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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오바마는 의회에서 TPA를 얻어낼 수 있을까?

[인터뷰] 박영철 전 원광대 교수가 본 미국 정가의 '무역 전쟁'

지난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Trans-Pacific Partnership)의 신속한 타결에 필수 요건인 '무역촉진권한(TPA, Trade Promotion Authority)' 법안의 미국 상원 상정을 둘러싸고 오바마 행정부와 미국 상원이 한바탕 요동쳤다.

5월 12일 미국 상원에 별 어려움 없이 상정될 것으로 예상했던 TPA 법안이 '절차 투표(Procedural Vote)'에 필요한 60명의 상원의원 확보에 실패하며 상정 자체가 무산되는 이변이 생겼다. 미국 언론은 이를 오바마의 TPP 추진 전략의 '참패'라고 불렀다.

그러나 다음 날, 당황한 오바마가 긴급히 백악관에 TPA 법안을 지지하는 10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을 초청하여 2시간여의 집요한 설득 작업을 벌인 결과, 일종의 '타협안' 도출에 성공했다. 이 타협안은 '무역 규제(Trade Enforcement)' 법안을 TPA와 연계하지 않은 별개의 법안으로 14일 다시 상원에서 표결한다는 내용이다. 미국 언론은 이를 오바마의 '조그만 승리'라고 표현했고, <폴리티코> 신문의 버기스 에버렛 기자는 '미국 상원의 무역 전쟁은 하루 만에 오바마의 승리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미국 상원은 5월 14일 이 별개의 '무역 규제' 법안을 절대다수인 78대 20으로 통과시켰다. 따라서 미국 상원은 TPA 법안을 토의할 수 있게 되었다. 이 TPA 법안이 예상대로 미국 현충일(5월 25일) 주말 이전에 상원에서 통과되면, 더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하원이 6월부터 이 법안을 심의하게 된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에게 부여된 TPA가 2007년에 종료된 이후, 미국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예가 없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그래서 올해 안에 TPA의 최종 타결을 자신의 최우선 경제 유산으로 설정한 오바마에게는 이 TPA 권한이 절대로 필요하다.

이 TPA 법안이 과연 미국 의회를 통과할 것인가? 통과한다면 언제쯤일까? TPP 최종 타결의 필수 조건인 TPA 법안 통과를 둘러싸고 현재 미국 의회에서 진행 중인 소위 '무역 전쟁'의 의미와 중요성, 그 진행 과정과 전망을 알아보기 위해 박영철 전 원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에게 질문을 던졌다. 인터뷰는 이메일을 통해 5월 12일부터 17일까지 이뤄졌다.

TPP와 TPA, '무역 전쟁'으로 요동친 미국 정가

전희경 : 우선 TPP에 관한 미국의 입장과 전략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하여 꼭 알아야 할 예비지식은 무엇인지요?

박영철 : TPP에 관한 미국의 입장과 전략을 이해하는 데 다음 4가지 예비지식을 가지면 도움이 됩니다.

1. 미국 실물 경제는 독일이나 중국보다 무역의 '세계화(Globalization)' 확산 혜택을 훨씬 적게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은 세계화 현상을 이용하여 금융자본의 독점적 위상과 지배를 더욱 강화하고 있지만, 반대로 무역수지는 40여 년간 만성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TPP와 같은 자유무역지역의 확대를 통하여 수출 진흥과 일자리 창출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2. 미국 국민은 일반적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TPP에 대해서는 중국의 동아시아 정치 및 경제적 주도를 견제하기 위한 '필요악' 정도로 묵인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TPP가 국민의 대대적인 저항에 직면할 위험은 극히 적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미국 재계는 TPP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학계에서도 TPP의 경제적인 비용보다 편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3. TPP를 가장 강력히 추진하는 오바마를 가장 강력히 반대하는 진영이 역설적으로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만든 민주당입니다. 전통적으로 보수당인 공화당은 자유무역협정에 찬성하고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시민단체, 특히 노조는 반대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 말썽 많은 NAFTA 협정도 민주당 빌 클린턴 대통령이 체결한 것입니다. 이 역설적인 상황이 TPP에 반대하는 의회에서 민주당이 전개할 투쟁 강도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입니다.

4. 끝으로 TPP는 동아시아 지역의 순수한 '경제 통합'보다 훨씬 더 중대한 정치 외교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경제 칼럼니스트 로버트 사무엘슨은 "TPP는 분명 지정학적(Geopolitics)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CNN의 파리드 자카리아 기자는 '왜 오바마를 지지해야 하는가?'라는 칼럼에서 "TPP는 경제 통합 이상의 '외교 정책' 수단"이라고 못을 박고 있습니다.

전희경 : 잘 알겠습니다. 구체적인 질문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우선 TPA 법안 상원 통과를 둘러싸고 지난주 미국 정가, 특히 상원이 크게 요동쳤는데, 그 정치적 의미를 설명해주십시오.

박영철 : 우선 강조하고 싶은 사항이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국제무역협정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협상 주체인 대통령은 반드시 이 TPA 권한을 의회에서 얻어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권한을 가진 미국 대통령은 국제 무역 협상 테이블에서 강력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회가 이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면, 의회는 대통령이 다른 협상 국가와 합의한 협정안을 보완 수정 없이 단순 찬반투표만으로 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물론 다른 협상 국가들도 이 같은 TPA 권한을 가진 미국 대통령과 협상하는 경우 협정의 최종 타결에 대해 더 큰 신뢰를 하게 될 것이 확실합니다.

전희경 : 그렇다면 TPP의 올해 타결이 자신의 입법 최우선 과제라고 선언한 오바마에게는 우선 TPA 법안의 조속한 의회 통과가 절실하겠군요?

박영철 : 옳은 지적입니다. 그래서 지난 2~3개월간 오바마는 일본 총리 아베 '띄우기' 등을 위시하여 미국 의회에서 이 TPA를 얻어내기 위해 치열한 로비 활동을 해 왔습니다. (☞관련 기사 : 오바마의 '아베 띄우기'와 TPP 찬밥 된 한국, 왜?) 오바마가 5월 초 세계 최대 신발 기업인 나이키 본부를 방문한 것이 좋은 예입니다. 오리건에 본부를 둔 나이키 회사는 지난 30여 년간 미국에서 생산 작업을 완전히 중단하고 임금이 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100만 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어 미국 노동계의 매서운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오바마 방문 하루 전날 나이키 회장 마크 파커는 TPP 협정이 체결되면 즉시 1만 명의 노동자를 채용하여 미국에서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오리건 주 출신 민주당 상원의원 론 와이든이 TPP 협정에 찬성하고 이번에 상원에 상정된 TPA 법안 초안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고, 오리건 출신의 민주당 하원의원 3명이 공개적으로 TPP 협정 찬성을 선언하고 있는 이유를 이해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20여 명의 민주당 하원의원이 민주당 당론에 배치되는 TPP 찬성에 동참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오바마가 2016년 총선에서 '개인적인 지지'를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친기업 공화당은 TPP에 찬성하고 민주당과 진보 진영, 그리고 노조는 이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전 상원의장 해리 리드 민주당 의원이 필요하다면 '의사 진행 방해(Filibuster)' 작전을 사용하겠다고 공포하면서 TPA의 상원 상정 자체가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다 최근 TPP 협정을 둘러싼 오바마와 민주당 진보 진영의 스타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 간의 논쟁은 불행히도 감정적인 상호 비난으로 비화하고 있습니다. 이 감정 싸움으로 오바마는 적어도 TPA를 지지하는 4~5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의 표를 잃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반대로 늦게나마 자기 신념을 관철하려는 '투사'로 변신한 오바마를 지원하는 세력이 늘고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 버락 오바마 대통령(가운데) ⓒAP=연합뉴스


TPA 법안의 상원 상정 무산, 그 후

전희경 : 5월 12일 미국 상원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요?

박영철 : 조그만 '이변'이 발생했습니다. TPA 법안의 논의를 시작할 목적으로 상원이 시행한 '절차 투표'에서 통과에 필요한 60명의 상원의원 확보에 실패하며 TPA 법안 상정 자체가 무산되는 이변이 생긴 것입니다. '절차 투표'란 '토론 종결 투표(Cloture)'라고도 하는데 어떤 법안의 토론을 신속히 진행하기 위하여, 상원의원 전원의 5분의 3인 60명의 찬성을 얻는 경우 30시간 안에 그 관련 법안을 상정하여 토론해야 한다는 상원 법령(Rule XXII)을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예상되는 반대 진영의 '의사 진행 방해' 등을 사전에 차단하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지난 12일 이 절차 투표의 결과가 찬성 53, 반대 45로 부결됨으로써 상원에서 TPA 법안의 논의 자체가 무산된 것입니다. 단 한 명의 의원을 뺀 민주당 상원의원 전원이 반대한 결과입니다. 예상 밖의 일이었습니다.

전희경 : '절차 투표'에 부친 TPA 법안 상정이 실패한 원인이 무엇인지요?

박영철 : TPP와 TPA에 이미 찬성하는 일부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요구를 제대로 읽지 못한 오바마 대통령의 오판과 TPA를 지지하는 공화당 지도부의 전략 미숙의 결과라고 봅니다.

지난 5월 12일 미국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미치 매코넬은 TPA 법안을 상정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TPA 반대 진영에서 다음 3개의 법안을 추가하며 TPA 법안과 동시 상정을 주장했습니다. 1) 우선 '무역 조정 지원(Trade Adjustment Assistance)' 법안은 TPP 때문에 실업자가 된 노동자의 재훈련을 위한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법안입니다. 2) '무역 규제(Trade Enforcement)' 법안은 TPP 협정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환율 조작과 불공정 거래 등의 규제를 목적으로 하는 법안입니다. 3) '아프리카 성장과 기회' 법안은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나라들의 상품이 미국에 수입될 경우 '무관세' 특혜를 주는 법안입니다.

미치 맥코넬은 이 세 법안은 현재 논의 중인 관련 법안 등의 수정안으로 적합하지만, TPA 법안과 동시에 논의할 사항은 아니라고 반대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절차 투표'를 강행하여 이 같은 민주당의 주장을 종결하려다가 실패한 것입니다. 그날 아침까지만 해도 예상하지 못한 오바마 대통령의 '참패'입니다.

전희경 : 무척 당황하고 실망한 오바마 대통령은 그다음 날 백악관에 미치 맥코넬과 TPP 지지자인 상원의원 론 와이든 등 10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을 불러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다고 들었습니다. 무슨 묘책이라도 나왔나요?

박영철 : 일종의 '타협안'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타협안은 민주당 TPA 지지자들이 원하는 대로, 환율 조작 등 불공정 거래 등의 이슈를 담은 '무역 규제(Trade Enforcement)' 법안을 TPA와 연계하지 않은 별개의 법안으로 14일에 다시 상원에서 표결한다는 내용입니다. 미국 언론은 이를 오바마의 '조그만 승리'라고 불렀습니다. 상원에서 벌어진 '무역 전쟁'은 하루 만에 끝난 셈입니다.

전희경 : 이 '무역 규제' 법안이 상원에서 78 대 22로 통과되었군요. 또 다른 별개 법안인 '아프리카의 성장과 기회' 법안은 97대 1로 통과됐고요. 그런데 주목적이 환율 조작을 규제하겠다는 '무역 규제' 법안이 이처럼 중요한 쟁점이 되는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데, 왜 그런가요?

박영철 : 매우 중요하고 적절한 질문입니다. 이 '무역 규제' 법안은 결국은 환율을 조작할 가능성이 큰 중국을 겨냥한 법안입니다. 그런데 잘 아시다시피 미국은 적어도 현재로는 중국의 TPP 참여를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일본과 베트남 정도가 이 환율 조작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오바마는 지난주 "이제 직접적인 환율 조작은 과거사가 되었다"고 지적하면서 이 법안의 상원 통과를 반대해 왔습니다.

민주당이 '무역 규제' 법안을 집요하게 추진한 이유

전희경 : 그렇다면 민주당이 이 법안 통과를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는데요?

박영철 :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이 대목이 이해가 잘 안 됩니다. 중국의 환율 조작 가능성 때문에 TPP와 TPA를 반대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경제 논리에 전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1. 말씀하신 대로 현재 중국의 TPP 참여는 실현성이 없습니다. 차후에 중국이 참여할 경우를 사전에 대비한다는 논리도 별 설득력이 없습니다.

2. 현재 거의 모든 선진국이 양적 완화 정책을 통해 간접적인 환율 조정을 하고 있고 심지어 IMF도 이를 장려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 양적 완화 정책으로 제일 덕을 본 나라가 바로 미국 아닙니까? 따라서 일본이나 경제 규모가 작은 베트남의 환율 조작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한다는 설명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3. 미국 재무장관 잭 류가 최근 "2010년 중반부터 위안화 가치가 무려 30퍼센트 상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피터슨 연구소(Peterson Institute)의 중국 전문가인 닉 라디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위안화가 현재 '적정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IMF도 곧 5월 중에 "중국의 위안화가 적정 수준"이라는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4. 최근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가 수출 부진으로 급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역수지 흑자가 GDP의 2.2퍼센트입니다. 이 수치는 환율이 적정 수준이라는 또 다른 지표입니다.

전희경 : 그렇다면 민주당이 상원에서 '무역 규제' 법안을 집요하게 추진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박영철 : 전 상원의장 민주당 해리 리드 의원은 무역 규제 법안 통과를 밀어붙인 이유는 "우리 정치 기반인 노동계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서다"라고 솔직히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AFL-CIO 회장 리차드 트럼카는 "상원에서 무역 규제 법안이 통과됨으로써 우리의 TPP 협정 반대 투쟁이 하원에서 승리할 공산이 커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대로 오리건 주 민주당의 론 와이든 상원의원의 경우에는 혹시라도 중국의 싼 노동력과 환율 조작이 나이키 본부가 있는 자신의 출신 주의 경제와 주민에게 피해를 끼칠까봐 TPA에 찬성하면서도 별개의 '무역 규제' 법안의 도입을 주장했다고 합니다.

전희경 : 상원에서 TPA 법안이 미국 현충일(5월 25일) 전에 통과하면 엘리자베스 워렌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 진보 진영의 TPP 반대 투쟁은 일단 패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나요?

박영철 : 저는 그렇다고 봅니다. <워싱턴포스트>의 외교 전문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나티어스는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TPA 반대는 처음부터 실패하게 되어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데이비드 이그나티어스의 분석에 의하면, 우선 10여 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이 개인적인 정치 및 경제적인 이유로 당의 노선에 반대하며 TPP에 찬성한 상태였으며 TPA 반대를 주도하는 민주당의 투쟁 전략은 "혼란스럽고 미숙했다"고 지적합니다.

오바마, 올가을에 TPA 무기 들고 TPP 최종 협상 임할 전망

전희경 : 예상대로 TPA 법안이 이번 현충일 주말 이전에 상원을 통과하면 하원이 6월 중순부터 TPA 논의를 하게 됩니다. 하원에서 더 치열한 찬반 논쟁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교수님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박영철 : 미국 하원이 TPA 법안 심의를 6월에 시작할 가능성은 큽니다. AFL-CIO 회장 리차드 트럼카는 TPA 법안이 상원에서 하원에 '넘어오는 즉시 폐기될 것'(DOA, Death on Arrival)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TPA 법안은 결국은 하원을 통과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TPP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는 민주당의 하원의원 50여 명이 찬성해야 한다고 합니다. 미국 언론은 현시점에서 20여 명의 민주당 의원이 찬성하고 있어 추가로 30여 명의 민주당 하원의원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TPP 법안의 하원 통과는 오바마가 어떻게, 언제쯤 이 30여 명의 민주당 의원의 지지를 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희경 : 교수님은 경제나 정치 예측을 잘 하지 않는 줄 알고 있습니다만, TPA 법안이 언제쯤 하원을 통과할 것으로 보는지요?

박영철 : 이번 예측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이번 여름, 늦어도 가을 회기 중에 이 TPA 법안이 하원을 통과할 것으로 봅니다. 민주당과 진보 진영, 그리고 노조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TPP 최종 타결을 한사코 반대하리라고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6년여 동안, TPP 협정의 비용과 편익 계산과 관련한 많은 토론과 연구가 진행되어 각 주요 이해당사자 등이 중요한 TPP 쟁점에 대한 의견을 결정한 상태이고, 또 당사자 간의 빈번한 협상을 통해 대부분 해결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마무리 상황에 와 있는 현시점에서 외교, 군사, 경제 등 여러 방면에서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TPP 협상을 깰 위험이 있는 대통령의 '무역촉진법안'을, 그것도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뽑은 민주당이 이를 하원에서 부결시킬 이유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의원들은 기업 또는 시민단체, 노조 등의 지속적인 압력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은 오바마의 설득과 회유가 의원들의 정치적 결정 문제를 마무리할 것으로 봅니다. 미국은 안에서는 서로 싸워도 국익을 걸고 외부의 적과 대항할 때는 똘똘 뭉친다는 속어가 떠오르는 상황입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올가을에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하원이 부여한 '무역촉진권한'이란 무기를 가지고 TPP 협정의 최종 타결을 위한 협상에 임할 것입니다.

(박영철 전 교수는 벨기에 루뱅 가톨릭 대학에서 국제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원광대학교에서 은퇴한 후 개인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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