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신당 지방선거 후보들, 언제 '짠'하고 등장하나?"
"다 정해져 있다고 해도 새누리당·민주당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 우리만 깔 수는 없다."
"'새정치'인데, 그냥 까야지!"
"이겨야 '새정치'도 할 수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의 공격에 새정치추진위원회 금태섭 대변인은 물러서지 않았다. "구(舊) 정치가 아닌 새정치로 얼마든지 6.4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연대에 대한 입장도 확고했다. 금 대변인은 안철수신당이 "애초에 하겠다고 나선 것"은 새정치라며, 지방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해야 하는 임무"라고 강요하는 야권연대는 "새정치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 안철수신당의 역할은 양당체제로 굳어진 한국 정치판에 "대안을 제시하고 (유권자)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소장은 지난 대선 이후 다시 시험대에 오른 '포스트 안철수 효과'를 우려했다. "지방선거에서 결과적으로 또 다른 낡은 정치세력의 하나인 새누리당이 압승하면, '안철수 효과(새정치)'는 후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새정치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열패감, '심리적 쓰나미'를 안철수 세력이 이겨낼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안철수 기대 세력) 전체가 낭패감을 느꼈을 때 '우리가 희망입니다'라는 것을 광역단체장 한두 석을 가지고 말할 수 없다"며 "새정치가 지금까지 했던 것과 무조건 달라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이는 연대를 낡은 정치로 보는 안철수신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한편, 현재 안 의원이 '연대 프레임'에서 갇혀 있다는 진단이다.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는 지난 6일 자칭 '새정치의 두뇌'라는 금 대변인과 '한국 정치 태풍의 핵'으로 불리는 안 의원 행보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이쑤시개> 진행은 이 소장 외 김윤철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이종훈 스포츠평론가가 함께 했다. (☞ 팟캐스트 바로 듣기)
안철수 측 "연대하면 진다"
안 의원이 연일 '연대 불가론'을 외치는 이유는 뭘까. 이 소장은 "민주당이 구정치 세력이라 안 하겠다는 건지, 연대라는 것 자체가 낡은 정치 방식이라서 안 하겠다는 건지, 아니면 둘 다가 이유인 건지"를 물었다.
금 대변인은 "연대는 정치를 하다 보면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지방선거도 그렇고, 궁극적으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세력을 이기는 방법은 연대가 아니다"라고 했다. "연대하면 진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이쑤시개> 녹음 다음 날인 7일,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기득권 정치세력'이라고 비난하며 "정치공학적 선거 연대는 없을 것"이라고 한 안 의원의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안철수 측은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야권연대는 낡은 정치의 일환이며 정치공학적 계산이라는 입장이다. 금 대변인은 "연대를 하면 이긴다"라는 야권의 주장은 "단순히 산술적인 계산"이라며 "오히려 반대 쪽(여권)에 단결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당시 야권이 연대할 것이라는 전제로 "민주당과 안철수 측이 하나라고 생각했다"며 "안철수 세력이 가진 새로움과 같은 장점을 다 버린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 대변인은 "안 의원이 등장하기 전에는 4년에 걸쳐 새누리당이 압도적인 우위였다"며 야권이 대선과 지방선거 모두 해볼 만 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안철수 현상'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세력의 등장으로 "야권에 어떤 기회가 또 생겼다"는 인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금 대변인은 이를 통해 낡은 정치를 개혁하고, 민주주의 후퇴 역시 바로잡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더 나가 안철수신당이 민주당을 뛰어넘는 집권정당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번 과제는 안철수 의원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우리가 힘을 모아서 당선시키는 것이다. 그런 단계를 밟아서 현실적으로 나가면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와 함께 집권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심어줄 수 있다고 본다."
"서울시장 문제, 安 타이밍 놓쳐…"
이 소장은 "민주당이 정당 혁신을 꺼낸 게 '안철수 효과'"라며 안철수 측 새정치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야권이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마저 패배할 경우, 국민이 갖게 될 열패감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장 민감한 서울시장 후보 문제에 있어 이 소장은 안 의원이 "타이밍을 놓쳤다"고 비판했다. 주류 언론이 이를 빌미로 "'새정치=반(反) 연대'라는 프레임을 작동하기 전에 서울시장은 열외라고 정리했어야 하는데, 타이밍(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이 문제가 야권연대에 대한 부담을 더욱 가중시켰다고 분석했다.
김윤철 교수는 "시민들이 박원순 시장을 민주당에 계속 남아서 안철수신당과 경쟁할 정치인으로 보지 않을 것"이라며 "박 시장이 재선을 하는 게 맞다고 보는 시민이 많다면 새정치를 위해서라도 안철수신당에서는 후보를 낸다 안 낸다가 아니라, 박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지지하겠다고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 교수는 이를 통해 연대에 대한 전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대를 사이에 둔 민주당-안철수신당 관계 회복의 열쇠로 두 사람 모두 '서울시장' 문제를 이용하라고 충고한 셈이다. 신당 성장의 기회가 될 2015년, 본격화될 야권재편 과정에서 안철수신당이 민주당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도 '서울시장' 문제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20대 총선이 있는 2016년까지 좋든 싫든 126석의 민주당과 함께 입법 전쟁을 치러야 하는 신생 정당의 현실을 고려한 분석이다.
결국 현 상황에서 다시 요구되는 것은 안 의원의 리더십이다. 답답한 대목일수록 정치 지도자의 결단이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듯 민심은 민주당보다는 안철수신당에서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찾고 있다.
김 교수는 "하나의 장을 만들 때 목표, 지지기반, 활동가 이 세 가지를 확보해야 한다"며 "목표와 지지기반은 그야말로 리더십의 영역이다. 리더가 직접 발화하고 직접 다가가 설득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누가 물었을 때 지방선거가 아니라 우리의 목표는 '어디에 있다'는 큰 그림을 자꾸 던져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훈 "안철수, 번트로 점수 내라"
이종훈 : 현 상황은 1사 주자 1·2루다. 두 명의 주자가 나가 있는데, 지난 대선 때 져서 1아웃이다. 1아웃 1·2루인데, 야구 팬 입장에서 보면 "여기서 희생 번트 대자. 희생 번트(연대)로 한 페이스씩 더 내보내고, 그다음에 득점을 노리자"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새정추 쪽은 "아니다. 강공(연대 불가론)으로 가겠다. 믿어 달라"라고 하고 있다. 그래서 병살타 나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금태섭 : 그런데 1아웃 1·2루에서 새 번트를 쳐 2아웃 2·3루 되는 것과 강공으로 가는 것 중 어느 쪽이 점수가 날 확률이 높은가. 통계로 보면,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
김윤철 : 제가 감독이면 저는 1아웃에 1·2루 상황에서 더블 스틸(도루)을 한다.(일동 웃음)
이종훈 : 더블 스틸이라도 하면 좋다. 일반적으로 주자가 2루에 있을 때 점수가 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서 강공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점수가 크게 날 수 있는 기회는 주자가 3루에 가 있을 때다. 그것이 2사 2·3루의 상황이라도 말이다.
* 더 자세한 내용은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 "안철수, '새누리당 압승' 후 새정치 얘기할 수 있나"에서 들을 수 있다.
☞ <이철희의 이쑤시개> 바로 듣기
http://pressian.iblug.com/index.jsp
http://www.podbbang.com/ch/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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