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세월호 유족 앞에 고개 숙인 KBS 새노조 "싸우겠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세월호 유족 앞에 고개 숙인 KBS 새노조 "싸우겠다"

양대 노조, 21일 총파업 투표 시작…기자협회, 제작 거부 연장 검토

한국방송공사(KBS) 길환영 사장이 '사퇴 거부'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내부 구성원들의 투쟁 의지도 한층 다져지는 모양새다. 21일 양대 노조 총파업 투표를 앞두고, 2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오전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세월호 사고 유가족들에게 길환영 사장 사퇴를 약속했다. 이틀째 제작 거부 중인 기자협회 역시 총회를 열고 총력 투쟁을 결의했다. (☞ 관련 기사 : "길환영의 '정면 돌파'…"사퇴 언급 부적절"")

▲19일 오전 KBS 본관 앞에서 길환영 사장 퇴진 촉구 투쟁을 벌이는 KBS 본부 조합원들. ⓒ프레시안(서어리)

KBS 본부 "싸움 끝나면 저희 잘못 낱낱이 밝히겠다"

20일 오전 KBS 본부 소속 조합원 30여 명은 이날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KBS 구성원들이 이곳을 찾은 것은 오늘로 두 번째다. 지난 15일 KBS 기자협회 소속 50여 명이 방문한 바 있다. (☞ 관련 기사 : "세월호 유가족 찾아간 KBS 기자들, '눈물의 사죄'")

분향소에서 참배와 헌화를 마친 조합원들은 곧바로 유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천막 안으로 들어섰다. 권오훈 KBS 본부 위원장은 이 자리에 참석한 유족 10여 명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사죄의 의미로 "열심히 싸우겠다"며 사장 퇴진 투쟁 성공을 약속했다.

권 위원장은 "내일부터 파업 찬반 투표를 한다. 이미 기자들은 마이크를 내려놓았고, 나머지 직원들도 일손을 내려놓을 것"이라며 "지금 저희가 싸우는 것은 유족 여러분, 희생자들이 싸우라고 명령하는 것 같다. 반드시 싸워서 KBS에서는 세월호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일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유족들이 머물고 있는 천막을 찾은 권오훈 KBS 본부 위원장(오른쪽)과 함철 부위원장. ⓒ프레시안(서어리)

한 유족들이 "무엇을 잘못한지 아느냐"고 따져 물었고, 이에 권 위원장이 "지금은 저희가 일손을 내려놓아 반성할 기회가 없지만, 싸움이 끝나고 돌아가면 저희 잘못을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같은 KBS 본부 구성원들의 투쟁 의지가 유가족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진 않았다. 양측이 직접 대면한 시간은 10분도 채 되지 않았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 담화 발표에 대한 회의 차 유족들 다수가 진도 팽목항에 갔고, 이 때문에 "다음에 다시 정식으로 찾아오라"며 조합원들을 내보냈기 때문. 한 유가족은 면담을 마치고 나가는 조합원들에게 "예전엔 이런 경우 절필한 분도 많았다"며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하자 권 위원장은 "더 열심히 싸우겠다"고 거듭 말했다.

기자협회 "회사, 확실하게 변해야"… 제작 거부 연장 검토

이틀째 제작 거부 중인 기자협회 또한 오전 총회를 통해 총력 투쟁을 결의했다. 당초 이날 자정까지만 한시적으로 제작 거부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길 사장의 사퇴 거부 선언으로 제작 거부 연장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반성문을 처음 올린 기수인 38기의 최준혁 기자는 "세월호 보도하면서 반성해야 하는 보도 가장 먼저 나오는 보도가 제 것"이라고 고백했다. 세월호 구조 작업에 민
··군 500여 명이 투입되고 함정이 수십 척 동원됐다는 보도다. 최 기자는 "나중에 저 스스로도 의문을 가지게 됐다. 부끄럽다"며 "제가 입사 1년차 때도 파업을 했는데 이번에는 지난번과 다르게 회사가 확실하게 달라졌다는 걸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9일 길 사장 출근 저지에 성공한 뒤 '길환영 사장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는 KBS 본부 조합원들. ⓒ프레시안(서어리)

이어 한 기자는 "죄송하지만, 처절하게 투쟁하고 아이템 하나 처절하게 투쟁하고 맞섰나. 스스로 먼저 반성해야 한다"며 "제작 거부, 파업이 진행되면 당분간 9시 뉴스가 해방구가 될 수 있다"며 "파업할 때 '리셋뉴스'를 했는데, 그런 뉴스를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기자협회는 이날 오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제작 거부 종료 시한 연장 등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