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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초대 총장 '친일' 비판 서중석 교수 시상 보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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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초대 총장 '친일' 비판 서중석 교수 시상 보류 논란

용재석좌교수 시상식 초청장까지 배포해 놓고 번복…"사실상 취소"

연세대학교(총장 정갑영)가 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를 용재석좌교수로 선정했다고 대외에 공지했다가 돌연 번복해 논란이다. 이유는 서 명예교수가 연세대 초대 총장인 용재 백낙준의 친일 행적을 비판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연세대는 제20회 용재상 수상자로 서 명예교수(용재석좌교수)와 진덕규 이화여대 명예교수(용재학술상)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3월 7일 오후 4시 시상식을 할 예정이라며 초청장까지 돌렸다.

그런데 4일, 서 명예교수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역사문제연구소에서 "연세대학교 내부 사정으로 인해 우리 연구소 서중석 이사장님의 용재석좌교수 수상식이 연기되었다고 합니다"라고 밝혔다. 시상식 전날인 6일, 연세대는 진 명예교수만 용재상 수상자로 결정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서 명예교수를 뺀 것이다.

▲ 연세대가 애초에 돌린 제20회 용재상 시상식 초청장. 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를 용재석좌교수로 선정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연세대는 백낙준의 뜻을 기리자는 취지의 상을 백낙준의 친일 행적을 비판한 학자에게 줄 수는 없다는 태도다.

백승국 연세대 홍보팀장은 7일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용재를 그동안 일관되게 비판한 분을 선정하는 건 모양새가 그렇지 않느냐는 의견이 내부에서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른 석좌교수라면 모르겠지만, '용재'석좌교수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해명이다.

용재상 수상자를 추천하는 곳은 연세대 국학연구원이다. 백 팀장은 "국학연구원에서 (서 명예교수가 백낙준의 친일 행적을 비판한 것을) 전혀 모르고 그런 건 아닐 것"이라며, 그 이후 단계에서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3월 3일 열린 교원인사위원회에서, 추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며 "선정 취소가 아니라 보류"라고 밝혔다. 향후 논의 일정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세대의 이례적인 행보는 학자의 연구 성과에 정치적 잣대를 들이댄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보류가 아니라 "사실상 취소 아니겠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백 팀장은 "정치적 자유 문제까지 가는 건 확대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서 명예교수는 한국 현대사 연구를 상징하는 인물로 꼽힌다. 유신 시절이던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 휘말려 옥고를 치른 후 기자로 활동하다, 1980년대부터 한국 현대사 연구에 매진하며 수많은 연구 성과를 쌓았다. 친일, 분단, 독재가 불러온 한국 현대사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연구하다가 1990년대에는 <조선일보>의 색깔 공세에 시달리기도 했다.

한편 연세대가 용재석좌교수 선정을 번복하기 전, 일부 극우 성향 매체에선 '백낙준의 친일 행적을 비판한 행적도 모른 채 용재석좌교수로 추대했다'며 연세대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 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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