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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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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방콕

[한윤수의 '오랑캐꽃']<666>

1년에서 며칠 모자라는데
퇴직금을 준 회사가 있다.
보통 좋은 회사가 아니다.

다만 마지막 8일 치 임금이 34만 원인데
30만 4000원을 넣었다.

실수로 그랬나,
아니면 공제할 게 있었나?

두 여인에게 물었다.
"그래 3만 6000원 때문에 나를 찾아온 거야."
"예."
"사장님한테 말씀드려 봤어?"
"아니요."
"왜 안 했어?"
"목사님한테 먼저 말씀드리려구요."

괜히 사장님한테 3만 6000원 달라고 했다가
퇴직금 120만 원 도로 내놓으라고 할까 봐
일부러 말을 안 했지! 싶으면서도

"순서가 잘못됐어. 사장님한테 먼저 말씀드리고, 그래도 안 되면 나한테 와야지! 안 그래?"
"그래요."
"그럼 먼저 말씀드리고 올래?"
"예."

손 안 대고 코 풀려는 뽄새가
전혀 태국인 같지 않아서
"너희들 방콕이니?"
물었더니 방콕 근처란다.

속으로 그랬다.
야 임마, 너희가 방콕이면 나는 더 방콕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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