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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먹튀? 정상회담 끝나니 퇴행적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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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먹튀? 정상회담 끝나니 퇴행적 발언

시모무라 문부상 "고노 담화에 대한 정부 내 통일된 의견 없어"

일본 아베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과한 고노 담화와 식민지배 및 침략 전쟁을 사과한 무라야마 담화를 자국 교과서에 넣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1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고노 담화 수정은 없을 것이라며 과거사 문제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지난 26일 교육부 장관에 해당하는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상이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가 교과서 검정기준에 따른 정부의 통일된 견해가 아니라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교과서 우선 기술 대상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과 동시에 이들 담화에 대해 정부 내에서 ‘수정 불가’가 아닌 다른 입장이 있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신문은 시모무라 문부상이 전날 중의원 문과위원회에서 “(검정) 기준에서 정부의 통일된 견해는 현시점에서 유효한 내각회의(각의) 결정 등으로 표시된 것을 가리킨다”며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자체는 각의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올해 1월 문부성은 초중고교 교과서 검정 기준을 개정하면서 지리·역사 과목과 관련해 ‘내각회의 결정이나 여타 다른 방법으로 드러난 정부의 통일된 견해가 있으면 이를 기준으로 서술한다’고 결정했다. 교과서에 집권 정부의 입장을 넣을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인데, 바로 이 ‘정부의 입장’을 정하는 과정에서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는 빠진 것이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27일 오후 정례브리핑을 통해 매우 바람직스럽지 않은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조태영 대변인은 “우리는 아베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를 포함하여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하고 고노 담화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중시하고 있다”며 “이러한 언동이 반복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끝낸 일본, 슬슬 본색 드러내나 

시모무라 문부상의 이날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일본이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고노 담화를 비롯, 위안부 및 과거사에 대해 밝힌 입장이 회담 이후 달라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14일 고노 담화를 수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표명했고, 일본 외무성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간 국장급 협의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조치를 두고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기존보다 진전된 입장을 보였다고 평가했고 이에 한미일 정상회담 참가를 결정했다. 

하지만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지난 23일 아베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는 고노 담화를 검증한 뒤 새로운 정치담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노 담화에 대한 수정이 없다는 아베 총리의 입장과 180도 다른 것이었다. 이에 외교부는 이날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일본 정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고, 다음 날인 24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고노 담화 수정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시모무라 문부성이 또다시 고노 담화에 대해 정부 내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24일 스가 장관의 해명도 결국 정상회담의 원활한 개최를 위한 한국 달래기에 불과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아베 정부로서는 일단 한국을 한미일 정상회담 테이블에 앉혀 자신들이 원하는 외교적 성과를 남겼기 때문에 향후 과거사 및 위안부 문제에 있어 자신들의 뜻을 굽히지 않을 수 있고, 이날 불거진 교과서 문제가 그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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