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에서 부실한 답변과 불성실한 태도로 '백지 진숙'이란 별명까지 얻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자질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이미 '부적격' 결론을 내렸고, 새누리당은 공식적으론 '적격' 의견을 유지하고 있지만 당 내부에서도 회의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5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진주처럼 나타난 새 인물이 아니다. 관료로서의 노련함과 능숙함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연구자로서의 소신조차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윤 후보자를 '모래밭 진주'처럼 발굴했다고 내세운 점을 정면으로 비판한 셈이다.
김 의원은 "인사청문회 내내 준비되지 못한 모습이나 책임지지 못하는 모습이 대단히 실망스러웠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조차 이런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윤 후보자가 2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불성실한 답변은 물론 해양수산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업무 지식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윤 후보자는 어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율을 묻는 질문엔 "모르겠습니다. 하하"라고 답하는가 하면 항만 권역이 몇 개냐는 질문엔 "권역까지는 잘…"이라고 답해 의원들의 한숨을 자아냈다.
심지어는 '해양수도가 되기 위한 비전이 뭡니까'라는 질문에 "해양~크크"라고 웃기만 해 태도 논란 역시 가열됐다.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인터넷상에서 개그콘서트보다 더 웃긴다는 윤 후보자의 청문회 동영상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며 "장관 후보자가 조롱거리로 전락해서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후보자는 박 대통령의 치명적 실수"라며 "해양수산부 관료조차 창피해서 일 못하겠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다시 지명해서 보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모래밭에서 찾은 진주'라고 칭송했던 윤진숙 후보자는 그냥 '모래'였다"며 "'몰라요 진숙', '까먹 진숙', '백지 진숙' 청문회를 보는 것 자체가 민망했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윤 후보자에게 마지막으로 신상 발언의 기회를 준 뒤,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를 최종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윤 후보자로선 일종의 '재시험'을 치르게 된 셈인데, 이미 불신이 커진 여야 의원들의 합격점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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