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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보배, 여자양궁 개인전 金…'최대 2cm 차이'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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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보배, 여자양궁 개인전 金…'최대 2cm 차이' 승리

[런던올림픽] 연장 접전 끝에 멕시코 선수 물리쳐…2관왕

기보배가 2012 런던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건 기보배는 이로써 2관왕에 올랐다. 한국 선수단이 이번 대회에서 획득한 금메달도 7개로 늘어났다.

기보배는 2일(현지 시각)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개인전 결승에서 멕시코의 로만 아이다를 세트 스코어 6-5로 물리쳤다. 바람이 만만찮게 부는 가운데 펼쳐진 이날 경기는 접전이었다. 기보배가 앞서가면 로만 아이다가 곧바로 추격하며 두 차례나 세트 스코어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세트 스코어 5-5 동점 상황에서 슛오프(연장전)가 시작됐다. 단 한 발로 금메달과 은메달이 갈리는 순간이었다. 기보배가 먼저 활시위를 당겼다. 9점 선에 근접한 8점이었다. 한국 중계진 사이에서 "어렵게 되지 않았나" 하는 말이 나올 즈음, 로만 아이다의 화살이 과녁을 향했다. 기보배와 같은 8점이었다. 그러나 7점 선에 가까운 8점이었다. 기보배의 화살보다 정중앙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기보배의 승리였다.

경기가 끝난 후, 백웅기 여자 대표팀 감독은 기보배의 화살이 로만 아이다의 화살보다 "5mm 정도 더 안에 있었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슛오프에서 (기보배가) 먼저 8점을 쏘고는, 질 확률이 80-90% 정도 된다고 봤다"면서도 "그래도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 희망을 잃지 않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슛오프 때 두 선수가 쏜 화살의 거리 차이가 5mm 이상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장영술 한국 총감독은 "거리 차이가 1cm 이상인 것 같았다"고 말했고, 방송 중계에서도 '2cm에 조금 못 미치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어쨌건 기보배의 금메달을 확정한 건 '최대 2cm'이라는 간발의 차이였다.

▲ 기보배 선수가 여자양궁 개인전에서 우승한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장전에서 멕시코 선수가 쏜 화살, 보지 못했다"

극적으로 개인전에서 우승한 기보배는 "로만 선수가 쏠 때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활 쏘는 소리를 듣고 전광판을 봤는데, 자신의 화살보다 정중앙에서 더 멀리 떨어진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는 말이다.

기보배는 그동안 기대주로 주목받았지만 국제 대회 개인전 우승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8강전에서 떨어졌고,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32강전에서 탈락했다. 기보배는 런던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아쉬웠던 그간의 기억을 털어버릴 수 있게 됐다.

기보배의 우승으로, 한국 여자양궁 선수들이 올림픽 개인전에서 획득한 금메달은 7개가 됐다. 1984년 서향순, 1988년 김수녕, 1992년 조윤정, 1996년 김경욱, 2000년 윤미진, 2004년 박성현까지 한국 여자양궁 선수들은 그간 올림픽 개인전에서도 정상의 자리를 누려왔다. 그러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중국의 장쥐안쥐안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그렇게 멀어졌던 올림픽 개인전 정상의 자리를 기보배가 8년 만에 되찾았다.

기보배와 함께 개인전에 출전했던 최현주와 이성진은 각각 16강과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최현주는 총점에서 앞섰지만 세트 스코어에서 밀려 탈락했다. 세트제는 한 세트에 3발, 최장 5세트까지 대결해 세트 스코어에 따라 승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이번 런던올림픽 때 도입됐다. 세트제와 관련, 30년 가까이 세계 여자양궁에서 정상을 지키고 있는 한국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웅 감독이 이끄는 멕시코는 이날 여자양궁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멕시코가 올림픽 양궁에서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가 끝난 후 이웅 감독은 "한국과 멕시코가 결승에서 만나는 게 내 꿈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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