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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남북정상회담 시사…해빙으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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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남북정상회담 시사…해빙으로 가나?

류길재 "가까운 시일 내에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남북대화 하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중단됐던 고위급접촉 재개를 포함, 집권 이후 최초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이 지난해 신년사보다 직접적인 대화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향후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조치들이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제1위원장은 1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신년사 육성 연설에서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하여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분별 회담도 할 수 있다"면서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여기서 '최고위급 회담'이란 정상회담을 의미한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에 대해 "북남사이에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수준의 입장을 표명하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올해 신년사에서는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화의 형태까지 거론하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대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남한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남한은 지난해 12월 29일 통일준비위원회 명의로 북한 통일전선부에 상호 관심사에 대해 대화하자고 제의한 바 있다. 이번 북한의 신년사는 남한의 이 제안을 북한이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더라도, 남북 간 대화 자체는 진행할 용의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북한은 "남조선 당국은 북남 사이 불신과 갈등을 부추기는 제도통일을 추구하지 말아야 하며 상대방의 체제를 모독하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동족을 모해하는 불순한 청탁놀음을 그만두어야 한다"라며 박근혜 정부에서 출범한 통일준비위원회(통준위)의 활동과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이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북한 신년사 관련 정부 입장'을 통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남북간 대화 및 교류에 대해 진전된 자세를 보인데 대해 의미있게 받아들인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남북 당국 간 대화가 개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제안한 통준위 명의의 대화 제안을 북한에 받아들이라고 촉구하는 의미와 함께 김 제1위원장이 오늘 신년사에서 언급한 2차고위급회담 재개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류 장관은 이같은 입장 발표 배경에 대해 "정부는 분단 70년의 최대 비극인 이산가족 문제 해결과 오늘 북한이 제기한 최고위급회담을 포함하여 남북간 모든 관심사항에 대해 실질적이고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2015년, 남북관계 획기적 개선 가능할까?

북한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임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가 본격적인 해빙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공세적으로 남북관계의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남북관계에서 고립을 탈피하고 실리를 추구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이 이번 신년사에서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를 한껏 띄워놓은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에 대해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상반기 내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할 차례"라고 주장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정상회담을 포함한 고위급회담을 개최하려면 "전단 살포 문제가 여전히 남북 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북한의 이번 입장 표명으로 남북 간 고위급접촉, 이산가족 상봉 등 이벤트성 행사는 있을 수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관계 전환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핵, 인권 등 남북관계에 걸림돌이 될 의제들은 여전히 살아있다"며 "여러 이벤트들이 발생하면서 다소 분위기가 전환되는 착시 현상은 발생할 수 있으나 출렁거리는 정도에 그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남한에 대화 제의를 하면서 동시에 동전의 양면처럼 박근혜 정부에 대북 정책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며 남북 양측이 서로 자신들이 원하는 쪽으로 상대를 끌어가려고만 할 경우 관계개선 분위기 조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은 신년사에서 "북과 남은 자기의 사상과 제도를 절대시하면서 체제대결을 추구하지 말아야"하며 "자기의 사상과 제도를 상대방에게 강요하려 해서는 언제가도 조국통일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대결과 전쟁밖에 가져올 것이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통준위 출범을 비롯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을 여전히 '흡수통일'로 규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통준위가 북한 통일전선부 앞으로 보낸 대화 제의와 관련, 장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원칙적으로는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오히려 북한이 정상회담이라고 생각되는 최고위급회담과 중단됐던 고위급접촉을 언급한 것을 보면 여전히 청와대를 (대화 상대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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