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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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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루치

[한윤수의 '오랑캐꽃']<670>

바짝 마른 방글라데시 인이 왔다
1년 9개월 동안 용접 일만 해서
불꽃만 봐도 몸서리가 난단다.
"직장 바꾸고 싶어요."

그러나 *노예계약을 하고 와서
고용주의 허락 없이는 옮길 수 없다.

"사장님이 뭐라셔?"
"절대로 사인 못해주신대요."
"그럼 둘 중 하나야. 참고 일하든지, 도망가든지!"

"어떡하면 좋죠?"
"도망갈래?"
"아뇨. 전 불법은 싫어요."
"그럼 참고 일하든지."
"천만에요!"
"그럼 어떡할 거야?"
신경질적으로
"고향 가야죠!"

앗따, 그놈 과격한 게
학교 때 별명이
며루치였을 거 같다.

*노예계약 : 3년 계약. 현재 외국인노동자는 대부분 이 계약을 맺고 오는데 옮길 방법이 없다. 3년 끝나고 1년 10개월의 재계약을 하려 해도 그 회사에만 있어야 하니까. MB 정부가 개악한 최대의 악법으로 '한국은 노예노동을 시키는 나라'라는 오명을 쓰게 만든 조항이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 고쳐질 줄 알았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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