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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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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30>

미국의 3대 전쟁

세계 최강이라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은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쟁을 치른 나라이다. 그중, 미국이 원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에 말려들어 커다란 비용을 치러야 했고 그로 인해 미국 역사의 물줄기가 바뀐 전쟁에 대해 오늘은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런 전쟁은 세 번 있었다. 첫째가 남북전쟁, 다음이 2차 세계대전, 마지막으로 베트남 전쟁이다.

먼저, 남북전쟁은 느슨한 연방체제가 강력한 힘으로 통일되기 위한 일종의 통일전쟁이었다. 이로서 미국이라는 신흥 열강이 탄생했다.

2차 세계대전은 미국내의 뿌리깊은 먼로주의(Monroe Doctrine)적 전통에도 불구하고 대영제국을 대신하여 세계의 초강대국으로서의 역할을 싫든 좋든 맡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베트남 전쟁은 팽창 일로를 달리던 미국에게 급제동이 걸린 사건이었으며, 미국의 세력은 유라시아 대륙의 깊은 곳까지가 아니라 연안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을 배우기 위해 값비싼 대가를 치룬 전쟁이었다.

그런데 이 세 개의 전쟁 모두 시작한 연도를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먼저 남북전쟁이 발발한 해는 1861년이었고 그 해 4월이었으니, 신유(辛酉)년 임진(壬辰)월이다. 2차 대전 참전은 일본의 진주만 기습이 있었던 1941년 12월이니, 신사(辛巳)년 기해(己亥)월이다. 베트남 전쟁은 케네디 대통령의 명령에 의해 미군이 베트남에 들어가 전투를 개시한 1961년 신축(辛丑)년 정유(丁酉)월이었다.

다시 한번 정리해 보자.

남북전쟁 - 신유년 임진월
2차대전 - 신사년 기해월
베트남전 - 신축년 정유월

일견해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두 신(辛)이라는 글자가 오는 해에 전쟁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혹시 독자 분께서 음양 오행에 상식이 좀 있는 분이라면 눈치챌 수도 있겠지만, 신유의 유와 신사의 사, 신축의 축, 이 세 글자가 모이면 사유축(巳酉丑) 금국(金局)이라 해서 전쟁을 뜻하는 의미가 된다.

그리고 전쟁이 발생한 달의 의미로 보면 최악이 베트남전, 중간이 2차 대전, 가장 좋은 결과를 뜻하는 것은 남북 전쟁이다. 결국 남북 전쟁은 미국이 하나 되기 위한 전쟁이었으니 , 그 의의가 있다 하겠고 2차 대전은 비싼 대가를 치렀지만 이를 통해 미국은 서방의 리더가 될 수 있었다, 다만 베트남전만 아무런 명분도 실리도 얻지 못한 전쟁이 되고 말았다.

미국은 분명 베트남에서 발을 뺄 기회가 있었다. 사실상 소규모지만 전쟁을 시작한 것은 케네디였다. 하지만,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의 조언도 있고 해서 대규모 전쟁에 회의적이었던 그는 철군을 결심했던 것 같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는 1963년 11월에 가서 암살당하고 만다. (아직 케네디 암살사건이 미제로 남아있다는 것은 그래서 사실 웃기는 얘기며, 미국의 투명성은 이로 인해 크게 손상받았다. 언젠가는 밝혀지겠지...)

그 후임 존슨 대통령은 케네디의 정책을 뒤집고 확전을 택했고, 그로 인해 미국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미국은 베트남 하노이의 동쪽 해상인 통킹만(한자로는 東京灣)에서 미국 구축함이 피격당하도록 유도해내었고, 이를 기화로 삼아 확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의외로 당시 월맹 정권은 강했고 전쟁을 포기하지 않았다. 언제나 하는 얘기지만, 전쟁이 시작된 지 만 6년이 되는 1967년 정미년 충(衝)의 해가 되자 미국은 월맹 정부와 프랑스 파리에서 협상에 들어갔다. 사실 미국은 이 지점에서 물러나야 했으나 명분이 서질 않고 군수업자들의 로비와 강경파의 득세로 인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다음해 월맹은 1968년 음력 정월이 되자 대대적인 공세를 취해왔으니 이른바 ‘구정 공세(Tet)’였다. 사실상 이 전투에서 미국은 간신히 월맹의 공세를 막긴 했으나, 궁극적으로 전쟁에 이길 수 없음을 내심 자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베트남 전쟁을 다룬 걸작 영화 “플래툰”에 나오는 처절한 전투 장면도 이 구정 공세를 묘사한 것이다. 이 해가 무신월이었으니 토운이 들어와서 본질이 수(水)인 미국은 수세로 몰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결국 미국은 전쟁이 시작된 지 12년, 정확하게 한 순환 주기가 끝나는 1973년 3월에 가서 닉슨 대통령은 전쟁 종결을 선언함으로써 자존심은 구겼지만 수렁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었다.

장기의 졸이 쓰러지면 마도 다치고 상도 다쳐서 나중에는 궁도 위협받는다는 대단히 소박한 장기 이론(이를 도미노 이론이라 한다)을 전쟁의 명분으로 삼았던 미국은 정말이지, 장기 한 판 잘못 두다가 초가삼간 다 날리고 밑천이 거덜나는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 후 기력이 소진한 미국은 그 이후 달러의 금 태환 포기, 스태그플레이션, 금리의 급격한 요동, 금융기관의 연쇄 도산, 쌍둥이 적자 등등 별별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고 덕치(德治)의 강국이라는 미국의 이미지는 소멸되어 버렸다.

바둑에 ‘사석작전’이 있듯이 미국 역시 그만한 전략을 모를 사람들이 아니다. 그런데도 그토록 오래토록 안 되는 전쟁을 지속한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하느님이 미국에게만 특별히 소명을 내렸다는 이상한 우월 의식, 즉 ‘명백한 천명(Manifest Destiny)’을 받은 나라라는 광신에 미국 전체가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은 베트남전을 통해 엄청나게 비싼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그런 이상한 자아 도취에서 깨어났다. 애당초 그런 신의 소명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주로 베트남 전쟁을 중심으로 얘기했지만 남북전쟁과 2차 대전을 포함해서 이 세 전쟁은 사실 미국이 원한 전쟁이 아니었고, 특히 월남전은 쓸데없는 우월감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가를 알려주는 귀중한 사례로서 남을 것이다.

아무튼 미국은 신(辛)이라는 글자가 붙는 해에 반드시 전쟁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일이 없다. 그런데 작년 역시 신사년이었고, 9.11 테러가 있었다. 신사년은 60년전, 한 갑자 전에 일본의 진주만 기습이 있었던 해였고 이번에는 진주만이 아니라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월드 트레이드 센터였다. 의미심장함이 느껴지지 않는가! 부시 대통령은 즉각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는데, 이는 방향이 잘못 되었다.

진주만과 같은 군사 기지가 아니라, 월드 트레이드 센터란 것은 그 의미가 테러와의 전쟁이 아니라, 본질이 글로벌리즘, 그리고 시장주의(marketism)에 있음을 의미하는데 미국은 방향을 잘못 잡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일련의 기업 부정 회계가 바로 그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미국의 적은 내부에 있는데, 괜히 아프간 산악 지대의 알 카에다 사람들을 쫓아다니고 있으니 정말 가관이다.

베트남에서의 교훈을 망각하고, 또 다시 예전의 이상한 우월의식을 발동하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적은 내부에 있는데 우리가 잘못 될 리 없다는 에고이즘이 횡행하면서 ‘악의 축’이라는 발언을 낳게 했다.

선악의 판단은 일방적으로 내릴 성질이 아니다.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5형제와 같은 만화책도 아닌데, 미국의 정책에 반대된다고 해서 선악을 규정짓는 것은 다시 한번 미국의 주류가 또 한번 잘못된 시대 정신에 빠져있음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금년 8,9월, 무신월과 기유월에 미국은 이라크를 침공할 가능성이 상당히 짙어 보이는데 만일 그렇게 된다면 처음에 잘 나갈 듯 보여도 결국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판명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 걸프 전쟁은 미국에게 있어 사실 산뜻한 전쟁이었다. 이 전쟁 역시 금의 기운이 들어온 경오(庚午)년 8월, 갑신월에 시작되었지만, 다음해 미국으로서는 가장 나쁜 ‘辛’자가 들어오는 해, 즉 신미(辛未)년 2월에 사막의 폭풍 작전으로 적당히 혼내주고 빠져나왔기 때문에 미국은 전쟁의 수렁에 빠지지 않았던 것이다.

또 하나 금의 해에 시작한 전쟁이 1950년 6월, 경인년의 한국 전쟁인데, 이 역시 다음해 신묘년 6월에 가서 유엔 주재 소련대표 Y.A.말리크의 성명을 통하여 침략군이 전투행위를 중지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7월에는 휴전회담을 개시했다. 걸프 전쟁처럼 끝내지 않고, 당시 중공이라는 후진국과 대등한 실력이라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한 탓에 회담은 질질 끌었고 결국 1953년 7월에 가서야 상대의 힘을 인정한 미국은 정전 협정에 서명했다.

이처럼 미국은 금의 해일지라도 경의 해에 시작한 전쟁은 그나마 피해가 덜하지만, 신의 해에 시작한 전쟁은 미국에게 엄청난 손해를 입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테러와의 전쟁 역시 신사년에 시작했으니 결과는 보장할 수 없다.

반대로 미국이란 나라는‘을’이란 글자가 들어오는 해, 즉 나무의 해에는 언제나 약진의 해가 되어왔다. 그 사례는 무수히 많지만 대표적인 것이 1775년, 을미의 해에 을목이 기토를 제압하는 해에 영국의 압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독립 전쟁을 선포했다.

미국은 을의 해에 좋은 일이 있고 신의 해에 좋지 않은 나라이다. 왜 그럴까? 이제 이 이야기를 정리할 때가 되었기에 슬슬 결론을 내리고자 한다. 미국의 본질은 음(陰)의 물인 계수(癸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신의 해는 미국의 정신인 을목을 극하기 때문에 나쁜 것이고, 을의 해는 정신과 힘이 가장 충실한 해가 된다. (이렇게 한국의 어느 귀퉁이에서 묘한 명리학자가 하고 있는 말을 미국이 귀담아 들을 수 있다면 그 가치는 수조 달러는 될 터인데...뭐, 안 들으면 말구)

을은 나무이므로 만약 미국이 월드컵에서 성적을 대거 높이려면 녹색 악마를 동원하면 될 것이다, 우리의 정신이 불이기 때문에 붉은 악마가 대거 등장했듯이. 그리고 영국 또한 물이지만, 양(陽)의 물인 임수(壬水)이다. 미국은 영국의 후예로서 같은 해양 세력인 것이다. 그렇기에 두 나라 모두 육군은 약하고 해군이 강한 나라이다. 두 나라 모두 무역에 능하고, 마케팅이란 학문은 미국의 학문이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미국을 주제로 글을 쓰는 이유를 밝히고자 한다. 한국은 갑목의 나라이고, 일본은 을목의 나라인데, 물은 나무를 생하는 상생 관계에 있다. 일본은 초기 성장 과정에서 영국의 지원을 많이 받은 것도, 한국전쟁과 월남전을 통해 일본이 급성장한 것도 미국 덕분이었다. 우리 역시 미국의 지원으로 성장한 나라이다.

최근 들어 미국의 오만함, 유승준의 미국 시민권 선택, 오노의 판정 시비, 의정부 여중생 사망사건 등으로 점차 한미 관계가 악화되는 기미가 있어 걱정이 많이 된다. 그렇게 되는 배경에는 이제 더 이상 미국에게 여유가 없다는 점, 반대로 그만큼 한국이 성장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전후 세대인 필자는 성장 과정에서 미국의 구호 물자가 자양분이 되었던 것을 잊지 않지만, 지금의 세대는 그런 사실을 아예 모른다. 그렇기에 쌍방간에 고칠 점이 많지만, 특히 우리 입장에서는 과거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며 미국 또한 눈부시게 성장한 우리를 이제는 성숙한 파트너로 대우하는 큰 나라의 깊이와 세련됨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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