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판 언론학의 선구자이자 존경받는 참여 지식인으로 잘 알려진 이상희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명예교수가 9일 새벽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1세다.
고인은 국내 비판커뮤니케이션의 1세대 학자 가운데 한 명으로서 역사와 경영, 취재보도 등에 관한 연구에 머무르던 언론학을 거시적이고 비판적인 연구로 확장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1980년대 편저로 출간한 <커뮤니케이션 이데올로기>는 1980년대 언론 현실을 비판한 젊은 연구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또 고인은 적극적으로 사회 활동에 나선 참여지식인이기도 했다. 고인은 1991년에 서울대 교수협의회장을 맡아 사회와 교육의 민주화에 나섰으며 언론개혁시민연대, 21세기언론연구소 이사장과 참여연대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아울러 방송위원회 이사, KBS 이사,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 시절 방송위원장을 맡았지만 간암 증세가 발견돼 한 달 뒤 물러났다.
지난 3월에는 이 교수가 지난 40여년간 저널과 학술지 등에 썼던 논문과 시론, 에세이를 모아 펴낸 글 모음집 <다시 언론자유를 생각하다>(한길사)도 발간됐다. 이 책은 이 교수의 '지식인론', '공동체론', '한일관계' 등의 시론과 자신의 학문 여정에 대한 대담, 비판 커뮤니케이션론에 대한 학술 논문 등을 담고 있다.
유족은 부인 오경자(75) 씨와 슬하에 이지원(한림대 교수), 지현(메트라이프부지점장), 지사(주부)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영안실 특실이며, 발인은 12일 오전 5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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