우조선은 836만5000CGT, 삼성중공업은 476만3000CGT 정도라고 한다. 1.5~2년 정도는 유지되는 물량이다.

박종식 : 가장 단순한 선종인 벌크선을 만드는 데에는 설계부터 최종 인도까지 1년 반 정도가 걸린다. 탱커, LNG는 2년에서 2년 반 정도다. 벌크선은 별 차이 없지만 중국이나 일본의 조선소들은 한국보다 대체로 건조기간이 길다. 그만큼 한국이 선박을 잘 만든다. 얘기했듯이 대우, 삼성, 현대는 내년 하반기까지는 일거리가 있다. 2018년 이후가 없다. 역으로 생각해보자. 선주사나 해운사 입장에서 2019년, 2020년에 필요한 배를 2016년 지금 발주하겠나? 아니다. 내년에 한다. 2년 정도 기간을 두고 한다. 수주 절벽이라고 하면서 올 1분기 물량이 없는 것과 2018년 이후에 물량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선박발주와 건조기간 등을 고려하면 2018년 이후 물량은 없는 게 당연하다. 지금 선주사들이 투기적으로 선박을 발주하는 호황기도 아니다. 경제위기라는 점은 이미 다들 알고 있지 않나?

프레시안 : 작년에 수주가 몰렸다면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의 수주 성적이 꽤 좋았을 듯하다.

박종식 : 사실 많이 하지는 못했다. 중국, 일본이 약진했기 때문이다. 집계방식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IHS 자료 기준으로 2015년 선박 수주 점유율을 보면 한국이 30%, 중국이 31%, 일본이 29%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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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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