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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난입으로 서울대 시국선언 회견 '난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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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난입으로 서울대 시국선언 회견 '난장판'

60~70대 노인 10여 명 "이명박 대통령이 뭘 잘못했기에…"

서울대 교수들의 시국 선언 기자회견이 보수단체 회원들의 난입으로 난장판이 됐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이 기자회견 도중 회견장에 뛰어들어 회견 자체를 중단시켰다. 난입 이유는 "북핵 문제는 이야기 하지도 않고 이명박 대통령을 끌어내리려고만 한다"는 이유였다.

상황은 서울대 교수들이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국민적 화합을 위해 민주주의의 큰 틀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요지의 성명서를 낭독한 뒤 일어났다. 서울대 신양인문학술정보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10여 명의 6~70대로 보이는 노인들은 일제히 일어나 이번 기자회견이 잘못됐다는 발언을 쏟아냈다.

한 노인은 "기자회견을 하면서 어떻게 국민의례도 하지 않고, 국기도 내걸지 않고 애국가도 부르지 않는 경우가 어디있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노인은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치겠는가"라며 "국가관이 없는 사람들이다"라고 손가락질도 서슴지 않았다.

사회를 맡은 이준호 서울대 교수는 "민주주의를 세우기 위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조용히 해줄 것을 부탁했다. 하지만 보수 회원들의 고함과 손가락질은 멈추지 않았다. 급기야 몇몇 회원들은 기자회견장으로 난입하기도 했다.

▲ 기자회견 도중 10여 명의 노인들이 일제히 일어나 기자회견의 절차 및 내용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프레시안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회원인 이규일(77) 씨는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학교, 그리고 교수가 대체 뭘 가르치겠나"라며 기자회견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자회견 내용을 언급하며 "노무현이 서거했다고 하는데 그건 서거가 아니라 자살"이라며 "비리가 있으니 조사를 받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고 잘못된 표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도대체 뭘 잘못했기에 이런 기자회견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정작 중요한 북핵 문제는 이야기도 하지 않고 있다"고 연신 기자회견장에 앉아있는 교수들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20여 분간의 소동 끝에 김인걸 교수가 이들에게 정중히 사과를 드리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김 교수는 "여러 어르신께서 오늘 이 모임의 형식과 절차에 대해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나라를 걱정하는 생각으로 어려운 자리를 마련한 것에 대한 충정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민주주의가 너무 한편으로 기울어가고, 균형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후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누군가 나서야 한다고도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각자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그 의견이 있고 다른 의견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새는 두 날개가 있어야 난다는 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여기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그렇게 불균형한 강의와 편향된 강의를 하는 사람은 아니다"며 "여러 어른들의 충고는 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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