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 들고 남하한 북한군에게 "어떻게 오셨나?"

'노크 남하' 전에 '권총 호출 남하' 있었다

동부 전선에서 북한군이 철책을 넘어 한국군 초소 문을 두드리는 '노크 남하'가 논란이 된 가운데, 4년 전 서부 전선에서 '권총 호출 남하'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증언자는 경기도 파주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온 전 북한군 중위 이철호 씨다.

YTN이 15일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 씨는 2008년 4월 27일 탄알 30발을 장전한 권총을 지니고 철책을 뛰어넘었다. 오후 2시 무렵, 비무장지대를 지나 한국군 철책과 최전방 경계 초소가 보이는 지역에 도달한 이 씨는 투항을 뜻하는 하얀 천을 흔들며 권총을 7발 쐈지만, 한국군 초소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

이 씨는 "총을 7번인가 쏜 것 같다. 7번 쐈는데 소식이 없더라. 그래서 다시 거기서 500미터를 달렸다."고 말했다. 이 씨는 기다리다 지쳐 풀숲에 숨어 2시간 동안 잤다. 그래도 한국군이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자, 이 씨는 초소까지 걸어가 군인을 불렀다. 이 씨는 비무장 상태에서 당황한 한국군이 자신을 맞이했다고 증언했다.

"'장병, 장병' 이렇게 불렀다. 그런데 한 명이 보더니 그냥 올라가더라. GP(전방 경계 초소)에서 반바지 입은 하사관(부사관)이 나오더라. 통문에 얼굴을 내밀더니 '어떻게 오셨나'고…."

이 씨는 한국군 부대원들이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숨기고자 상부에 거짓 보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군 부대가 1년에 두 차례 한국군 최전방 초소 근처까지 침투하고 있으며 자신도 그 부대의 이동 경로를 따라 내려왔지만, 한국군이 이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