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2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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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머, 페미니스트세요?" 그들의 냉소에 답한다!
[마녀의 '도서관 편지'] <기획된 가족>의 저자 조주은에게
지난 설 연휴 마지막 날, 최근에 나온 당신의 책 기획된 가족(서해문집 펴냄, 2013) 을 다 읽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도서관에서 현대 가족 이야기(퍼슨웹 기획, 이가서 펴냄, 2004)를 빌려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책을 나온 지 9년이나 지나 이제야 읽다니 자책하면서. 사실 조주은이라는 이름은 몇 해 전에 이미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김이경 소설가·독서 칼럼니스트
선생님, 여중생에게 못 볼 거 보여주셨어요!
[마녀의 '도서관 편지'] <분노의 포도>를 권해주신 선생님께
긴 세월이 흐른 오늘에야 선생님께 편지를 씁니다. 어쩌면 선생님의 제자이던 그 시절 한 번쯤은 안부 편지를 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반항적이긴 해도 예의 바른 아이였으니 선생님께 받은 책 선물에 대한 답례로 카드 한 장 썼을 것도 같은데, 기억이 없기도 하거니와 어쩐지 그랬을 것 같지가 않습니다. 선생님이 주신 책을 숙제가 아닌 선물로 여기게 된 것은 방학이
암흑의 시대, 절망하라 또 절망하라!
[마녀의 '도서관 편지'] 몽테뉴와 슈테판 츠바이크
세밑의 뒤숭숭한 분위기 탓일까요? 얼마 전부터 책이, 책 읽기가 싫습니다. 도서관 신간 코너에 책들이 빼곡한데 읽고 싶은 책이 없습니다. 현실을 비판하고 시대를 걱정하는 책들, 불안한 영혼에게 위로와 긍정의 당의정을 처방하는 책들, 혼돈스런 세상에선 과학적·철학적 지식이 힘이라고 역설하는 책들… 제목만 봐도 내용을 알 것 같은 책들을 멀거니 바라봅니다. 돈
그 주부, 감옥에 열두 번 갇힌 이유는?
[마녀의 '도서관 편지'] '여성' 정치를 찾아서
정치를 회의하던 젊은 그녀들에게편지를 쓰려고 펜을 들긴 했으나 수신인을 쓰는 것부터 고민이 됩니다. 우연히 찻집에서 당신들을 어깨 너머로 봤을 뿐, 어디 사는 누군지 말 한마디 나눈 적 없는 생면부지의 인연이니까요.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쓰겠다는 건 아줌마 특유의 오지랖이 분명합니다. 낯선 아가씨의 치마에 붙은 실밥을 떼어주거나 묻지도 않은 길을
영국인이자 아랍인, 지식인이자 추방자인 그대여!
[마녀의 '도서관 편지'] 에드워드 사이드에게
에드워드 사이드에게,당신께 편지를 쓰리라곤 생각한 적 없기에 '에드워드 사이드에게'라고 쓰면서도 어쩐지 어색하네요. 당신의 대표작인 오리엔탈리즘을 읽다가 난해한 복문과 방대한 분량에 치여 중도에 책장을 덮은 것이 두 번. 그 뒤로 당신은 내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고전의 저자로 남았습니다. 아마 올 가을 그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영원히 그런 채로, 내 자
내 청춘의 구원자, 그를 버린다!
[마녀의 '도서관 편지'] <인간 실격>의 다자이에게
'마녀의 '도서관 편지''는 소설가이자 독서 칼럼니스트 김이경 씨가 새롭게 선보이는 편지 형식의 독서 칼럼입니다. 그는 마녀의 독서 처방(서해문집 펴냄), 마녀의 연쇄 독서(후마니타스 펴냄) 등의 독특한 독서 칼럼집을 펴냈으며. 필명 '마녀'로 활동 중입니다. 새 글은 매달 첫째 주에 발행됩니다. 편집자첫 번째 편지 : 인간 실격의 다자이 오사무에게책을 인
연평도 '쾅' 소리에 쏟아진 눈물, '아! 핏빛 추억이여!'
[親Book] 김연철의 <냉전의 추억>
일병을 달고 첫 휴가를 나온 조카가 나흘 만에 백령도 부대로 복귀하고 나서 불면증이 부쩍 심해졌습니다. 설핏 잠이 들었다가 창밖에서 들리는 희미한 사이렌 소리에 번쩍 눈을 뜨기도 하고, 꿈속에서 누구의 멱살을 잡고 참았던 울분을 터뜨리다가 제풀에 놀라 깨기도 합니다. 그렇게 홀로 깨어 캄캄한 어둠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지금의 이 현실이 꿈인지 몇 해 전 금
"책에 주눅 들지 마세요!"
[親Book] 피에르 바야르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연속극을 보면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띠링' 문자가 왔습니다."한국인의 정체성이란 책을 읽고 충격을 받았어요. 선생님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추천해주세요."얼마 전 독서회에 새로 들어온 부지런한 회원의 문자입니다. 저는 15년째 시립도서관 독서회에서 책을 소개하고 토론을 주재하는 '선생' 노릇을 하고 있는데 그 바람에 종종 이런 식은땀 나는 질문들을 받곤 합
'파병 코드'로 보는 오싹하고 질긴 사대주의 역사
[親Book] 계승범의 <조선 시대 해외 파병과 한중 관계>
어릴 때부터 나는 한국사보다 세계사-사실은 서양사-가 좋았습니다. 위풍당당한 로마제국사, 드라마틱한 프랑스 혁명사, 어쩐지 로맨틱한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에 마음을 뺏긴 내게, 만날 침략이나 당하고 중국에 사대(事大)나 하던 한국사가 눈에 찰 리 없었지요.하지만 대학에서 배운 한국사는 그런 통념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조공과 사대는 중국에 대한 굴종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