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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 없는 주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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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 없는 주막

[한윤수의 '오랑캐꽃']<692>

나의 어릴 적 꿈은
'생일 없는 소년'이 되어
'번지 없는 주막'에서
술 한 잔을 하는 거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나에게는 생일이 있었고
우리 동네에는 주막이 없었다.

새벽 산에 갔다가 내려올 때는
무인지경의 골짜기를 택한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야 완전한 자유를 느끼는
내 못된 성격 때문이다.

하늘을 찌를 듯 서있는 빽빽한 참나무 밑으로
아무렇게나 자란 가시덩쿨과 거미줄과 모기떼를 피해
캄캄한 비탈을 헤치고 내려가면
양명한 작은 공터가 나오는데
여기가 나의 주막이다.

이 번지 없는 주막에서
없는 주모를 불러
술 한 잔을 따르게 한 다음
한 곡조 뽑는다.

따르는 이별주는 불같은 정이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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