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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방ㆍ중상 말자'는 北 제안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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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방ㆍ중상 말자'는 北 제안 거부

朴정부, 남북관계 개선 의지 의심

설을 계기로 비방 중상을 중지하고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라는 북한의 요구에 대해 정부는 북한이 사실을 왜곡하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북한의 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남북관계가 당분간 냉각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북한과 대화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남북 간 비방 중상 중지 합의를 위반하면서 그동안 비방 중상을 지속해온 것은 바로 북한이라며 남북간 신뢰를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라는 요구에 대해 김 대변인은 우리의 군사훈련은 주권국가가 행하는 연례적인 방어 훈련이라며 북한은 우리의 정당한 군사훈련을 시비할 것이 아니라, 과거 도발행위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북한이 전날 국방위원회 명의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며 미국의 핵 무기도 들여놓지 말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해 김 대변인은 핵문제의 본질은 바로 북한의 핵개발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며 북한이 진정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원한다면 지금 당장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성명에서 북한이 말이 아닌 행동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수차례 강조했다. 정부가 요구하는 이른바 북한의 행동이 군사적으로 긴장을 완화하는 조치를 포함해 이산가족 상봉 제의를 수용하는 등의 조치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한 통일부 당국자는 그런 조치까지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군사훈련 중단? 받아드리기 힘든 요구 내놓은 북한의 속내는   

 

북한이 국방위 중대 제안을 통해 한미 군사훈련 중단이라는, 남한 정부가 사실상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한 이유에 대해 세종연구소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은 북한도 남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훈련 이후 남북관계의 안정을 위해서 훈련 기간 중에 너무 강하게 나가지 말자는 것을 제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2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촉발된 한반도 안보위기는 3월 미국의 B-2, B-52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 진입하고 북한이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최고조로 치달았다. 남북의 강대강 대치 속에 애꿎은 개성공단이 가동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기도 했다. 이후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는 데 4개월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고 여전히 이에 따른 후유증은 남아 있는 상태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이러한 지난해 전례를 비춰봤을 때 이번에도 남북이 강경하게 대치할 경우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으로 가면 그 여파가 오래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김정은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대외관계를 안정시키고 내부 경제 활성화가 필요한 북한은 추후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강대강 대치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 역시 지난해 경험을 통해 이러한 여파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훈련 이후 정부가 원하는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키거나 남북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극한의 대치는 피하는 것이 향후 관계 개선의 여지를 남겨둘 수 있는 방법이다. 따라서 정부가 비방 중상을 하지 말자는 정도의 북한 요구는 일정 부분 수용해줄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연초부터 현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주요 인사들이 북한 붕괴론에 입각한 흡수통일을 지향하는 발언을 이어간 것으로 미뤄볼 때, 북한의 비방 중상 제의를 받아들일 의향 차제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 정부가 북한과 대화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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