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야권 단결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선데, 이로써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선거는 새누리당과 통합 신당의 1대1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천호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내 논의를 거쳐 이 같이 결정했으며, 이 결정엔 당연히 저의 서울시장 불출마와 심상정 원내대표의 경기지사 불출마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는 불출마 배경에 대해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을 결정하면서 야권은 다자 구도에서 하룻밤 사이에 거대 야당 중심으로 재편됐다"며 "정치 혁신을 향한 국민의 열망은 무시됐지만, 야권 단결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에 맞서 야권이 힘을 합치라는 국민적인 요구에 부응하면서 진보개혁세력을 제대로 대변하라는 시대적 소명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를 심사숙고했다"며 "양자통합 선언 이후 보수가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새누리당이 특히 서울과 경기에서 최강의 후보를 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나온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적어도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선거에선 정의당이 목표하고 있는 복지국가와 정치 혁신을 위해 협력해 나갈 수 있는 야권 후보들이 있다는 판단 때문에 가능한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야권 쪽에서도 비교적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의 이같은 입장은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통합 신당 창당을 선언했을 때의 날선 반응보다는 한층 부드러워진 것이다. 다만 정의당은 이미 출마를 선언한 조승수 울산시장 후보, 김성진 인천시장 후보, 한창민 대전시장 후보, 박창호 경북지사 후보 등 기타 광역단체장 후보들 선거를 계속 치르기로 했다.
천 대표는 "당장의 정치적 이익을 내려놓는 대신,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길을 묵묵히 갈 것"이라며 "새누리당을 낙선시키는 데 머무르지 않고 지역에서 양당의 정치 독점을 해소하기 위한 길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정의당은 정의당의 길을 갈 것"이라며 "정의당은 진보정치의 마지막 보루라는 심정으로 오늘 서 있다. 진보가 살아 있는 대한민국 정치만이 일하는 사람을 지키고 복지국가를 만들 수 있다는 신념으로 묵묵히 우리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통합 신당 합류 가능성을 일축했다.
심상정 원내대표 역시 "정의당이 야권 전체의 승리에 복무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불출마 결심을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근혜 정권의 독주를 막기 위해 야권의 승리를 바라는 국민들의 뜻을 존중한 결단"이라며 "선거에서 통합 신당이 긍정적인 성과를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향해 "새 정치를 위해 피투성이가 되도록 경쟁을 하겠다더니, 개혁 대상으로 지목한 정당과 합당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정치 혁신을 바라던 국민의 실망감이 매우 클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