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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을 배반하는 정치경제에 대한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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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노동을 배반하는 정치경제에 대한 분노

[김상수 칼럼] 이갑용 민노총 전위원장을 만나다

사흘 전, 이갑용(51, 민노총 지도위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 위원장을 서울 시내에서 만났다. 최근 나는 그가 쓴 책 '골리앗 전사 이갑용의 노동운동 이야기 - 길은 복잡하지 않다'를 읽었고 이번 달에 발행된 <르몽드디플로마티그> 한국판에 난 그의 글 '민주노총을 통해 본 진보의 위기'도 읽었다.

나는 이갑용 전 위원장의 책을 읽으면서 얼마 전에 김용철 변호사의 책 '삼성을 생각한다'가 재벌 삼성 이건희 일가와 그 가신들의 부정과 비리를 실명으로 정면에서 거론하면서 자본가의 부패와 몰염치가 어떻게 국가사회를 피폐하게 만들고 있는 가에 대하여 내부고발을 한 책이라면, 이갑용의 책은 자본이 노동자를 어떻게 길들이는가를 말하면서 동시에 공개되지 않았던 노동운동 내부의 문제를 역시 실명비판하면서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만이 위기에 빠진 '민주노총'을 살리고 정의로운 노동의 실현을 위해서 한걸음이라도 앞으로 내디딜 수 있는가를 말하고 있었다.

이명박 집권 2년이 되면서 국가 공동체는 총체적인 위기에 빠져있다. 일일이 숫자를 들이대어 말하지 않더라도 오늘의 위기는 인간의 위기이고 삶의 토대인 환경의 위기이자 민주주의 체제까지 일대 위기다. 이제 이 땅에 살고 있는 어떤 누구도 오늘에 닥친 현실의 위기에 대해서 이제 더 이상 눈을 감는 건 가능하지 않다. 아무리 자신 앞에 놓인 당장의 이익이 있다 하더라도 눈을 뜨고 숨을 쉬고 있다면, 오늘의 우리사회 인간의 위기가 인간이 '동물 의 수준'으로 추락당하고 있음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인간으로의 자존심은 졸렬한 정치경제 방식에 의해 계속 모욕당하고 있고, 수많은 희생을 바치고 싹터온 민주주의는 이명박 집단에 의해 여지없이 박살나고 있다. 무엇이 진정 인간으로의 사회적 삶일까? 이런 물음은 지금 너무나 다급하다.

이갑용 민노총 전 위원장을 만나기 바로 직전에 나는 약속 장소에서 노트북으로 인터넷상의 독일뉴스를 보고 있었다. 작년 독일 베를린에 체재할 때 독일 사회에서 뜨거운 이슈가 됐던 독일의 사회안전망에서 기본 축을 형성하는 '사회복지체계'를 손댄 슈뢰더 정권의 정책인 '하르츠 4(Hartz Vier)' 공공지원제도 정책이 독일헌법재판소에서 5년을 끌다가 최종적으로 2월 9일 위헌판결을 받았다는 소식이었다.

2005년 슈뢰더 정부 때부터 실시된 사회보장체계 수정안이 독일 사회의 새로운 발전과 도약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취지로 현 메르켈 정부에 이르기까지 시행되었지만 기존의 사회체계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부담과 위험을 누군가는 져야 하는데, 사회적 강자보다는 약자들이 더 많이 짊어져야 하는 개혁의 반사회성(Sozialwiderspruechlichkeit)이 결과한 현실은, 아무리 경제발전을 위한 것이라 해도 사회적 모순이 발견된 정책이기 때문에 마땅히 폐기되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건 '인간의 존엄성'이 최우선이라는 취지의 판결이었다. 이번 판결은 1950년대 남성과 여성의 평등원칙 판결과 비교될 만큼 중요한 판결이라는 독일 언론의 해설도 뒤따랐는데, 이는 '인간의 존엄성'을 가볍게 여기는 경제발전이란 국가헌법 위반이라는 독일헌법재판소의 엄중한 판결이었다.

같은 지구 땅에서 동시간대를 살면서 독일헌법재판소의 '인간의 존엄성'을 우선하는 경제원칙 판결과 사람을 하찮은 자원이나 도구로만 여기는 내 나라 경제현실을 비추어 본다면, 오늘을 사는 한국인들의 삶은 참으로 슬픈 현실에서 살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실명으로 노동계 현실을 비판한 이유

김상수 - '길은 복잡하지 않다' 책 잘 읽었습니다. 노동운동 현장을 실명을 들어 비판했는데 우리 사회 관습은 인쇄된 책에서 실명으로 타인에 대해서 말하는 건 익숙하지 않지요. 이렇게 한 이유가 있나요?

이갑용 - 저를 포함해서 반성이란 에둘러 비켜가는 건 진실한 반성일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제가 쓴 책에서 그 때는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혹은 그렇게 하지 말아야 했는데, 그 때는 그 때는 하면서 지난 때들이 후회스러워 제 가슴을 치기도 합니다. 과거의 판단과 행동들 때문에 절망과 안타까움에 뼈가 아픕니다. 노동운동을 하면서 다른 사람이든 저 자신이든 있었던 과거 사실과 현장을 정직하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오늘 이명박 정권과 지난 10년 민주화 정권의 노동인식 차이는

김상수 - 민노총 전 위원장으로서 오늘의 시국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이갑용 - 많은 사람들이 희뿌옇게 알고 있던 많은 문제들에 대해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서 무엇이 어떻게 나쁜 건지, 보다 더 명확하게 알게 됐습니다. 이명박을 통해서 사태의 본질이 더 분명해졌습니다.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실책도 제대로 드러났고요. 20년 넘게 노동운동을 하면서 처음 10년은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에 결코 평화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 10년, 이른바 민주정부를 겪으면서 '진보의 기준은 정권이 노동자를 어떻게 대하는 가'에서 바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역설적이지만 민주정권에서 노동자에게 다시없는 악법인 정리해고와 근로자 파견제가 김대중 정권 때 도입되었고 비정규직 법은 노무현 정권 때 도입되었습니다. 누가 뭐래도 두 정권은 반노동자 정권이었습니다.

우리의 잘못 또한 그들 못지않게 큽니다. 1998년 정리해고법 도입 때 민주노총의 상층 관료들은 그 법안의 도입에 합의를 해주었고, 심지어 그들 가운데 일부는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에서 아직도 잘 살고 있습니다. 2006년 비정규직 법안이 통과될 때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무기력했고, 비정규직의 희망이 되어주지 못했습니다. 정권 탓도 있지만 두 법안으로 고통받는 노동자에게 사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은 염치없는 조직인 겁니다.

김상수 - 지난 민주정권의 과오와 실패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심판한다는 게 이명박 선택으로, 지난 2년 전 대선에서는 유권자의 선택지가 너무나 비좁은 현실이었지요.

이갑용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지난 정권에 대하여 얘기를 좀 더하겠습니다. 우리가 어떤 정권에 대하여 민주적이냐 아니냐를 가늠할 때, 그 기준으로 정권이 어떤 일을 했는가도 중요하지만 그 정권이 어느 계급의 이익에 기반을 두고 있는가를 봐야합니다.

지금 민주당이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을 자처하지만 그들의 정책이란 한나라당과 별반 차이가 없지 않습니까? 오죽하면 노무현 정권 때 대통령 스스로 한나라당과 연정하자는 얘기까지 나오지 않았습니까? 지금 이명박 정권처럼 경찰과 검찰을 앞세우고 가진 자들의 계급에만 노골적으로 복무하는 이명박 정권 상황에서는 노동자들이 민주당과 일정 부분 연대하는 지점도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용산개발이 시작된 건 이명박 정권 때가 아닙니다. 기륭이나 이랜드 투쟁은 지난 10년의 민주정부 기간에 일어났습니다. 개발, 건설, 재벌 자본은 자유당, 공화당, 민정당, 민자당, 신한국당, 국민회의, 민주당, 한나라당 역대 어느 정권과도 변함없이 동거를 했습니다. 다만 편안한 동거였는가, 조금 불편한 동거였느냐 하는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김상수 - 이명박 등장이 돌연변이로 돌발변수일수는 없겠지요. 다 까닭이 있었던 것인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이미 정치 경제적 실패가 누적됐고 그 결과가 오늘 현실입니다. 김영삼 정권 때 IMF 사태의 직접적인 발단은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이 끌어안고 있던 대외부채, 그것도 거의 단기성부채를 외국 금융기관들이 빨리 갚으라고 상환요구를 했지만, 돈은 고갈되었고 이를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구제금융 신청 당시, 국가의 외환잔고는 겨우 39억 달러쯤, 1997년 연말에 집계된 총외채는 공식적으로만 1,500억 달러 선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다였을까요? 그럼? 이 외채를 누가 빚졌지요? 국민들입니까? 국가도 아니지요? 전혀 아닙니다. 돈을 빌린 당사자들은 재벌들이었습니다. 빚진 해당 은행과 재벌들이 책임을 지면 됐던 겁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을 하겠다고 나선 당시 김대중 정부는 물정도 모르면서 서둘러 환율시장 개입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는 국제 투기꾼들에게 또 한번 왕창 뜯기는 것으로만 진전됐습니다.

이갑용 - 1997년 IMF 때 노총위원장으로 캉드시 IMF 총재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저는 IMF 정책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문제의 근원인 재벌을 개혁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데, 그건 안하고 너희가 뭔데 한국의 노동자들에게 노동시장의 유연화니 뭐니 하면서, 정부를 통해 노동자 강제해고를 부추기고 노동자 정리해고를 통해서만 구조 조정을 하느냐고 항의했습니다. 캉드시는 '그건 너희 정부에 가서 따지라'고 하더군요. IMF는 재벌 개혁을 김대중 정부에 분명하게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IMF가 요구한 구제 방안에는 재벌 개혁이 있었습니다. IMF가 보기에도 재벌이란 집단은 자유주의 시장질서에 맞지 않는 문제 집단으로 보였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지금 한번 보십시오. 그 당시에 재벌 일가는 오늘 더 살집을 부풀렸습니다. 고용불안, 양극화, 실업문제는 그 때보다 더 구조적으로 나빠졌습니다. IMF 때 재벌을 제대로 개혁하고, 경제 질서를 잡고 정치개혁까지 이룰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김대중 정권은 내던지고 말았습니다.

국민들은 해방정국 때 '반민특위'같은 역할을 해달라고 김대중 정권을 뽑아줬는데, 이들은 '미군정'의 역할을 해버렸습니다. 부도덕한 기득권층과 손을 잡고, 약한 백성들을 고통의 늪으로 떨어트린 겁니다. 세계에서 유독 한국 사회에만 '재벌불패' 신화가 가능한 건 IMF 사태 때 만들어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재벌'이라는 기형적인 집단을 온 국민의 성원 속에 개혁할 수 있었던 기회가 IMF 사태 때였습니다.

부당상속, 불법비자금 조성, 뇌물, 공무원을 이용한 청탁, 문어발 확장, 국민 세금을 이용한 과도한 차입 경영, 국가부도 위협 등 재벌은 경제는 물론이지만 정치와 사회전체를 어지럽힌 주범이었습니다. 김대중 정권이 IMF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는 굴욕적인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한 비판이 있었듯, 당시 한국 정부는 위기를 넘기는 것에 급급해 IMF가 어떤 집단인지, 국난의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기득권층을 건드리지 않고 약자들의 희생을 이용해 정리해고와 같은 강제 구조조정을 통해서 위기를 돌파하고자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나라살리기' 이데올로기 공세를 펴서 금 모으기로 애국열풍을 동원하기도 했습니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고, 점령군이었던 일제보다 거기에 부역한 친일파가 더 밉듯이, IMF라는 점령군을 내세워 자신들의 계급적 본질을 드러낸 김대중 정권이 저는 더 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구나 김대중은 5.18 광주에서 죽어 간, 군사독재의 직접 폭력과 살인으로 살해당한 민중들의 피 값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김대중 정권은 노동자에게 끝까지 가혹했습니다. 8.15 특별사면 복권 대상자 7,000명 가운데 노동운동으로 구속된 노동자는 단 한 명도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당시에 더는 물러날 곳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더 많이, 더 공개적으로 사죄해야 한다

김상수 - 우리 국민들만 불쌍하지요.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은 계속 어려운 처지로 내몰렸고요. 이후 노무현 말기 때 김용철 변호사가 양심선언을 했습니다. 재벌 삼성 이건희 일가의 문제인 부당상속, 불법비자금 조성, 뇌물, 국가 최고위 공무원을 이용한 매수 등을 낱낱이 고발했습니다. 목숨을 걸고 이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김 변호사는 결심하고 행동한 겁니다. 그런데 거꾸로 삼성특검은 이건희 씨가 숨겨둔 비자금 4조 5천억 원을 찾아내서 그 집안의 재산이라고 도로 돌려주었고, 노무현 정권과 이명박 집단의 정권을 거치면서 유야무야, 재판부는 이건희 씨 아들의 경영권 불법승계까지 인정해 주었습니다.

매출 200조 원대의 거대 기업 집단의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겨우 16억 원 정도 세금만 물었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내세우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법질서란 게 이런 식이고, 사회 근본 질서를 완전히 파괴하는 사기를 합법이라고 사법부가 나서서 판결까지 해줬습니다. 이명박은 이건희 한 사람을 위해 특별사면도 했고요. 이건희는 드디어 국민들한테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고 훈계까지 하는 무인지경이 됐습니다. 그러니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부터 이명박 출현은 전혀 엉뚱한 게 아니었고 이미 예고된 것이었지요.

노무현 정권 때 재벌 삼성에서 고위공무원 교육을 시켰습니다. 참여정부란 명칭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만들어줬다고 하지 않습니까? 전경련이나 삼성경제연구소 제안기획이 정책이 되다시피 했고요. 무능하기도 했지만, 어떤 프레임이나 덫으로 마구 밀려났던 건지, 그래놓고 나서 정권을 빼앗기니까, 이제 선거 때가 와서는 무조건 반이명박으로 뭉치자고 말합니다. 물론 반이명박입니다. 그러나 우선될 게 있지요. 지난 2년 민주당은 처절한 반성을 하면서 국민 대중들에게 바짝 다가가는 어떤 체계적인 정직한 노력도 엿볼 수가 없었습니다. 더욱이 오늘의 민주당을 보면, 근본은 민주주의가 위기인데 '서민정치' 타령만 하는 지경입니다.

이갑용 - 얼마 전 출판 기념행사에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출신인 전직 청와대 비서관이 찾아왔습니다. 제가 민주노총 위원장일 때인 김대중 정권 때나 노무현 정권 임기 내내 저는 그들 정권에 비판적이었고 또 이번에 출간한 제 책의 큰 주제 또한 진짜 진보와 민주주의를 위해 지난 두 정권의 계급적 본질을 깨달아야 한다고 쓴 터라 뜻밖이었습니다.

그는 저에게 말하기를 '노무현 정부 때 노동 정책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 잘못했다. 비정규직 문제도 그렇게 되지 않도록 잘해보려 애썼지만 결국은 잘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권력 운영에 참여했던 사람이 직접적으로 참여정부의 노동정책이 잘못되었고 우리가 잘못했다고 말하는 걸 저는 그 자리에서 처음 들었습니다. 대중을 상대로 한 공개발언이 아니고 개인적으로 한 말이지만, 저는 이런 솔직한 시인과 사과가 노동자들에게 직접 전해져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더 많이, 더 공개적으로 사죄해야 합니다.

거듭되는 오판

김상수 -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 많은 노동자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빈소에 열을 지어 찾아가 울음을 울었습니다. 그런데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 눈물의 의미를 곡해하고 있습니다. 국민참여당이 노무현 정신을 이어받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유시민 전의원은 대구 수성에 출마했다가 낙선을 했는데, 출마 전에는 '낙선하더라도 몇 십 년 만에 맺은 대구 지역과의 인연을 바꾸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했지만, 선거가 끝나자 곧바로 주민등록을 옮겼습니다.

▲ 이갑용ⓒ김상수

이갑용 - 그 사람들은 노동자들이 흘린 눈물을 무조건적인 애정으로 착각하는 겁니다. 그들은 또다시 오판을 하고 있는 겁니다.

김상수 - 정말 사태를 정확하게 내다보는 힘들이 우리 사회에서 이렇게 작동하기가 어려운지 절망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외부로 잠깐 눈을 돌려보면 세계는 나라간 국경 자체의 한계나 차이를 뛰어넘어 지구촌 전체를 하나의 경영단위로 시장터로 삼는 것이 현실이고, 그 양태는 무차별 공세적이고 침략적입니다. 그런데도 세계화에 대한 국가 이데올로기적 환상은 여전합니다.

IMF에 대한 반성은 시간이 흘러도 없습니다. 그 당시 경제 관료들이 이명박 집단에 등장해 다시 나왔습니다. 우리는 부패라는 사회기초 단계도 수습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지구화 세계화(globalization)란 말은 좀 유식한 말로 사회적 범주의 탈공간화입니다. 세계 자체가 이미 불안정성의 정치경제이고 자본주의의 적(敵)은 이익만 밝히는 자본주의라는 얘기가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문제의 본질을 보는 눈은 전혀 없거나 문제를 왜곡해서 노동비용이 하락하면 이익이 상승한다는 허구를 들이대는 식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내몰면서 사람 목숨을 너무나 하찮게 여기는 것이 경제경영이라고 알고 있는 수준입니다.

이갑용 - 저는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 대한 비판을 좀 더 하겠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등장하기 이전부터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 대해서 말하기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갖다 붙였습니다. 그런 말은 턱도 없이 이명박 정권이 할 소리가 아닙니다. 말장난을 칠 얘기가 아니라는 얘깁니다. 그런 얘기는 노동자들이 해야 하는 얘기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사람들이 지방 선거를 앞둔 지금 또 다시 모든 민주 진보 진영의 대단결을 주장하는 소리가 고장 난 녹음기처럼 들려오고 있습니다.

저는 먼저 '잃어버린 염치'부터 찾아야 한다고 말하겠습니다. 두 전직 대통령이 남기고 간 민주주의와 진보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말합니다마는, 그러나 성찰과 반성을 통한 배움이나 진보로 나아가지 못하고 칭송과 숭배를 통한 세 모으기로 가려는 시도들은 틀렸습니다. 노동자들의 분신(焚身)을 두고 '죽음으로 무언가를 요구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한 대통령은 역설적으로 죽음을 통해 민주주의에 대한 화두를 던졌습니다.

역대 최대 노동자 구속수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신했던 두 정부한테서 배울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누구에 의한 민주주의입니까? 너무나 가혹한 질문입니까? 이런 질문이 불편합니까? 아닙니다. 저는 이 질문에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사람들은 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물음에 답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고는 어떤 정치적인 결사도 진정성을 의심받을 겁니다. 이명박은 차라리 쉽습니다. 이명박은 너무나 선명하게 나쁜 적입니다.

김상수 - 전위원장의 얘기와 그대로 연결됩니다마는, 3개월 후면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반 한나라당 민주대연합, 진보대연합 등,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갑용 -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이 왜, 지지율이 정체되어 있을까요? 정체정도가 아니지요. 지지율이라고 얘기하기에도 창피한 수준입니다. 진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노동자들 입장에서 제대로 된 정책 정당으로 최선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면 지지율이 지금 이 지경은 아닐 겁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선거 때만 되면 노동자 타령을 합니다. 노동자를 생각하는 듯이 얘기하지요. 하지만 이들 얘기의 중심에는 진짜 노동자란 없습니다. 차라리 노동자를 외면하지요. 1800만 노동자들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어왔다면 지지율이 지금처럼 한 자리 숫자에서 멈춰있지만은 않을 겁니다.

김상수 - 무엇이 문제인가요?

이갑용 - 관료적인 습성 때문입니다. 다 자기만 잘 낫다고 생각합니다. 겸손이나 희생, 이런 건 저리 치워지고, 배제나 외면에 익숙한 문화에 길들여졌다고 할까요? 자기생각들만 최고지요. 민주노총도 마찬가지지만 진보당들도 정파주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파가 공조직인 당보다도 우위에 있는 현실입니다. 매사 대립과 갈등으로 어떻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건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명박 2년을 포함해서 김대중 노무현 시대 10년, 지난 12년간 아무도 노동자를 진실하게 대변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노동자들은 경험했습니다. 이런 현실인데 진보정당의 지지율이 오를 수가 있겠습니까? 없지요.

결국은 노동자들의 계급적 자각입니다. 요즘은 '계급'이란 말을 입에 올리면 아주 시대착오적인 취급을 받습니다. 그러나 냉정한 현실은 '계급'입니다. 계급의식을 방해하는 가짜 담론으로 애매하게 얘기하는 습관부터 버려야 합니다. 끼리끼리의 반목과 활동을 몰아내고 진짜 노동자들의 처지와 형편을 제대로 개선하겠다는 의지와 실천에서 진보정당의 존재당위가 있는 겁니다.

김상수 - 저는 2008년 4월에 있었던 총선에서 경남 사천구 강기갑의 기적을 생각해 봅니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싸움에서 이겼습니다. 집권당 최고 실세라는 이방호 의원을 농민 강기갑이 꺾었습니다. 선거에서 이긴 것은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강기갑 의원이 농민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지역에서 농사도 지었고 농민의 현실을 그 어떤 누구보다 대변하는 진정성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갑용 - 진보정당의 추동력이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하고 따져야만 합니다. 노동운동을 하면서 우리는 많은 실수를 하고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우리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진정성이 없는 우리 내부의 적들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나 처벌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런 반성의 실천이 불가능하게 한 게 바로 정파의 득세였습니다.

내부의 적과의 싸움은 끈질겨야 한다

김상수 - 밖에서 보는 시선입니다마는 민주노총도 국민파니 무슨파니, 지금 말씀처럼 정파라고 하나요? 이해가 어려운 데, 힘을 다 같이 결집시켜 싸워도 어려운 현실인데, 큰 뜻은 놓치고 자기파다, 아니다, 이런 식이니 정말 납득이 안 됩니다.

이갑용 -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최초의 목적이나 뜻을 배반하고 그 때 그 때 드러난 문제들을 정파의 이익만 앞세워서 대강 대강 덮고 넘어가자는 식이 바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가령 민노총의 과거에 있었던 재정위원장 비리, 수석 부위원장의 비리,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의 집행부 비리, 임원이 저지른 성폭행비리, 정리해고 비정규직 입법 저지 실패, 단위 노조에서 정규직들이 저지르는 비정규직에 대한 횡포 등이 드러났을 때, 그 때 그 때 문제를 바로 잡는 노력이 없었거나 부족했고, 민주노총이라는 조직이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하고 처리하는 잘못된 방식이 이 때 굳어진 것입니다. 같은 정파에 속한 사람의 잘못은 절대 건드리지 않고 보호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욕하는 부류들이 저지르는 행태를 우리 자신도 그대로 보이고 있는 겁니다.

김상수 - 민주노총 위원장의 강력한 민주적 리더십이 절실한 때입니다. 민주노총은 한국사회에서 분명한 역할이 있습니다. 진보정당들을 견인하는 입장도 있습니다. 지금처럼 위원장을 간선제로 뽑는 선거방식은 조합원 전체가 투표에 참여하는 직선제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전위원장으로서 의견은 어떻습니까?

이갑용 - 그렇습니다. 조합원들의 직접 의사가 반영되는 직선제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이 문제는 민주노총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하는 첫걸음이기도 합니다.

김상수 - 전 위원장한테 제가 민주노총 문제를 묻는 이유는 전 위원장으로의 지난 경험이 현재의 민노총에 발전적으로 전수되는 측면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어떻습니까? 1999년 9월, 1년 6개월의 민주노총 위원장 임기가 끝났을 때 가장 아쉽고 괴로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이갑용 - 아쉬운 점은 너무나 많습니다. 괴로웠던 일들도 많았고요. 특히 임기 말에 있었던 진형구 대검공안부장이 대낮에 기자들과 폭탄주를 마시다가 "조폐공사 파업은 사실 우리가 유도했다"라고 불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세상이 발칵 뒤집히는 얘기지요. 상식이 통용되는 선진국 같았으면 정권이 퇴진당하는 사건입니다.

공안검찰이 노조내부를 교란시키면서 정치공작으로 노조를 파괴했던 겁니다. 그것도 대외적으로는 민주정부라는 김대중 정권에서 말이지요. 저는 투쟁할 대상이 명확했고 확실한 증거까지 있었던 이 사건을 제대로 짚어서 저의 방식대로 투쟁을 밀어붙였어야 했었는데, 그걸 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저는 임기가 끝나 있는 상태였고 내부에 있는 '박쥐'들이 '김대중 정권은 '우리가 뽑았으니 지켜줘야 한다'는 식이었지요. 역부족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민주노총 위원장 시절 노동운동 안의 '박쥐'들과 참 많이 싸워야만 했습니다. 이들은 끝없이 권력을 추구했습니다. 투쟁을 방해했고 노동자한테 가혹하게 대하는 정권인데도 '박쥐'들은 '그래도 다른 정권보다 낫다, 우리와 말이 통한다' 하면서 끊임없이 내부에서 흔들기를 하다가 나중에는 정권의 품으로 달아났습니다.

진형구 사건도 특검까지 갔지만 진형구는 3자 개입 금지조항으로 일부 유죄를 선고받았을 뿐이고, 조폐공사 사장은 무죄까지 받습니다. 진형구는 이후 변호사 개업해서 잘 살고 있습니다.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해결의 '변수(變數)'는 특검도 청문회도 아니었습니다. 민주노총의 투쟁으로 정권의 잘못된 권력에게 한계를 분명하게 역사적으로 일러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때 깨달았습니다. 이 '변수'는 언제 어떤 문제이든 '상수(常數)'로 여겨야 비로소 우리는 이길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김상수 - 내부의 적이 항상 문제군요.

이갑용 -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정권과 야합하는 내부 인물들 때문에 민주노총은 급격하게 약화됐습니다. 조합원들로부터 믿음도 잃어갔고요. 언론연맹위원장은 자신의 사업장인 KBS부사장으로, 민주노총의 부위원장과 사무총장을 했던 사람은 민주당의 국회의원으로, 민주금융연맹위원장은 산재의료원 감사와 이사장으로, 화학연맹위원장은 노동부 공무원으로 변신을 했습니다. 노동자들의 고통을 팔아 일신의 영달을 꾀한 겁니다.

김상수 - 민주노총의 문제는 과연 이 조직이 무엇을 위한 조직인지, 조합원 모두가 체감하는 노선과 전망이 없다는 얘기가 나온 지 오래됐습니다. 대기업 정규직 조합원들의 입장이나 처지만을 대변하는 데 머물렀던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벌써 있었습니다. 노동현장에서는 자신의 이익과 고용 안정을 위해 비정규직 사용을 용인하고 비정규직 철폐는 구호로만 머물고 있었습니다. 민주노총이 역할을 하겠다면 자영업자 실업자 이주노동자의 문제도 인식해야 하지만 가장 시급한 게 비정규직과의 연대노조운동도 필수입니다. 물론 민주노총도 오늘의 사태를 알고 있겠지만요.

이갑용 - 문제의 근본은 투쟁방식입니다. 노동현장과 노총 집행부가 현실을 제대로 알고 서로 원활하게 소통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지도부 중심으로만 조직이 굴러갔고, 노총의 조직 권력이 중앙 집중의 간선제에 산별연맹 중심으로 돼 있기 때문입니다. 내부 정파 갈등이란 근본적으론 별 차이 없는 정파들이 서로 반목을 하면서 현재의 구도를 만들고 지키는 것에만 급급했습니다. 그러니 운동성을 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이 '민주노총 충격보고서' 따위의 출판 보고회를 엽니다. 민주노총 초대 사무총장을 지낸 뒤 변신하여 뉴라이트신노동연합 상임대표를 맡았던 고 권용목씨, 이미 고인이 된 사람의 이름까지 야비하게 끌어다가 마치 민주노총이 온갖 부패와 비리, 불법 파업, 조직 내부의 비민주성 등으로 민주노총이 악의 근원인 듯 다루면서 민주노총 죽이기를 해도 민주노총 집행부는 속수무책으로 바라보는 지경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무기력한 현실을 깨트리기 위해서는 정파부터 없애고 조직을 선순환 시켜야합니다. 이게 급선무입니다.

다시, 누구의 무엇을 위한 민주주의인가?

김상수 - 민주당이나 진보정당들 뿐만이 아니라 민주노총의 위기도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고 있습니다. 전위원장으로, 민주노총은 과연 어떤 혁신이 필요합니까?

이갑용 - 민주노총은 어떤 누가 뭐라고 해도 한국사회에 꼭 필요한 소중한 조직입니다. 민주노총의 위기는 한국 진보운동의 위기이기도 합니다. 민주노총을 살리는 일은 민주노총만을 위한 일이 절대 아닙니다. 민주노총의 시급한 문제는 정파 관료들의 담합을 근본으로부터 추방시키는 제도 개혁이 있어야 합니다. 노동자로의 계급 의식 부족, 출세지향, 비리, 반조직행위, 투쟁 회피 등은 민주노총 안에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 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쓴 이유도 바로 이 문제를 혁파하는데 조금이라도 이바지하겠다는 심정이었고 자기반성과 고백이었습니다.

김상수 - 2002년에 노동자 후보로 울산 동구에서 구청장으로 당선됐다가 임기 4년을 채우지 못하고 2005년 3년 4개월 만에 물러났습니다,

이갑용 - 민주노총 위원장 때도 임기를 못 채웠고 현대중공업 위원장일 때도 임기를 못 채웠는데, 선거로 뽑힌 단체장 임기는 채우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팔자인지 구청장 임기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공무원 노조에 대한 징계를 거부한 탓입니다. 이전에 노동운동하면서 두 번이나 감옥을 갔다 왔고 처벌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습니다마는 구민들의 직접 투표로 당선된 자리까지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그 당시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 출신 구청장으로 공무원 노조에 대한 연가 투쟁은 엄호해야 한다는 신념을 거슬리면서 구청장을 계속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경찰은 지방공무원법 58조(공무원 집단 행위금지) 위반 혐의로 출석 요구서를 보내왔습니다. 저는 그냥 무시했습니다. 그랬더니 검찰이 고발을 해 벌금형을 때렸습니다. 벌금도 안내고 버텼는데 공무원 노조가 자신들 때문에 입은 피해라며 대신 벌금을 납부했습니다. 경찰이 구청장인 저를 연행하겠다고 협박할 때는 공무원 노조 20여명이 아침이면 집 앞에서 기다렸다가 출근길에 동행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구청장을 지키겠다고 온 것입니다. 이만하면 참 행복한 구청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김상수 - 노동자로 구청장이었습니다. 노동자다운 구청행정의 원칙은 어떤 것들이 있었습니까?

이갑용 - 정말 고민했습니다. 노동자다운 행정은 무엇인가? 진보적인 행정을 지역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 것인가? 기득권 정당이 구청장 자리를 차지한다 해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제도적인 정착이 임기 안에 가능할까, 이런 고민들을 했습니다.

김상수 - 예산권과 인사권이란 두 가지 구청장으로서의 기득권을 스스로 버렸다고 책에서 봤습니다.

이갑용 - 민주주의라는 게 실천 의지라고 경험했습니다. 인사잡음이 없어지고 예산 집행은 투명해졌습니다. 제가 사퇴를 당하고, 이후 울산 동구구청행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울산시장 선거에 나설 수도 있다

김상수 - 정치에 직접 다시 뛰어들 생각은 없습니까?

이갑용 - 정치를 한다면 노동자로 정치를 하는 거겠지요.

김상수 - 어떻습니까? 이번 지방 선거에 울산시장으로 출마할 의사는 없습니까?

이갑용 - 조만간 진보정당들을 향해서 그리고 민주당에도 공개질의를 할까 합니다. 철저하게 과거와 현재를 반성하고 향후 어떤 정치지향을 할 것인가를 저는 노동운동을 하는 동지들과 상의하여 묻고자 합니다. 그들이 정신을 차린다면 굳이 제가 나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정치를 지향하지 않습니다. 저는 노동자입니다. 그러나 분명하게 말합니다. 노동자는 더 이상 정치의 들러리가 아닙니다. 지금 저는 선거에 나설만한 조직도 돈도 없습니다. 선거는 냉정한 현실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를 우습게 알고 노동자를 계속 기만한다면 저라도 나서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노동을 하고 노동운동을 한 지역인 울산에서 시장으로 나서는 것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단 얘깁니다.

김상수 - 이번에 출판하신 책, '길은 복잡하지 않다'를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 길은 복잡하지 않다

이갑용 - 감사합니다.

이갑용은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198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1987년 노동조합을 만난 뒤부터 노동운동가로 단련되었다. 1998년 민주노총 위원장을 한 후, 2002년에는 노동자 출신으로 울산 동구에서 구청장으로 당선되었지만 2005년 임기 3년 4개월 만에 공무원 노조에 대한 징계를 거부해 중도 사퇴 당한다. 이후부터 현재까지 노동운동에 노력을 바치고 있다.

(☞바로 가기 : 필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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