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인천시장,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광주 대동고등학교를 나왔다. 영화 <화려한 휴가>에 나왔던 그 고등학교다. '고3' 송영길은 광주 5.18민주항쟁을 직접 목격하며 처참함과 뭉클함을 느꼈다. 전두환 신군부에 맞서 같이 '데모'하던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여야 했다. 슬픔을 안고 연세대 81학번으로 입학했다. 486세대의 '맏형'격이다. 1984년에 직선제 첫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고려대 81학번 친구, 김영춘과 만났다. 그러나 1987년, 대선을 앞두고 분열된 '양김'은 그들을 갈라 놓았다. 송영길은 DJ, 김영춘은 YS를 따른다.
1985년부터 인천에 이사를 왔다. 대우자동차 르망 공장에 배관공으로 들어가 노동운동을 했다. 그리고 '인천의 택시기사' 노릇을 좀 했다. 1991년에는 전국택시노조연맹 인천지부 초대 사무국장을 지냈다. 노동운동을 하다보니 변호사들이 필요했다. 내친 김에 직접 변호사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1994년 뒤늦게 사법시험에 합격해 노동,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걷다가 1999년 DJ의 새천년민주당 간판을 내걸고 인천 지역에서 보궐선거에 나섰다. 보기좋게 떨어졌다. 그러나 10개월 후, 16대 총선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우상호, 임종석이 그의 '정치 동기'다.
송 시장의 이력은 화려하다. 정계 입문 후 386세대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민주당의 '적통'으로 평가받던 그는 당 최고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3선 끝에 인천시장에 도전, 2010년 안상수 전 시장을 꺾고 광역단체장의 길을 걸었다.
송 시장을 만나 6.4지방선거와 민주당 개혁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그는 오는 5월 초 출마 선언을 하고 재선에 도전할 계획이다. 벌써부터 인천 지역에서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출마설이 돌고, 박근혜 대통령 측근인 이학재 의원이 표밭을 다지고 있는 등, 선거 열기가 후끈하다.
송 시장은 민주당 개혁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기득권을 놓고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 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느새 여의도 속의 '섬'이 돼 버린 민주당, 개혁론도, 세대교체론도, '우클릭' 논란도 더 이상 신선하지 않지만, 그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다. 무엇보다 '집권 가능 세력'이 되기 위해 안보와 성장, 두 가지 화두를 보수 세력에게서 빼앗아 와야 한다는 조언도 내놓았다. 인터뷰는 <프레시안> 전홍기혜 편집국장이 진행했다.(편집자)
"5월 초에 재선 도전 선언 하겠다"
프레시안 : 취임한지 거의 4년 다 됐다. 본인에게 점수를 준다면 몇 점 정도 주겠나?
송영길 : 너무 잘 줘도 그런데, 80점 이상은 줘야죠. (웃음) 이렇게 고생을 했는데.
프레시안 : 전임 시장이 엄청난 부채를 넘겨줬다. 어려운 환경에서 시작했는데, 4년 가까이 시장직을 수행하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한 것, 그리고 가장 아쉬웠던 것을 꼽아달라.
송영길 : 일단 제일 잘했던 것은 서구 아시안 게임 주경기장 규모를 축소하고 재정 사업으로 돌려서 국고 지원을 받게 한 것이다. 주경기장 7만 석 규모를 6만 석 규모로 줄였다. 800억 원을 줄였다. 거기에 국고 지원을 받아냈다. 그렇게 안 했으면 부도 났을 것이다. 그리고 선수촌, 미디어촌을 (새로) 짓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것 지었으면 1조6000억 원이 투입돼야 한다. 분양 되기가 어려웠다. 분양 안 되면 부도가 나는 것이다. 새누리당에서 원안대로 하라고 데모도 했지만 재정 문제 때문에 취소해야 했다. 마치 DJ가 당선자 시절에 IMF 가서 의장을 만나 발등에 불을 끈 것처럼, 저도 당선되자 마자 쿠웨이트 가서 알사바 OCA 회장을 만나 합의하고 왔다. 그것부터 시작했다. 지금도 제일 잘했다고 본다. 내가 잘했다기보다 이명박 정부 감사원이 그것을 제일 잘한 것으로 평가해 줬다.
프레시안 : 아쉬웠던 점은?
송영길 : 원도심 재건축 재개발이 속도가 안나고 있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 재건축, 재개발은 정부가 나서서 한 게 아니다. 주민들이 장밋빛 전망에 기초해 스스로 결정을 한 것인데, 이명박 서울시장 때부터 뉴타운 열풍이 불었던 그 여파다. 시장이 되니 212군데 재건축, 재개발이 예정돼 있더라. 출구전략이 시급했다. 그러나 해결하려면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 재정이 어려워서 출구 전략을 못 만들다가 이제야 재정을 마련해 올해부터 수습을 하게 됐다. 제가 강조하는 것이 하나 있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인천 산업의 생태계를 바꾸었다는 부분은 강조하고 싶다. 인천이 전국에서 고용율 1등이다. 그러나 임금 수준은 낮다.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인천 산업이라는 게 성냥 공장으로 시작해서 목재, 합판, 제분, 제당, 이런 것이었다. BT, IT가 없다. rmfotj 삼성바이오 유치, 동아제약, 셀트리온 추가 투자 이런 부분에 힘을 썼다. 지금 인천은 경기도 서울을 이기고 투자 유치 1등을 했다.
프레시안 : 경제 문제 핵심 중 하나가 부동산 문제, 주거 문제다. 지방자치단체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체장들이 각종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인천은 어떤가.
송영길 : 지금 '누구나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이 474(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을 내놓았다. 고용 없는 성장이 지표로 나타나기 때문에 쉽지는 않겠지만, 고용 지표를 목표에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일단은 진일보한 것으로 본다. MB의 747은 고용이 없었다. 그러나 4% 성장을 하려면 유효 수요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구매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가계 부채가 1000조 원이 넘었다. 우리 공무원들도 보면 대부분 아파트 부금, 이자, 원금 갚느라 소비를 할 여력이 없다. 소비의 핵심은 주거 비용이다. 주택 문제가 해결되면 숨통이 트인다. 그래서 인천에서 '누구나집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프레시안 : 어떤 것인가?
송영길 : 컨셉은 세 가지다. 첫 번째, 소유에서 주거로. 두 번째, 가사를 산업으로, 세 번째, 신용등급에 따른 이자율 차이 철폐다. 이 세가지를 구현한 것이 '누구나집 프로젝트'다. 부동산투자신탁 회사(SPC, 특수목적법인)를 만들어 주거 목적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민법의 법인적 소유로 부동산 회사 지분을 사도록 하는 것이다. 아파트를 사는 게 아니라 일부 지분으로 아파트에서 살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공공임대주택은 복지 차원에서 특수 조건의 계층에 주거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이것은 더욱 보편적인 정책이다. 이건희 회장도 들어와 살 수 있다. 첫째, 입주에 어떤 제한도 두지 않는다. 둘째, 받는 즉시 양수양도가 가능하다. 셋째, 아주 싸다. 예를 들어 입주하는데 3000만 원 내고 40만원 들면 25평 아파트에서 살 수 있다. 20대 청년들, 결혼하면 축의금만 가지고 25평 아파트에서 살 수 있다. 획기적이다. 지금까지 건설사는 지어놓고 분양하고 그냥 떠났지만 '누구나집'은 삶까지 책임져 준다.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개념을 도입했다. 다음달에 506가구 분양을 처음으로 시작한다. 이것이 성공하면 오세훈의 시프트, MB의 보금자리주택, 박근혜의 행복주택을 능가할 수 있다.
프레시안 : 아직 출마 선언은 안 했다. 언제쯤 할 것인가?
송영길 : 5월에 시장 직무 정지되고 나올 때, 그러니까 5월 초 쯤에 (출마 선언을) 하려고 한다. 그때까지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나. 경제수도 인천이라는 슬로건을 밀고 나가고 있다. 인천을 제 2의 뉴욕으로 만들고 싶다.
프레시안 : 왜 송영길이 재선을 해야 하나?
송영길 : 다섯가지다. 첫째, 전쟁을 앞두고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 아시안게임이 9월 19일에 시작된다. 지금 시장을 바꾸면 혼란이 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남북 관계에 대해서는 내가 전문가다. 북한 팀이 나와 인천을 신뢰하고 있다. 이번에는 북한팀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연의 일치인데 아시안게임이 9월 19일, 9.19성명 나온 날에 시작해서 10.4정상회담선언 나온 날에 폐막식을 한다. 그래서 남북 화해 평화를 위한 아시안게임이 될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얘기하고 다닌다. 두 번째, 저는 이제 숙련공이 됐다. 공장에서 공부 시켜서 이제 일 할만 한데 그만 두면 사장이 얼마나 열받겠나. 세 번째, 인천은 하도급 정치가 돼서는 안된다. 서울, 경기와 함께 대등한 정치가 돼야 한다. 중앙 정치로 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사람이 돼야 한다. 지금 거론되는 많은 사람들, 좀 약하다고 본다. 이를테면 황우여 대표가 후보로 거론되는데, 갑 중의 갑인 집권당 대표 때 해결 못한 것을 시장이 돼 해결할 수 있겠나. 네 번째는 국제 외교 역량이다. 저는 국회의원 때도 남북 문제, 외교 문제 필드에서 활동했다. 우리 또래 어느 정치인보다 많이 고민하고 경험했다고 자부한다. 투자 유치 1위를 해낸 힘도 거기에 있다. 마지막 다섯 번째, 견제와 균형이다. 지방 권력까지 넘겨주는 것은 나라 전체로 봤을 때 바람직하지 않다.
황우여 출마론? 젊은 송영길과 이길지, 질지도 모르는 싸움을…
송영길 : 그것은 중앙 정치 논리고, 지방은 지방의 논리가 있다. 여당에서도 인천은 소외돼 있고 야당에서도 마찬가지다. 파워 있는 정치인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황우여 대표의 경우는 '조정자'로서 얼굴은 있지만, 자기 지분을 가진 정치인은 아니다. 여당에는 인천에 파워 있는 정치 세력이 없다. 중앙에 도전할 가능성을 가진 정치인이 없다.
프레시안 : 가장 요주의 경쟁자를 황우여 대표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송영길 : 저는 객관적인 정치 상황을 봤을 때, 황우여 대표가 나오시기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여권이) 황우여 대표를 인천 시장으로 나오게 하는 것은 인천시장에 대한 '폄하'의 의미를 담은 것이 아닌가. 황 대표는 집권당 대표다. 자기 힘으로 한 것인지 모르지만 어찌됐든 공식적으로 여당 수장으로서 대선에서도 승리했고, 총선에서도 승리했다. 그러면 국회의장으로 영전시켜 예우를 해 드려야지, 젊은 송영길과 질지도 이길지도 모르는 선거에 내보낸다? 황우여 대표 입장에서도 국회의장 자리도 못 챙기면 인천시민 몫을 어떻게 챙기겠나. 그 분은 안나오신다고 하는데, 대통령이 억지로 불러서 '후보 나와라, 마라' 한다면, 그것 또한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박 대통령이 자기 모순에 빠지는 것 아닌가.
프레시안 : 새누리당에서는 중진 차출론이 나오는 것 같다.
송영길 : 황 대표가 만약 나온다면, 다른 사람에 비해 점잖으신 분이어서 요란하지 않게 정책 선거를 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지금 보면 (새누리당 후보들이) 벌써부터 네거티브(부정적 여론 조성)만 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나.
프레시안 : 이번 선거의 중요한 포인트는 '안철수신당', 즉 새정치연합의 출현이다.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 모두 후보를 내겠다고 한다. 야권의 질서가 어떻게 짜여지느냐 하는 부분도 걸려 있다. 이런 정치 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나?
송영길 : 저는 안철수 정치의 (실행) 시점이 과연 지방선거여야 하는가 의문이 있다. 총선이나 대선이라면 모르겠지만 지방 선거에서 새정치라는 게 도대체 어떤 콘셉트인가. 지금 풀뿌리부터 열심히 봉사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지역과 상관도 없는 사람을 중앙 정치의 이미지를 가지고 낙하산 공천 하듯이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것이 새정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 두 번째, 새정치라고 한다면 제도적 틀을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안철수의 새정치가 자리를 잡으려면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든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한다든지 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대선은 결선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나는 왜 안철수 후보가 결선투표제에 미온적인지 모르겠다. 결선투표만 도입됐으면 문재인 후보와 지난 대선에서 단일화 압박에 시달릴 이유도 없었지 않나. 결선투표제 없이 다수대표제로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야당은 칼라(색깔)가 많고 다양하다. 이것을 강제로 통합시키도록 강제하는 게 다수대표제다.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를 하려면 정치 제도를 바꾸는 것을 가지고 싸워야 한다.
프레시안 : 이번 지방선거, 큰 틀에서 성격을 규정짓는다면? 여당에서는 지방정부심판론을 얘기하기도 한다.
송영길 : 지방선거 심판론 하면 나는 100% '오케이'다. 당연히 평가하고 심판해야 한다. 박원순이, 송영길이, 안희정이 뭘 잘못했고, 뭘 잘했는지 당연히 평가해야 한다. 저는 100% 자신이 있다. 당당하게 평가 받자. 물론 중앙 정부 평가도 같이 해야 한다. 박근혜정부도 가장 취약점이 국민 통합부분이다. 박 대통령이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지 않나. 그러면 야당 지자체장과 동반해 국정운영을 해야 통합이 된다. 국회도 장악, 언론도 장악, 사법, 경찰, 거기에 지방권력까지 장악하면, 그것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스스로 독이 될 것으로 본다.
"성장, 안보, 민주당이 담론을 주도해야 한다"
프레시안 : 민주당 얘기를 해보자. 이번 선거는 민주당에게 굉장히 중요한 선거다. 민주당 개혁이 당내에서 중요한 화두로 제시되고 있다. 김한길 대표가 방향을 제시했는데 당내 반발이 있기도 하다. 이른바 '우클릭'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486 정치인의 대표주자이기도 한데, 민주당 개혁, 어떻게 가야 하나?
송영길 : 정책적인 측면, 세력적인 측면 두 가지로 나눠서 보자. 정책적 측면에서 먼저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 담론의 주도권을 민주당이 회복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천안함 사건의 경우도 북의 소행이냐 자작극이냐, 이런 식으로 사고 원인을 두고 싸우는 프레임에 휘말리면 안 된다. 국가 기관이 북의 소행이라고 했다. 그것을 전제로 국방의 실패 부분을 얘기해야 한다. 천안함 추모식에 가면 저는 눈물이 나는데, 49명의 젊은 목숨이 스러졌다. 그런데 해군참모총장이 나와서 북한을 욕하면 그 무능이 감춰지나? 무능한 국방에 대해 단호한 비판을 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 성장 부분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474를 말했는데, 그 전에 민주당이 4% 성장 목표를 제시했어야 한다. 할 수 있다. 김대중 정부 5년 동안 평균 4% 이상 성장했다. 노무현 정부 5년 동안 4.3% 성장했다. 그런데 경제 대통령이라는 MB가 집권할 때 성장률이 2.9%였다. 가장 낮았다. 왜 이런 것을 놓치나. 박근혜정부? 작년에 성장률이 2.8%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474를 하겠다는 것 아닌가. 진보 쪽에서는 성장의 시대가 끝났다고 하지만 '불가피한 저성장'을 아직은 수용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성장의 내용과 질을 어떻게 하느냐, 고용 친화적이고, 노동을 축소시키지 않도록 어떻게 하느냐, 이런 부분의 담론을 민주당이 주도해야 한다.
프레시안 : 세력 측면은 어떤가?
송영길 : 저는 계속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왔다. 그러나 저를 '친노'라고 부를 수는 없다. 제 생각에 이인영, 우상호, 안희정이나 송영길이나, 기존 정치인의 스텝으로 들어가 어떤 대결 구도에서 자기 힘을 빌려주는 것은 이제 그만 둬야 한다. 독자적인 것을 가지고 정치를 해야 한다.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도 깃발을 세웠는데 (486은) 그 깃발을 들지 못하고 여전히 누구는 김근태, 누구는 노무현, 누구는 정세균, 이런 식으로 갔던 것 아닌가. 김한길 대표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보자. 친노라고 불리는 주류 세력 잘했든 못했든 결과적으로 총선, 대선에서 패배하지 않았나. 그러면 친노, 비노를 넘어서서 새롭고 신선한 담론을 가지고 제 3의 세력이 돼야 하는게 486세력이어야 했다.
그런데 486 정치인들이 각자의 세력으로 편입돼 내공을 다지지 못하고 자기 깃발을 만들지 못했다. 필요한 시기에 역할을 못한 것이다. 그런 새로운 세력에 대한 열망을 모은 것이 안철수 의원인 측면도 있다. 안철수 의원이 우리 또래 아닌가. 안철수 현상에 세대적인 면도 있다고 본다. 민주당 내부에서 젊은 사람들을 대표할 수 있는 세력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그것을 지금까지는 못했다. 지금 우상호, 이인영 등 그룹이 '더좋은미래'를 만들었다. 정말 잘 했으면 좋겠다.
프레시안 : 민주당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송영길 : 민주당이 좋건 나쁘건 간에 집권 가능한 야당을 만들어야 권력 견제가 가능하다. 민주당은 기득권을 버리고 진입 장벽을 줄여서 좋은 사람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 자기 파벌 지키기로 가면 좋은 사람이 들어올 공간이 없다. 개혁을 하려면 기득권을 내려 놓아야 한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50년 역사의 뿌리에 민주당이 있다. 민주당은 사유물이 아니다. 이제는 '민주당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 운동을 해야 한다.
"민주당, DJ처럼 '신문에 나오지 않는 얘기'를 해라"
프레시안 : 통일 얘기가 나왔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을 했고, 그에 화답하듯 보수 언론 등이 통일 담론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 민주당이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송영길 : 민주당 국회의원이나 연구소가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신문에 나오지 않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 DJ는 신문에 안 나온 얘기를 했다. 신문이 따라왔다. DJ 자신이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1960년대에는 북한이 통일에 공세적이었지만 지금은 남한이 공세적인 게 맞다. 문제는 내용이다. 통일 문제는 양질 전환이 돼야 한다. 양이 쌓여서 질적인 부분으로 나가야 하는 것이지, 갑자기 '통일 대박'으로 가면 어떻게 하나. 통일 대박은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없다. 2만명 이상의 탈북자에게 제대로 일자리를 주지 못하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2000만의 일자리를 책임지나. 불가능하다.
프레시안 : 현안과 관련된 질문이다. 최근 측근 비리 문제가 불거졌다. 전 비서실장이 비리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또 하나는 영종도 카지노 허용 문제다. 어떤 입장인가.
송영길 : 일단은 내 비서실장이었던 사람의 뇌물 사건, 누가 뭐라고 해도 잘못된 것이다. 저로써도 반성하고 사죄를 했다. 앞으로 비서실장은 (나와) 수평적 관계에 있는 사람을 쓰면 안되겠더라. 통제가 안되는 측면이 있었다. 그나마 비리 문제는 실패한 로비였다고 볼 수 있다. 재발 방지를 철저히 하겠다. 두 번째 카지노 문제, 나는 내국인 전용 카지노는 반대한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필요하다. 중국인 관광객이 엄청나게 들어오고 있다.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는데 컵이 없어서 못 마시고 있다. (카지노는) 내국인을 바라보고 투자하는 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을 바라보고 투자하는 것이다. 내국인 출입은 단호하게 반대한다.
프레시안 : 2010년 지방선거 때 야권에 인물이 많이 탄생했다. 젊은 정치인들이 파란을 일으켰었다. 그 중 몇몇은 대권 후보로 거론된다. '송영길 대권 주자' 어떤가?
송영길 : 노력을 해야죠. 저는 자주 강조하는 게 인천에서 국가적 리더십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리더십은 네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국제 외교 역량이다. 올해가 갑오년인데, 외교 관계를 잘 못 다루면 전쟁이 난다. 청일전쟁, 러일전쟁, 인천 앞바다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두 번재는 남북 관계다. NLL도 인천에 있다. 남북 문제, 안보 문제에서도 인천은 중요하다. 세 번째 미래 성장 동력이다. 나는 항산이 있어야 항심이 있다는 맹자의 말을 되새기는데, 김정일, 김일성 정권이 아무리 얘기를 해도 쌀고기와 이밥을 못 먹이는 것은 명분이 없다. 가장이면 자식을 먹여 살려야 하는 것 아닌가. 인천은 미래 성장의 요충지다. 네 번째 사회 통합이다. 인천에는 8도 백성이 모여 있다. 이북 5도민도 있고, 외국인이 7만 명 있다. 사회 통합을 할 수 있는 곳이 인천이다. 이것으로 얘기를 대신하겠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