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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권력 교체에도 웃지 못하는 李정부…'독주냐 절제냐'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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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권력 교체에도 웃지 못하는 李정부…'독주냐 절제냐' 시험대

'계엄 심판'·'독주 제동' 두 얼굴의 민심…집권 2년차 국정 방향은?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실시된 6.3 지방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외형적 승리로 끝났다. 민주당은 시·도지사 선거가 치러진 16곳에서 12명의 당선인을 냈다. 국민의힘이 17곳 중 12곳을 쓸어갔던 4년 전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그러나 개표 막판까지 피말리는 접전이 벌어진 서울시장 선거에서 수성에 성공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압승 가도에 뼈아픈 비수를 꽂았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도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당선돼 원내 진출을 앞두고 있다.

'친윤'과 대척점에 선 오세훈, 한동훈 후보가 격전지에서 거둔 승리는 보수정치 재편 열망과 이재명 정부의 독주에 제동을 건 민심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입법·행정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교체해 계엄 세력에 대한 정치적 심판을 완성하면서도 집권 세력에는 강경 일변도에서 벗어난 절제와 겸손을 요구한 민의라는 평가다.

지방선거 방향 바꾼 공소 취소 특검법 '역풍'

12.3 계엄 사태의 후유증을 수습한 이재명 정부는 이번 선거를 통해 국정운영에 안정적 동력을 확보한 반면, '윤어게인'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국민의힘 장동혁 체제는 냉혹한 심판을 받았다.

그러나 '내란 청산' 기조를 바탕으로 '15 대 1'을 낙관했던 초반 분위기와 달리, 서울을 비롯한 다수의 접전지에서 패한 점은 민주당에 뼈아픈 결과다.

무엇보다 '이재명 픽(pick)'을 대표하는 정원오 후보가 지방선거의 절반이라고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에게 패했다.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당 안팎의 '윤어게인' 세력과 선을 그은 오 당선인의 저력이 만만치 않았다.

이 대통령이 병폐로 지목한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의 핵심 지역인 서울을 탈환하지 못한 여파가 세제 개편 등 향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경력을 앞세운 하정우 후보 역시 부산 북갑 사수에 실패했다. 오세훈 당선인과 함께 보수 재편의 구심점으로 꼽히는 한동훈 후보가 원내 진출에 성공하면서, 보수정치의 변화 양상에 따라선 여권의 '내란 청산' 기조의 시효와 효용성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선 국민의힘 유의동 당선인이 치열한 3파전을 벌인 민주당 김용남,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를 꺾고 승리했다. 민주당 김경수 후보의 낙승을 예상한 방송3사 출구조사와 달리, 경남도지사 선거도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민주당의 압승 국면이 바뀐 중대 변곡점은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특별검사 법안' 논란으로 모아진다. 이 대통령이 기소된 8개 사건을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한 이 법안은 공소를 취소할 권한을 특검에 부여해 여론의 반발을 샀다.

여권의 오만에 대한 역풍 조짐이 일자 민주당은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달라"는 청와대 요청을 수용하는 형식을 취해 법안 처리 시점을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뒀다.

그러나 지방선거 전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잘못하면 사과하고 취소하는 것"이라며 "무오류의 함정에 빠지면 안 된다"고 다시 검찰을 압박했다. 향후 청와대와 민주당이 위헌 논란을 무릅쓰고 법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적지 않은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집권 2년차에 접어든 이 대통령은 내각과 청와대 진용 개편에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8월 말로 예상되는 민주당 전당대회와 맞물려 김민석 국무총리는 조만간 사의를 표하고 민주당으로 돌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후임 총리는 외부에서 통합형이나 관리형 인사를 물색하기보다 국정과제 추진에 속도를 높여 결실을 낼 수 있는 실무형 총리를 발탁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을 비롯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내각과 청와대에서 호흡을 맞춰온 인사를 총리로 발탁할 경우 연쇄 이동에 따라 개각 폭이 커질 수 있다.

김민석 총리의 당 복귀와 더불어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면, 당청 관계 재정립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대통령 임기 후반부인 2028년 총선 공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당 대표 경쟁인 만큼, 여권 내부 권력 갈등의 전초전 격이다.

전북도지사 선거에서 이원택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관영 후보를 꺾고 당선돼 정청래 대표의 연임 도전에는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다. 그러나 비타협적 강경론을 이끈 정 대표는 주요 격전지 패배에 대한 책임론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일각에선 '명청(이재명-정청래) 갈등' 일환에서 김 총리를 정 대표의 강력한 '친명계' 대항마로 꼽는다.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로 돌아온 송영길 전 대표 역시 정 대표와 각을 세우며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시 된다.

검찰·사법개혁 과정에서 당권파와 엇박자를 경험했던 청와대가 2년차 국정을 입법적으로 뒷받침할 민주당의 권력지형 변화를 어떻게 조율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지방선거를 통해 변화된 정치 지형과는 별개로, 반도체 업황이 이끈 주식시장 활황의 이면인 양극화 확대, 고물가·고환율·고금리(3고) 현실화, 심상치 않은 수도권 부동산 과열 양상 등도 이 대통령 국정 운영에 만만치 않은 정책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회를 나서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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