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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 에이즈 치료제 '푸제온' 강제실시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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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 에이즈 치료제 '푸제온' 강제실시 기각

인권위 권고 무시…인권위는 "통상 문제, 가능성 없다"

국내 환자와 외국 제약업체 사이에서 특허청이 제약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특허청은 에이즈 치료제 푸제온에 대해 신청한 강제실시 청구를 기각했다고 19일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날 특허청에 내놓은 의견에 배치되는 결과다.

일부 에이즈 환자에게 필수적인 푸제온 가격, 월 180만 원

강제실시란 공익을 위해 정부가 한시적으로 특허권을 적용하지 않는 조치다. 생명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의약품 등을 공급하기 위해 주로 쓰인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특허권자의 허락 없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한국 HIV/AIDS 감염인연대 '카노스(KANOS)'와 정보공유연대 'IPleft'등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푸제온에 대해 강제실시권을 발동할 것을 청구했었다.

인권위 역시 환자 건강권 보호를 위해 푸제온과 관련한 특허권의 강제실시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인권위는 이날 "푸제온은 기존의 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에 저항성이 생긴 AIDS환자의 생명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의약품이지만 현재 안정적인 푸제온 공급 방안이 신속하게 마련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푸제온이 2004년 5월 국내에서 시판 허가를 받은 후 보건복지가족부와 해당 제약사인 한국로슈가 약가 협상을 계속해 왔지만 결론이 나지 않아서 아직 국내에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푸제온을 개발한 제약사 로슈는 1회 주사분 가격이 3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에이즈 환자가 하루에 푸제온 주사를 2대씩 맞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너무 높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인권위 역시 이런 입장이다. 로슈가 정한 가격대로라면, 에이즈 환자는 푸제온 가격으로 한달에 180만 원 이상을 써야 한다. 생업을 구할 수 없는 에이즈 환자가 감당하기에 무리라는 지적이다.

특허청 "푸제온 강제실시, 실익없다" vs 인권위 "통상 문제, 가능성 없다"

하지만 특허청은 이날 나온 인권위 입장을 무시했다. 특허청은 이날 "푸제온이 일부 에이즈 환자 치료에 필요한 것으로, 환자의 생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공급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는 인정되지만 강제실시를 인정할 정도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특히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강제실시의 실익도 없는 것으로 판단돼 기각했다"고 밝혔다.

반면, 인권위는 이날 "많은 나라에서 특허에 대한 강제실시권 발동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거나 발동해 왔다"며 "푸제온 관련 특허 발명을 강제실시한다고 해도 통상 문제가 유발되거나 해당 제약사의 경제적 손실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었다.

현재 푸제온이 반드시 필요한 국내 에이즈 환자 수는 보건복지가족부 측이 155명, 제약사인 로슈측이 68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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