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16시 03분
홈
오피니언
정치
경제
사회
세계
문화
Books
전국
스페셜
협동조합
새디스트, 홈리스…예술가 자아 완성의 끝은?
[親Book] 임준근의 <예술가처럼 자아를 확장하는 법>
그러니까 지금도 피우고 있는 담배처럼, 좋을 게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계속해서 읽게 되는 종류의 책들이 있다. 책장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그 책들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쓴웃음이 난다.그들이 약속한 바에 따르면 나는 지금쯤 예술이 된 일상에서 뼛속까지 내려가 마르지 않는 창의성의 바다를 고래(혹은 스누피)와 함께 멋대로 항해하며 나를 유혹하는 생각들
금정연 활자유랑자
출판인 필독! "이것이 '마케팅의 정석'!
[프레시안 books]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 읽는 방법>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 읽는 방법(양윤옥 옮김, 문학동네 펴냄)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수학의 정석을 연상시키는 시침 뚝 뗀 제목과 띠지에 적힌 문구다."그 소설 어때?"란 친구의 질문에 "재미있다" "재미없다" 말고 좀 더 멋지게 대답할 수 없을까? 일본 현대 문학의 기수 히라노 게이치로의 '깨알 같은' 소설 감상법!과연 솔깃한 이야기다. 어쩐지 이 책
'죽도록 책만 읽는 바보'를 위한 변명
[親Book] 에코와 바르트, 김수영이 말하는 '책 읽기'
찬도 변변찮은 밥상이건만, 어쨌든 책 밥을 먹는 입장이라 매일같이 인터넷 서점을 들락거리며 신간 목록을 확인하게 된다. 하루에도 수백 권씩 쏟아지는 책, 책, 책, 책들.마우스 휠을 바쁘게 돌려가며 표지와 제목, 저자를 일별할 뿐이지만, 꼭 읽어야 할 것 같은 강박을 안겨주는 책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지긋지긋하지만 그렇다. 이미 읽어야 할 책은 산더미. 아
원숭이와의 '섹시' 대결, 인간 수컷이 할 수 있는 일은?
[親Book] 허먼 멜빌의 <모비 딕>
사랑스러운 여자친구에게 원숭이가 섹시하다는 말을 듣는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코믹 SF 작가 더글러스 애덤스는 "우리는 영장류에서 가장 성공하고 부자가 된 일족으로, 우리보다 덜 성공한 친척들을 어찌 되었든 보살펴야 한다"(마지막 기회, 109쪽)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세상의 이야기일 뿐이다. 친척들이 종종 우리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그저
"아이돌도 아닌 ○○ 따위에 인생을 낭비해?"
[1주년 특집] 금정연, 서평을 심문하다
서평에 대해 생각할 때면 나는 조지 오웰을 떠올린다.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평소에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먼저 밝혀야겠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시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고 아이돌 그룹도 아닌 서평 따위를 생각하느라 인생을 낭비하지는 않을 것이다.다만 파국처럼 도래한 마감이 임박한 새벽이면, 어떤 종류의 불안과 함께 나도 몰래 조지 오웰을
섹시도, 도발도 없는 라면들…"제발, 계란이라도!"
[라면을 닮은 쌍둥이 소설]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 vs <옷의 시간들>
한날한시에 태어난 것으로 모자라 한날한시에 장편 소설을 출간하다니. 쌍둥이는커녕 형제 하나 없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조금 서럽기도 하다. 한 친구가 내게 말한다. "각자 소설을 썼는데, 알고 보니 같은 내용… 뭐 그런 게 아닐까? 기적적으로." 어쩐지 그럴 듯한 이야기다. 물론 그랬다면 굳이 두 권의 책으로 출간되지는 않았겠지만.사실 장은진의 그녀의 집은 어
'자뻑' 베스트셀러 작가, 대학살에 집착한 이유는?
[프레시안 books] 얀 마텔의 <베아트리스와 버질>
모든 것이 끝나는 어느 날,우리가 겪은 일들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171쪽)소설은 질문의 양식이다. 위대한 소설은 겉만 번지르르한 해답을 들려주는 대신 질문을 던지고, 우리의 삶을 뒤흔드는 것은 언제나 정답이 아닌 질문 그 자체다.이것은 범상하고 조잡한 또 하나의 일반론이지만, 나는 커다랗고 공허한 어떤 것(인생 전반·인류의 미래·세계의 평화와 문학의
'익숙한 미로'·'헤맴의 미학'…한국 문학의 축복?
[프레시안 books] 최제훈의 <일곱 개의 고양이 눈>
폐쇄된 미로에 갇힌 사람은,얼마나 헤매어야 그 미로가 폐쇄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될까? (179쪽)네 개의 중편으로 이루어진 최제훈의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의 말미에 실린 평론가 정여울의 해설은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스포일러 없는 비평이 가능할까?" 나는 오히려 이렇게 묻고 싶다. "이 소설에 대해 스포일러가 가능할까?" 말하자면 아돌포 비오이 카
돌아온 시체들, 그만 길을 잃다
[프레시안 books] 김중혁의 <좀비들>
좀비들(창비 펴냄)은 등단 11년차에 접어든 김중혁의 첫 번째 장편 소설이다. 작가의 문학적 야심은 마지막 쪽, 작가의 말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이렇게 쓴다."이것은 좀비들의 이야기가 아니다."놀랄 만한 말은 아니다. 좀비 이야기는 언제나 좀비 이야기가 아니었으니까. 그것은 불가해한 타자에 대한 공포이거나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은유였다. 그렇다면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