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판 중 일부 재판관 졸았다"

"17만 페이지 자료, 24일 만에 다 검토했을까?"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과 관련해, 20여 명의 통합진보당 법률 대리인단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이재정 변호사는 이번 재판 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이재정 변호사는 22일 참여연대가 주최한 긴급 토론회 '민주화의 산물 헌법재판소, 민주주의를 삼키다'에서 헌법재판관들이 관련 자료를 제대로 검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최종 변론 기일이 11월 25일이었고, 12월 19일에 선고했으니 그 사이 24일의 시간밖에 없다"면서 "17만 페이지에 달하는 서면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려면 하루에 1만 페이지 가까이 봐야한다는 얘긴데 이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하냐"고 되물었다. 

"헌법재판소가 사례로 들고 있는 독일 공산당 해산 결정의 경우에는 무려 5년 동안 심판이 있었"는데 반해, 우리는 지나치게 속전속결로 이뤄졌다는 데 대한 비판이다. 

이재정 변호사는 "하급심의 평판사조차 변론 기일이 종결되면 기록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 번 검토하는데, 헌법재판관들은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재판관들이 심리가 이뤄지는 중에도 성실하게 양 측의 변론을 듣거나 자료를 검토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변호사는 "인용 의견에 이름을 올린 재판관들이 재판 중에 졸고 있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봤다"고 밝혔다. 

이런 주장은 통합진보당 대리인단의 또다른 변호사도 동의했다. 이광철 변호사는 개인 페이스북에 "(재판관들이) 심리 중에 꾸벅꾸벅 졸았다"면서 "2~3명 재판관 빼고 다들 졸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