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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MB 자원외교 '설거지' 자금?"

"공기업 부채에 공적연금 동원, 국민 미래 저당잡는 일"

정부가 1조7000억 원대 손실을 본 캐나다 하베스트 광구에 투자한 석유공사의 유동성 부담을 덜기 위해 국민연금 동원을 추진, 논란이 일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자원 외교 실패를 박근혜 정부가 국민연금을 동원해 '설거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30일 자원외교 국정조사특위 소속 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업부는 지난 2013년 10월 '에너지 공기업 재무 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당시 산업부는 석유공사 등의 '안정적 부채관리'를 위해 △지분 매각과 유동화 △상시적 구조조정 △사업 철수 예산 절감 등을 추진해 왔고, 이에 따라 이들 공기업은 2013년 이후 해외 사업 별로 지분매각, 자산구조 합리화, 종료 등을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김제남 의원실이 공개한 석유공사의 '계획'은 주목된다. 석유공사의 '하베스트 유동성 위기 대응방안 보고(2014.07)'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자산 유동화를 위해 국민연금 동원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석유공사는 하베스트 상류 자산(탐사 및 생산)을 유동화하기 위해 메이플2펀드를 설립, 유치했다. 여기에는 신한금융투자가 8000만 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이와 함께 석유공사는 2억6000만 달러의 카나타 펀드를 설립키로 한다. 문제는 카나타 펀드에 국민연금으로 하여금 1억3000만 달러의 투자 유치를 한다는 부분이다. 국민연금 외에도 새마을금고, 농협 등이 하베스트 관련 투자 유치 대상으로 돼 있다. 국민연금에서 우리 돈으로 약 1200억 원을 부실 자원 외교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김제남 의원이 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김제남 의원실

가스공사 역시 국민연금 동원에 적극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제남 의원실이 제출받은 가스공사의 '프로젝트 펀드 추진계획(2014.02)'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지난해 2월 주바이르 사업과 관련해 국민연금을 주 투자자로 하여 3억4800만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를 동원하는 계획을 수립, 추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가스공사는 2013년 2월에 국민연금과 MOU를 이미 체결한 바 있고, 2013년에 이미 재무자문사 및 펀드운용사를 선정하여 주바이르 사업에 국민연금 등 자금을 동원하여 가스공사의 부채비율 개선을 추진해 왔다"고 지적해다.

이와 별도로 가스공사가 제출한 'LNG 캐나다 사업 지분매각 기본계획(2014.07)'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잠재적 투자자로 선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결국 MB 자원외교 설거지를 위한 국민연금 동원이 광범위하게 모색 추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MB 정부 당시에 국민연금을 해외자원개발사업의 자금줄로 활용한 것이 이미 드러난 바 있다"며 "이명박 정부 시절의 '묻지마 투자'에 따른 공기업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공적 연금을 동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이는 결국 국민 미래를 저당잡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그럼에도 현 정부 들어 공공기관 정상화 명목으로 부채 감축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민의 노후 보장인 국민연금 동원을 광범위하게 추진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박근혜 정부가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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