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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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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맛

[한윤수의 '오랑캐꽃']<657>

산에서 만나는 친구 중에 현대그룹 차장이 있는데
그가 오늘 새벽 말하기를
"어제 집에 들어갔더니 아내가 욕조에 물을 받아 놓았더라구요."
"왜?"
"전쟁 나면 식수로 쓴다구요."
"아니, 대학 나온 사람이 그래요?"
"그것뿐인 줄 아세요? 오늘 생수 사러 가재요."
"그래서?"
"싸우기 싫어서 가자고 그랬죠, 뭐."

하긴 단골 밥집 아줌마는 팽팽한 긴장감을 못 견디겠다는 듯
애꿎은 나에게 신경질을 부리기도 했다.
"기왕 (미사일) 쏠 거면 빨리 쏘지, 왜 안 쏜대요?"

한국 사람들이 이 정도니
외국인들은 얼마나 심하겠나?
자기 나라도 아니니까.

요즘 아침마다 사장님들한테서 전화가 온다.
"얘 좀 말려주세요."
돌아가겠다고 난리를 피우는 외국인노동자들을 말려달라는 이야기다.

무조건 떠나는 애들도 있지만
대개는 내가 제시한 타협안을 따른다.
한 달 휴가를 가는 걸로!

이래저래
사장님들
살맛 안 난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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