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밤 서울중앙지법의 영장기각 결정으로 석방된 현덕수 전 YTN 노조위원장은 25일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1층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날선 목소리를 높였다. 목소리는 단호했으나 그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조합원들도 분노의 눈물을 닦아냈다.
현덕수 전 위원장은 법원이 노종면 노조위원장에 대해 구속 결정을 내린 것을 놓고 "지난 22일 우리 네명이 모두 집에서 연행됐다는 것으로도 우리에게 도주의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것이다. 회사 곳곳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다. 무슨 증거 인멸을 하겠느냐"며 "구속은 우리의 지난 8개월간 YTN 노조의 투쟁을 송두리째 앗아가려는 속셈에 다름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 전 위원장과 함께 석방된 조승호 기자도 "어제 몸은 남대문 경찰서를 나오고 있었으나 마음은 노종면 위원장 곁을 떠날 수 없었다.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다"라며 "처음으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느껴봤다. 여러분이 저와 현덕수, 임장혁을 구해줬듯 노종면도 반드시 목숨을 걸고 구해내겠다"고 했다.
▲ 24일 밤 서울중앙지법의 영장 기각으로 석방된 조승호 기자(왼쪽)와 현덕수 노조위원장. ⓒ언론노보 |
이들의 발언에 이어 YTN 노동조합이 튼 동영상에는 영장 실질 심사를 받기위해 서울 중앙법원에 들어서는 노종면 위원장의 모습과 현덕수, 조승호 기자 등의 모습이 나타났다. 노조는 수갑을 찬 노종면 위원장 등의 손을 모자이크 처리했다. 노종면 위원장은 웃는 얼굴로 "조합원들 덕분에 잘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용 수석부위원장은 "이제 파업 3일째가 됐지만 감당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노종면 위원장이 이 결의 대회 자리를 채우지 못한 것에 대해 마음이 아프고 책임감을 느낀다. 유치장에 갇혀서 노심초사할 위원장을 그냥 지켜볼 수 없다"면서 "끝까지 이 파업 이길수 있게 싸워나가자"고 했다.
"사법부의 비리를 고발하지 못한 언론의 책임"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이제 구호가 '노종면을 석방하라'는 여덟 글자로 짧고 단순해졌다. 구호가 짧고 단순해지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면서 "힘차게 싸워 체포된 4명 중 3명을 구해냈다고 생각한다"고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이 왜 법을 신뢰하지 않는지 명확하게 입증했다. 어제의 구속 결정은 공정방송과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우는 언론인과 언론인의 의로운 싸움에 동참한 수백만의 시민을 조롱하고 폄하한 더러운 판결이다. 비겁한 판결이고 정치적인 판결"이라며 "그런 법원을 더 강하게 비판하지 못하고 사법 개혁을 이뤄내지 못하고 우리 국민에게 사법부의 비리를 고발하지 못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했다.
그는" 이제 우리에겐 분명한 과제가 생겼다. 경찰, 검찰은 물론이고 보수세력이 한통속이 되어 우리의 정당한 투쟁에 핍박, 탄압하는 부조리한 상황에 다함께 일어나 싸울 것"이라며 "노종면 위원장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구본홍의 떡봉이들을 과로사시키는 날까지 파업은 계속되어야 한다. 언론노조도 노종면 구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25일 오전 결의 대회에 참석한 YTN 조합원들. ⓒ언론노보 |
한편,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배석규 전무 이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배석규 전무 이사는 YTN 출신이나 구본홍 사장 취임 후 사태를 해결하기는커녕 갈등을 격화하는 주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비판이다. 이번 구속 사태에서도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구성된 외부 중재단의 제안도 거부해 파국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많다.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은 "'낙하산' 구본홍은 그렇다 치더라도 배석규는 10여 년간 우리와 함께 근무한 선·후배다. 그러나 노종면 위원장이 구속된 마당에 본인의 역할을 하지 못할 수 있는가"라며 "반드시 명백한 책임 추궁을 해야한다"고 비판했다.
경제부 이원식 기자도 "지금 가장 큰 위선자는 배석규 전무라 생각한다. 우리는 지난 15년간 그가 어떤 일을 했는지 다 기억한다. 그는 분명히 사조직을 만들었던 사람이며 조직파괴를 조종하는 사람이다. 간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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