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파견' 논란을 부를 수 있는 원청 업체(용역 계약서상 '갑')의 용역 노동자에 대한 인사 개입과 고용불안 야기 가능 조항이 용역 계약서에 없어, 용역 노동자가 보호되고 있는 기관은 19%(38개) 수준이라고 을지로위는 분석했다.
81%에 이르는 공공 기관이 실제 사용자가 아닌 원청 업체에 의한 해고, 징계, 인사이동 등을 가능하게 하는 조항을 용역 계약서에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일례로 대전지방경찰청 용역계약서 과업지시서에는 "종업원 중 부적격자가 있을 경우 교체 통보 시 을은 이를 수용하여야 하며 부적격 사요는 비공개에 이의제기는 금지"와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노동자 파업·태업이 음주 도박과 같은 행위?
을지로위는 또 노동 3권 보호 기관은 43%에 불과하다고도 밝혔다.
나머지 기관들은 용역 노동자의 시위 등의 쟁의 행위를 용역 계약서를 통해 사실상 원천 차단함으로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 3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을지로위는 부당 조항 예시로 '중상모략'을 금지한 인천지방경찰청의 과업지시서와 함께 "미화원은 파업 또는 태업, 음주 도박 등을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된다"는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시설안전공단의 과업 지시서도 제시했다.
근로기준법, 노조법 등으로 보장되는 파업권을 무시하고, 파업을 음주나 도박 행위와 동급으로 놓고 있는 과업 지시서다.
고용승계 지침 있는 기관 66%…野 "전 기관 지침 준수토록 하겠다"
'고용승계' 지침을 따르고 있는 곳은 66%(129개)라고 을지로위는 밝혔다.
다른 기관들은 "수탁업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존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여야 한다"와 같은 고용 승계 조항이나 문구를 용역 계약서에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을지로위의 우원식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작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해서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이 (용역 계약을) 고친 결과 (해당 기관의) 평균 임금이 25만 원가량 올랐다"면서 "이번 국감을 통해 전 기관이 지침을 철저히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관련 기사 :"노동부 '부처 아님'? 전교조 불법 지적하기 앞서…")
그러면서 "정부의 가짜 노동 개혁과는 달리, 공공기관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와 갑·을 관계 불공정 거래 문제를 해소하는 국정감사장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한편, '환영과 전송의 예절을 갖춘다'는 조항이 있는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즉시 문제가 된 조항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이 학교 관계자는 이날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2013년 시설 관리를 용역화하며 다른 곳의 용역 계약서를 참고로 삼다 보니 문제가 된 조항이 들어오게 된 것 같다"면서 "이런 조항을 파악하지 못한 것은 저희 잘못이다. 즉시 해당 조항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