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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음모죄'와 '레종 데트르', 북 섹션이랑 무슨 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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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내란음모죄'와 '레종 데트르', 북 섹션이랑 무슨 상관?!

[2013 송년호] ㄱ부터 ㅎ까지 14개 단어로 보는 '북스' 시즌1

2010년 7월 30일 서평 전문지를 표방하며 1호를 발간한 '프레시안books'가 이번 송년호(170호, 2013년 12월 13일자)를 중간점으로 하여 2주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신년부터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올 예정이다. 속보에 집착하거나 보도 자료에 의존하지 않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책을 깊이 읽고 평한다는 기본적인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지만, 연재·코너가 정비되고 페이지의 디자인이 바뀐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실린 서평을 원하는 분류법으로 한눈에 모아볼 수 있도록 하는 색인이 마련된다.

이제까지가 '시즌1'이었다면 앞으로는 '시즌2'인 셈이다. '시즌1'의 마지막 호와 2013년 송년호가 겹친 것을 계기로, 3년 반에 이르는 여정을 정리하며 온전히 내부자의 목소리로 지면을 만든 경험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안물(안 물어봤어), 안궁(안 궁금하다고)'이라는 비난이 들려온다. 그래도 한번쯤은 용서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시간 순으로 모든 것을 말할 수는 없으니, 기역(ㄱ)부터 히읗(ㅎ)까지 한글 자음 순서를 따라 각각을 두문자로 하는 열쇳말을 뽑아낸 뒤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주관적으로 정리했다.

(※ 이하, <프레시안> 북 섹션의 정식 명칭인 '프레시안books'를 편의상 '북스'로 표기한다.)

ⓒ프레시안(손문상)

ㄱ. 기자

[명사]
1. 신문, 잡지, 방송 따위에 실을 기사를 취재하여 쓰거나 편집하는 사람.
2. 문서의 초안을 잡는 사람.
유의어 : 정자 [둘 다 인간이 될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
북스 - : 매주 백여 권의 신간을 상대하며 서평을 쓰거나 책과 서평자를 맺어주는 존재. 엉망인 문장을 뜯어고치기도 하고 매주 제목 창작의 고통에 시달리며 기사 입력기에 살의를 느끼기도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마감일인 금요일에는 좀비가 된다.


3년 반 동안 북스를 만든 기자는 모두 세 명이다. 택시를 타면서도, 회사 엠티에 가 있는 동안에도 수불석권하는(정말이다!) 과학·환경 전문기자 강양구 선배, 다양한 영화지와 장르문학지를 거친 베테랑 잡지쟁이이자 범죄 소설을 사랑하는 김용언 선배. 그리고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나, 아직 앞에 갖다 붙일 말이 없는 안은별 기자다. 한편 배너 디자인 작업, 인터뷰 사진 촬영 등을 맡은 손문상 화백도 3년 반 내내 함께 해 왔다.

원래 프레시안 내에서 북스 준비와 편집을 맡는 인력은 강양구 기자 한 명이었다. 그는 도서평론가 이권우와 함께 2010년 봄부터 새로운 북 섹션 창간을 기획한다. 여러 외부 인사의 도움과 관심이 있었기에 그는 불안하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1호를 발행하고 보니, 매주 돌아오는 마감을 홀로 막기란 불가능했던 것이다. 그래서 별 수 없이 후배인 내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당시 갈 곳 없던 나를 그가 거두어 주었던 것이 정사(正史)다.

이후로 팀원과 팀장, 2인 체제가 정착되었다. 김용언 기자는 2012년 10월부터 정식 합류했고, 12월 말까지 인수인계를 겸하는 3인 체제를 거쳐 2013년부터는 다시 두 명이 업무를 담당한다.
2명의 기자는 매주 돌아오는 발행에 수반되는 업무 ―기획과 섭외 및 청탁, 자신의 취재와 원고 작성, 외부 기고의 편집과 입력 발행 그리고 기타 잡무 등등― 를 하는데, 주변의 많은 이들이 걱정해 주듯 2명으로는 조금 벅차다. 여하튼 나는 전 팀장인 강양구 선배와 약 2년간, 현 팀장인 김용언 선배와 약 1년 3개월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셈인데, 가끔 짓궂게도 "어떤 팀장 밑에서 더 힘드냐"라는 질문이 온다. 글쎄……, 팀장 때문에 힘들지는 않다. (저, 정말이다!)

ㄴ. 내란음모죄

"프레시안은 (2011년) 5월 6일자로 김 모 편집위원과 한 모 교수의 대담 형식의 '김일성 장군 환영 대회가 광화문에서 열렸다면…' 등의 기사를 수일간 톱으로 올렸다. (…) 이는 뚜렷한 목적을 내포하고 있는 하나의 정치 행위임이 분명하다. (…) 이들은 종북 세력들에게 김일성 숭배의식을 한층 고취하는 한편 판단력이 미숙한 대한민국의 청년 및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김일성 숭배주의를 전파, 궁극적인 내란을 선동하려는 목적이 분명하다. (…) 민족신문은 지난달 8일자로, 해당 기사와 관련 프레시안 측에 7가지 공개질문 형태로 지상토론을 제안했으나 응답이 없어 고발하게 됐다." (뉴시스, 2011년 6월 23일 '민족신문 대표, 프레시안 대표 '내란혐의' 고발' 기사 중)

북스를 만들며 겪었던 해프닝 중 하나가 북스의 기사 때문에 프레시안 대표 등이 내란음모 혐의로 고발을 당한 일이었다. 그렇다. 올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구속시킨 바로 그 혐의다. 어쨌든, 그래서 프레시안이 무슨 음모를 꾸몄는가 하면,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강양구 기자가 옥인동 대공분실에서 간단한 조사를 받고 풀려난 게 사건의 전말일 따름이었다.

<민족신문>이 문제 삼은 기사는 북스 38호에 역사학자 김기협의 <해방 일기> 1권 출간을 계기로 그와 역사학자 한홍구가 나눈 대담 기사였다. (☞바로 가기) 혹시 정말 "판단력이 미숙한 청년을 대상으로 궁극적인 내란을 선동하려는" 소지가 있는지 살펴봐 주시기를. 그런데 그들이 언제 지상 토론을 제안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민족신문>이라는 매체가 있다는 사실을 고발장을 보고 처음 알았다고 하니….

ㄷ. 댓글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북스를 만들며 독자 반응을 체크하면서 느낀 바는, 악플이 곧 무플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어느 샌가 그렇게 느끼게 되었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이를테면 대부분의 악플에서 욕설이나 정말 알아들을 수 없는 헛소리를 제외하면 그 내용은 "기사인 줄 알았는데 책 광고였네", "기자 양반아 논문을 쓰지 말고 기사를 써" "너무 길어, 무슨 소리 하는지 모르겠어"로 요약될 수 있다. 이곳이 서평 섹션이라는 전제, 스트레이트 기사가 아니라 평론이라는 정보, 기자가 아니라 외부 필진이 쓴 글이라는 사실이 공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성되었다는 뜻이다.

애초에 부러 댓글을 입력하는 노력을 들이는 행위 자체가 토론보다는 불만 등 감정 표출이라는 동기에서 기인하는 바, 그런 악플은 점점 더 '의견 없음'(감정은 있음)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물론 이것은 댓글 란 자체를 그런 공간으로 만든 매체의 잘못일 터다. 특히 "제목에 낚여 들어왔는데 내용이 제목과 일치하지 않는다"라는 지적이나 분노의 동기는 아픈 곳을 정확히 찔러 왔다.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감정의 과잉 분출을 제어하기 위해, 2013년부터 프레시안 댓글란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 ID를 통해서만 작성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그러나 올해 4월부터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뉴스스탠드' 체제로 바뀌면서 매체에 대한 정보 없이 제목만 보고 기사를 클릭하는 독자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따라서 댓글란 개편과 관계없이 댓글이 사라졌다. 그래서 인터넷 광고 같기도 했던 그 악플들이 가끔은 그리울 정도다. 지금은 트위터에 기사 링크를 입력해 검색해 보는 방식으로 반응을 체크하고 있다. 확실히 이 방법이 글에 대한 의견을 수집하는 데는 훨씬 도움이 된다.

ㄹ. 레종 데트르

"그리고 거기는 재즈 레코드가 있는 무디(moody)한 방이야… 게다가 그 무드를 타고 그대로 해버린다고. 게다가 행위의 한창에 "당신의 페니스는 레종 데트르네"라는 말을 여자한테 들었단 말이야? …뭔데 그게? 레종 데트르가 뭔데? 너무 의미 불명이라서 인터넷에서 찾아볼 기분도 들지 않더라… 레종 데트르(Raison D'etre : 프랑스어로 '존재의 이유'). 대개 여기서 넉 아웃을 당하면 하루키스트가 되고, 여기서 "쳇"하고 혀를 차면 안티 무라카미가 된다고 한다."

▲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민음사 펴냄). / 제목을 빗대자면 '수익이 없는 프레시안 books와 그들이 출판사 순례를 떠난 여름' 정도가 될까. ⓒ민음사
갑자기 실례했다. 인용문은 올봄 인터넷을 달구었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에 대한 일본 아마존 리뷰의 일부다. (제목 : "고독한 샐러리맨의 오징어 냄새 나는 망상 소설" ☞번역문 전체 보기) 하루키 소설 속 주인공이 저 말을 들은 타이밍만큼 뜬금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잠시 웃고 가자, 혹은 우리 매체에서는 죽었다 깨나도 못 할 유머 서평이니 인용이라도 해 보자, 그런 의도였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올해는 프레시안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일도 있어서, 여러모로 구성원 당사자들이 '이 매체의 존재 이유'를 자문해야했던 한 해였다. 협동조합 전환은 점점 더 경쟁이 심해지는 매체 환경 속에서 프레시안의 정체성을 지키며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선택된 길이었고, 그렇게 되고 나니 '그렇다면 우리는 왜 살아남아야 하는가'를 설명할 논리를 스스로 갖추어야 했던 것이다.

조직 내외의 여러 시도와 개혁이 이루어지면서 북스 팀 역시 특별한 명을 받았다. 거칠게 요약하면, '수익으로만 봤을 때 현재 북스는 지속할 이유가 없다. 이 지면을 계속 만들어나가야 하는 이유와 수익을 개선시킬 방법을 모색해 오라'는 것이었다. 그 일환으로 나와 김용언 기자는 8~9월에 걸쳐 서울 시내에 있는 여러 출판사를 방문하여 편집자·마케터들로부터 그들이 생각하는 서평지와 북스에 대한 현실적인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말하자면 "너, 나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봐"를 묻고 다녔다는 이야기다.

그들과의 대화 속에서 우리의 존재 이유가 발견되거나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묘수가 떠오르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나는 왜 존재하는가'를 묻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그리고 다른 조직의 곳간 사정과 정체성 고민에 동참해 준 우방들을 확인했다는 것 자체가 아직 살아남아 있어도 되는 이유를 말해준 것 아니었을까. 더운 여름날 시간을 내 준 출판사 관계자 분들께 이 기회를 빌려 감사를 전한다.

ㅁ. 마감

화요일 혹은 수요일 오후, 이모티콘을 섞어가며 문자를 쓴다. "OOO 선생님, 이번 주 서평 마감 주라 미리 연락 드렸습니다. 목요일 밤까지 보내주시면 되는데, 진행 상황이 궁금해서요." 10분의 1 정도의 확률로 이런 답장이 온다. "아직 책을 다 못 읽었는데…" 어… 어쩌라고?!

80% 이상이 외부 필자의 원고로 채워지는 프레시안 books의 특성 상 원고 독촉과 답장 기다리기, 필자에 대한 원망을 다스리는 일도 업무 중의 하나다. 보통 청탁한 날로부터 2~3주 후의 수요일이나 목요일을 마감 날로 제시하는데 필자의 사정에 따라 조금씩 조정되기도 한다. 편집 기자야 물론 빨리 받으면 빨리 받을수록 좋다. 월요일 출근했을 때 원고를 보내 오는 필자들은, 원고 내용과 관계없이 호감과 신뢰도가 200% 상승이다. 물론 그런 경우는 경험적으로 대략 2%에 불과하지만….

사실 충분한 교정·교열·수정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늦어도 목요일 밤까지는 원고를 받아야 하지만 오랫동안 기고해 온 경험으로 사정을 잘 아는 필자들은 결국 금요일 오전을 넘겨버린다. 한편 처음 기고하는 분들 가운데에는 잡지들이 보통 펑크를 대비해 며칠 앞당겨 마감 날짜를 제시하는 관행을 알고 있어서 위험한 경우도 있다. "하루 늦어도 상관없죠? 토요일에 드릴게요." 저기, 발행은 금요일이라고 말씀 드렸는데…. 사실 이럴 때는 상대가 원고 받는 사람을 휴일도 없이 컴퓨터 속에 언제나 기다리고 있는 존재처럼 생각하는 게 아닐까, 괜한 의심도 간다.

마감을 피하는 유형도 여러 가지다. 나는 인생이 만들어 놓은 우발적 사건들과 그것 때문에 글을 쓸 수 없게 된 사정을 대부분 이해한다고 생각하지만, 가끔 이해하기 꺼림칙한 순간이 있고 그때의 기분은 다음의 인용문으로 갈음하고자 한다. "마르크스는 1863년 이후에는 거의 내놓은 글이 없었다. (…) 천사 같은 엥겔스가 처음으로 초조한 기색을 보이고 있었다. 마르크스가 엥겔스의 잔소리를 피하는 방법은 욥에 필적하는 일련의 고통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것이었다. 류머티즘, 간질환, 독감, 치통, 파렴치한 채권자들, 욥의 종기 못지않은 거대한 종기 등등 고통의 목록은 끝도 없이 이어졌다. …" (<사람을 위한 경제학>(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반비 펴냄) 83쪽)

그런데 사람은 정말로 우스운 존재다. 먼저 청탁하는 시점에는 얼마 안 되는 원고료임에도 불구하고 응해주는 것이 감사해서 이 분이 마감을 제때 지킬까, 어길까는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는 점. 지나치게 지각한 원고를 화 낼 기운도 없이 읽다가, 그 내용과 문장 사이의 고투에 감동하여 1초 만에 원망을 다 잊기도 한다는 점. 그리고 나 역시 지금도 그러하듯 언제나 목요일 밤의 끝의 끝까지 와서야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원고를 쓴다는 점 때문이다.

ㅂ. <북 리뷰>(<프레시안 북 리뷰>)

가끔 이런 문의 전화가 온다. "프레시앙에게 보내주던 <북 리뷰>가 몇 달째 안 와서요. 그거 보려고 조합원으로 가입도 했는데. 주소가 맞는지 확인 좀 해주시겠어요?" 자신 없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북 리뷰>는 올해 6월을 끝으로 발행되지 않습니다…. "

<북 리뷰>란 프레시안books에 실렸던 콘텐츠와 몇 가지 단독 콘텐츠로 꾸렸던 타블로이드판 종이 소식지의 이름이다. 2012년 여름, 북스 자체를 알리기 위해서라도 손으로 건넬 수 있는 물리적인 매체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 하에 월 1회 제작하게 됐다. 북스피어의 <르 지라시>나 마음산책의 <마리> 등 출판사에서 내는 무가지에서 힌트를 얻었고, 알렙의 조영남 대표와 당시 현암사에 있던 최진규 편집자가 편집과 디자인을 맡아주었다. 월 7000부를 뽑았고 프레시앙(후원 회원)에게 발송, 도서관·서점에 비치, 인터넷 서점과의 제휴 등을 통해 배포했다.

반응이 좋았다. 문의 전화가 알려주듯 기다리는 독자도 많았고 '레종 데트르' 순례 때 만난 출판사 분들로부터도 잘 보고 있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안그래도 온라인 편집에만 익숙해져 있던 내게 추가로 돌아오는 월1회 마감은 고생스럽긴 했지만 '손에 쥘 수 있다'는 종이의 특성이 주는 만족감도 있었다. 그러나 이 역시 제작비 문제로 1년 만에 발행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올해 6월 "주식회사 프레시안이 문을 닫고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이 탄생한다"는 알림을 내보낼 때, 거기에는 분명 '조합원들께는 <북 리뷰>를 보내드리겠다'는 약속이 적혀 있었다. 발행이 재개된다면 이번엔 북스의 콘텐츠'만' 담기게 되지는 않겠지만, 하루빨리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발행이 중단된 <프레시안 북 리뷰>(4호). ⓒ알렙·프레시안

ㅅ. 사이홀릭

현 시점 북스의 최장수 연재물은 천문학자이자 북스 기획위원인 이명현의 '사이홀릭'이다. 2011년 3월 18일 첫 원고가 실렸고 격주로 연재되어 만 3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철학자의 서재'도 있지만, 이 코너는 여러 명이 돌아가며 쓴다는 특성 때문에 제외했다.)

제목이 보여주는 대로 이 코너는 주로 과학 도서를 다루는데,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같이 고전으로 꼽히는 책들부터 <한 권으로 충분한 우주론>처럼 쉬운 입문서, 또 이근후의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처럼 필자와 개인적인 관계가 있는 사람을 다루는 책까지 다루는 폭이 넓다. (참고로 이 책의 저자와 필자는 부자 관계다.) (☞사이홀릭 글 모아서 보기)

이 연재 속 필자는 자신의 자아를 "과학을 일반인들에게 전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래서 사이홀릭은 과학자가 일반인을 상대로 한 저술·강연을 할 때의 고민뿐 아니라 <프레시안> 같은 대중매체가 난해한 과학 이론을 다룰 때의 고민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어디서부터 첫 이야기를 시작해야할 것인지도 늘 고민이다. 한번은 어느 여자 대학교 공연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는데 주제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잡았다." 일상 속 다양한 상황의 고민을 녹이면서, 높지 않은 입구-재미있는 설명-그러나 결코 만만치 않은 출구를 모색해야 하는, 글쓰기라는 행위 자체의 고민을 보여주기도 한다.

코너에 대한 언급이 나온 김에, 지금까지 북스에 연재된 1인 기명 칼럼 코너를 일괄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이 가운데 일부가 단행본으로 묶여 나왔으며, 일부는 출간 준비 중에 있다.

김용언의 '잠 도둑'
이계삼의 '변방의 사색'
이명현의 '사이홀릭'
장정일의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김민웅의 '리브로스 비바'

김성희의 '뒤적뒤적'
장석준의 '적록 서재'
안은별의 '만화경'
최원택의 '마니아 서재 : 슈퍼히어로 코믹스 편 / 어둠의 기사 배트맨 연대기 편'
박수현의 '연애 상담소'
이권우의 '어느 게으름뱅이의 책읽기'
이형준의 '주경야독'
금정연의 '서서비행'

김이경의 '도서관 편지'
금정연의 '요설'
김창규의 '기계나비의 꿈'
최원호의 '美美하우스'
오항녕의 '응답하라, 1689'
노정태의 '논객시대'

▲ 그리고 여러 필자가 돌아가며 연재하는 '친북(親book)'이라는 코너도 있었다. ⓒ프레시안(손문상)

ㅇ. 우더잘

'우더잘'은 '우리 더 잘 살아요'를 줄인 말이고, '우리 더 잘 살아요'는 2012년 7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진행된 북 토크쇼의 제목이다. 지난해 6월 프레시안이 마포구 서교동의 현 사무실로 이사를 하면서, 1층에 있는 작은 강의실에서 독자를 위한 정기적인 문화 행사를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다큐멘터리 상영회, 정치인과의 대화, 북 콘서트 등으로 구성된 강의실 활용 계획은 매주 월요일에 한다는 이유에서 '월요 살롱'이라 불렸는데, 그 가운데 유일하게 1년을 살아남은 행사가 '우더잘'이다.

실무는 북스 팀이 맡았고, 책을 좋아하면서도 행사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 수 있는 진행자로 CBS의 정혜윤 PD를 섭외했다. 정혜윤 PD는 행사의 주인공이 될 책과 저자를 직접 구성했으며 행사 내용을 글로 써서 그것을 <북 리뷰>에 단독 콘텐츠로 싣기도 했다. (<북 리뷰>가 도중에 휴간되면서, 나머지 행사의 내용은 북스에 실리게 되었다.) 아, 그리고 '우더잘'이란 이름을 지은 것도 그녀다. 누군가 그 이름을 듣더니 '말미잘'이 생각난다는 최악의 반응도 있었지만….

정혜윤 PD는 전력을 다해 행사의 진행에 임해 주었고 "마케팅의 힘으로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들은 피하고, 책을 홍보하는 식의 행사로는 만들지 말자"는 원칙을 끝까지 지켜주었다. <비그포르스, 복지 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책세상 펴냄)의 홍기빈, <밤이 선생이다>(난다 펴냄)의 황현산 등 저자와의 대화 형식이 주를 이루었지만, <사랑은 왜 아픈가>(에바 일루즈 지음, 김희상 옮김, 돌베개 펴냄)와 정희진, <투게더>(리처드 세넷 지음, 김병화 옮김, 현암사 펴냄)와 김홍중·장석준처럼 외서와 그 책에 대해 잘 말해줄 수 있는 강연자를 이어서 진행하기도 했다.

행사 기획은 도전이었다. 서로 다른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 말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과연 행사의 제목대로 우리가 더 잘 살 수 있는 길을 제대로 모색하고 있는지 고민할 겨를도 없이, 진땀을 빼면 행사가 끝나 있곤 했다. 정혜윤 PD가 행사 때 곧잘 하던 말이, 지금 생각해 보면 위로고 정답이었다. "버티는 사람이 버티게 한다"였나?

▲ 2013년 8월 19일에 있었던 우더잘 - <밤이 선생이다> 행사. 장소를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으로 옮겨서 진행했다. ⓒ프레시안(최형락)

ㅈ. 제목

북스의 제목은 여러 필자와 독자로부터 많은 지적을 받아 왔다. 지금은 자극적인 제목은 지양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목과 서평의 메시지가 다르다'는 지적이 들려 온다. 느낌표와 물음표가 많이 들어가서 모아 놓고 보면 우스꽝스럽다고도 한다.

종이 지면 편집과 인터넷 신문 편집엔 차이가 있다. 신문이나 잡지는 '이미 읽기로 작정한 사람들'의 눈이 스쳐 지나간다면, 인터넷 신문은 아직 읽고자 하는 욕구가 뚜렷하지 않은 사람들을 갑자기 붙잡아야 한다고 할까. 거기에 글자 크기나 도판 등으로 시각적인 변화를 줄 수도 없다 보니 제목에 사활을 걸게 된다. 서평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기사에 새로운 팩트나 최근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열쇳말이 등장할 가능성도 적으니, 개인적이니 자괴감과 여러 사람의 의견을 거쳐 상당히 호들갑스러운 제목이 탄생하는 것이다.

품격과 눈길 끌기,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묘안은 없는 것 같다. 독자의 궁금증을 자극하면서도 클릭했을 때 '속았다' 같은 느낌을 주지 않도록, 또 필자나 인터뷰이의 메시지와 감정을 훼손하지 않도록 아슬아슬한 균형 잡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왜 눈길 끌기에 집착하게 되었는지는 'ㅋ' 항목에서 추가적으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북스의 제목과 관련해 잊을 수 없는 사건인 '압구정 가슴녀' 사건을 소개한다.

"(2012년) 4월 30일 오전 1시 현재,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 순위 2위는 '압구정 가슴녀'다. 한 30분 전까지의 순위는 1위였다. 이 '압구정 가슴녀'는 이렇게 29일 하루 종일 실시간 검색 순위 상위를 차지했다. 뉴스도 점입가경이다. 현재 포털 사이트에서 '압구정 가슴녀'로 뉴스를 검색해 보면, 무려 다섯 쪽에 이르는 기사가 검색된다.

"네이버 관계자에 '압구정 가슴녀' 정체 물었더니…"(<조선일보>) "'압구정 가슴녀' 클릭했더니 깜짝…"(<경향신문>) "검색어 오르내린 '압구정 가슴녀' 알고 보니"(<중앙일보>)" "실시간 검색어 '압구정 가슴녀'의 진실은?"(<동아일보>) "검색 1위 '압구정 가슴女' 네티즌 분노…왜?"(<매일경제>)

하루 종일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교차했다. 왜냐 하면, '압구정 가슴녀'는 바로 기자가 27일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
(☞전체 보기)

ㅊ. 최수태

북스의 단골 필자 중 어느 샌가 사라져버린 한 사람이 있다. 수식어와 함께 전설처럼 구전되는 리영희부터 <욕망해도 괜찮아>(창비 펴냄)로 교양 도서의 새 지평을 연 김두식까지 독특한 접근 방식으로 이해하고자 했던 문화평론가 최수태다. 그는 2011년 초부터 2012년 여름에 걸쳐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다가 모습을 감추어버렸다.

여기서 그가 쓴 글들을 모아 보자. (☞바로 가기) 글을 한두 편 클릭해 보거나, 아니면 제목과 다룬 책들만 보고도 (이 매체를 자주 본 독자라면) 알아챌 수도 있겠다. 최수태는 지금은 '노정태'란 본명으로 기고 중인 필자의 임시 필명이었다. 최수태의 활동 기간은 그가 군대에 가 있던 기간과 겹친다. 당시 편집국으로 종종 '최수태의 연락처'를 찾는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는데, 얼버무리면서 노정태 씨 번호를 가르쳐 준 기억이 난다.

ㅋ. 클릭수

클릭수, 혹은 PV(페이지뷰), 혹은 트래픽은 인터넷 언론 및 신문 디지털편집부가 겪는 고뇌의 원천이다. 앞서 'ㅈ' 항목에서 제목 이야기를 했는데, 많은 언론이 제목이나 편집의 품격을 포기하고 눈길 끌기 전략에 기울게 된 이유는 클릭수로 결정되는 온라인 광고 시장의 생리 때문이었다. 인터넷상의 자극적인 제목과 연예인 가십을 톱으로 올리는 지면 편집은 포털에 기생해 온 온라인 매체(기존 언론의 온라인판 포함)와 신생 광고 업체가 무성의하게 합작한 결과였다.

올봄 국내 1위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는 각 언론사 기사 제목을 그대로 노출하던 시스템을 폐기했다. 그러나 많은 매체가 여전히 '실검(실시간 검색어)'를 숙주 삼아 기생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예컨대 이렇습니다. 연예인 ㄱ씨의 열애설이 실검 1위에 걸린다고 합시다. 그러면 'ㄱ씨는 누구' 'ㄱ씨가 사귀는 ㄴ씨' 'ㄱ씨 과거 발언' 등 연관 기사를 시간차로 만들어 내보냅니다. 기사 작성이 한계에 부딪히면 전혀 다른 기사에 실검을 억지로 끼워 넣어 검색에 노출되게 합니다. 스포츠·연예매체는 그렇다 하더라도 종합지들조차 그런 행태를 합니다. 일부 매체는 검색어 전담팀까지 운영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국정원의 댓글 작업은 새 발의 피입니다.

후배 기자가 실검 기사가 조회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봤습니다. 최근 며칠 동안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를 몇 개 선정해 연관 기사를 생산한 뒤 조회수를 들여다봤습니다. 첫 번째 기사를 송고한 지 채 10분이 지나지 않아 수천 건의 트래픽이 기록되더군요. 하지만 15분쯤 지나자 타 매체가 생산한 비슷한 기사에 묻혀 조회수는 급감합니다. 다른 내용으로 다시 기사를 만들어 올렸더니 조회수가 또 늘어납니다. 왜 그렇게 검색어 장사에 목을 매는지 이해가 가더군요. 하지만 이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기이한 모습입니다. ……"
(<경향신문> 2013년 12월 11일 '[정동에서] 막장의 '실검' 장사')

프레시안의 협동조합 전환에는 실검-트래픽으로 이어지는 거품의 숫자에 기생하는 생존법을 버리고 진성 독자들과 함께 가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일시적 자극으로 말초 신경을 건드려 허수를 발생시키는 방식은 개체로서도 지속 불가능하고 언론 생태계도 오염시킨다. 그러나 기본 방향은 이렇게 건강하게(?) 설정했음에도 여전히 클릭수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데, 필자들이 전력으로 쓴 좋은 글이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아무리 잘 쓰인들 관심을 끌지 못해 안 읽힌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과거의 PV가 허수임을 알면서도 팍 죽어버린 숫자를 보면 가슴이 아프다.

ㅌ. 톱기사

조판 화면 맨 위에 배너와 함께 배치하는 머릿기사를 '톱기사'라고 부른다. <프레시안> 본지에서도 주말 동안 메인 자리에 배치되고, 각 언론사의 메인 편집을 그대로 반영했던 네이버 '뉴스캐스트' 시절에는 포털 사이트 첫 화면에 제목이 링크되었으니 북스 전체 클릭수의 절반 이상이 여기에서 나왔다. 그러니 한 호를 대표하는 얼굴이나 다름없었다. 잡지로 치면 그것을 살지 말지를 결정하게 하는 커버스토리인 셈이다.

▲ 톱 배너의 예. ⓒ프레시안(손문상)

클릭 유도를 위해 다른 기사보다 '센' 제목을 다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톱기사를 직접 쓰는 것도, 톱기사를 상정하고 청탁하는 일도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었음을 이 자리에서 고백한다. 자신이 없을 때는 "이거 톱 말고 서브톱으로 가면 안 되나요?"라고 팀장에게 떼를 부리기도 했다. ('서브톱'은 톱기사 밑에 마찬가지로 배너와 함께 배치하지만 네이버 메인에는 드러나지 않는다. 지금 쓰는 이 글도 서브톱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부담도 사라졌다. 역시 뉴스스탠드 때문인가?

무엇을 톱기사로 할지는 2~3주 전부터 기획해 놓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 주의 서평 중 가장 좋은 것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건, 김정일의 사망 등 긴급한 이슈가 있을 때는 원래 기획을 없애고 톱기사의 방향을 틀기도 했다. 또한 연재 원고 가운데 시의성을 충족시키는 글이 있으면 그것을 톱으로 올렸다. 기획기사, 인터뷰, 대담·강연 정리, 작가론, 격문… 그 형식에 기준은 따로 없었다. (다만 분량이 일반 기사보다 길다는 공통점이 있다.)

생각이 난 김에 1호부터 170호까지 톱기사의 작성자를 조사해 봤다. 톱기사는 절대 펑크가 나면 안 되고 중요성이 크기에 그만큼 필자에 대한 신뢰도, 애정도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순위를 내보았더니 1~3위는 역시 내부 기자들이다. (강양구 40회, 안은별 34회, 김용언 23회) 외부 필자들의 경우만 헤아리면 1. 노정태('최수태' 시절을 포함해 10회), 2. 정승일(5회), 3. 장석준(4회), 4. 엄기호, 장정일(각 3회) 순이다. 그 밖에 금정연, 김기협, 김명남, 박수형, 서동진, 오창은, 이계삼, 최성각, 최원택, 한승동 이상 10명의 필자가 두 번씩, 같은 원고료임에도 북스의 '얼굴'로 고생해 주셨다.

ㅍ. '프레시안북'과 '프레시안books'

▲ <삼성 왕국의 게릴라들>(프레시안 엮음, 손문상 그림, 프레시안북 펴냄). ⓒ프레시안북
편집국으로 많이 걸려오는 전화 중 하나가 <삼성 왕국의 게릴라들>(프레시안 엮음, 손문상 그림, 2008), <대한민국 병원 사용 설명서>(강주성 지음, 2007) 등 '프레시안북'의 절판 도서를 구한다는 전화다. '프레시안북'은 2007년, 그러니까 기자가 입사하기 전 출범한 웅진지식하우스의 임프린트다. <프레시안>이 기획하거나 연재를 실은 콘텐츠를 담되 사업은 웅진이 맡고 직원은 <프레시안> 사무실로 출근을 하는 꽤나 복잡한 형태였다. 2010년 계약 기간이 만료되고 양쪽에 계약을 연장할 여력과 의사가 없어 자연스럽게 소멸되었다.

<프레시안>의 콘텐츠를 가지고 직접 단행본 출판 사업에 뛰어들어도 좋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러나 두 개는 전혀 다른 일이고 현재 여건 상 진행을 전망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북스'에 전화해 '프레시안북'의 단행본을 찾는 분들께 혼동과 불편을 드려 죄송하지만, 프레시안 편집국에도 절판 도서들의 재고는 없는 상태다. 그리고 북 섹션 이름은 '북스'라는 사실!

ㅎ. 회의

두 가지 뜻이다. 회의(會議). 매주 화요일 오후 5시에 북스 기획회의가 열린다. 여기에서 서평으로 다룰 책과 인터뷰할 저자, 향후의 기획 등이 논의된다. 전 <중앙일보> 기자 정춘수, 천문학자 이명현, 사회민주주의센터 공동대표 정승일 등 기획위원들이 참석해 방향을 설정하고 의견을 던진다. (북스의 준비 작업부터 함께 한 도서평론가 이권우도 올해 10월까지 함께 했다.) 방금 전 그들 이름 앞에 긴 수식어를 썼다가 지웠다. 어쨌든 이 분들과 매주 북스 화면의 배너를 디자인하느라 휴가도 못 간 손문상 화백이 북스를 만들어 온 진짜 주인공이다.

또 하나는 회의(懷疑). 마지막 단어치고는 어둡지만 3년간 지면을 만들면서 가장 자주 마주쳤던 감정을 털어 놓는다. 북스만의 특별한 사정이 아니며, 매체를 만드는 사람 누구나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오히려 회의하지 않는 상태가 더 의심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다. 계속해야 할 이유를 되물을 수 있도록 관심과 질책을 보내 준 독자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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