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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간 화해ㆍ협력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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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남북간 화해ㆍ협력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대세"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0/05] 대한적십자사 한완상 총재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2007 남북 정상회담이 어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문 발표로 사흘간의 일정을 마쳤습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남과 북은 이산가족의 상봉을 확대하며 영상 편지 교환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는 등 인도주의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는데요 이번 10.4남북정상 선언은, 여러 분야에서 상세한 합의를 이끌어 냈지만 그 합의된 내용이 앞으로 얼마나 구체적으로 실천될 지에 따라 이번 회담의 평가는 달라질 겁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이번 2007 남북정상회담 특별 수행원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대한적십자사 한완상 총재를 초대해..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와 인도주의 사업을 위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대한적십자사 한완상 총잽니다. 한완상 총재는 1936년 충남 당진 출생으로 60년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고 67년 미국 에모리대학에서 정치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70년부터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로 근무하며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 왔고 부총리 겸 18대 통일원 장관과 부총리 겸 초대 교육부 장관을 역임했습니다. 이밖에도 방송통신대와 상지대, 한성대 총장을 비롯해 한민족아리랑연합회 이사장으로 활동했고 지난 2004년부터 제24대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맡고 있습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평양에서 굉장히 숨가쁜 일정을 보내신 걸로 아는데요 어젯밤에 댁에는 몇 시에 들어가셨습니까?

한완상 : 밤 12시쯤 들어갔습니다.

박인규 : 바쁘실 텐데 모시게 돼서 죄송합니다. 평양은 자주 다녀오신 걸로 압니다만, 이번에는 역사적인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 특별 수행원으로 가셨는데, 이번에 다녀오신 전체적인 소감이랄까요?

한완상 : 이번에 방북은 그 전에 제가 여러 번 다녀왔던 것과 근본적으로 다른 게 육로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단 고통은 땅 위의 고통입니다. 그래서 땅 위에 사는 7천만이 분단이 됐기 때문에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는데 이번에 육로를 통해 분한에 방문했거든요. 이것은 아주 그동안 북한이 꺼리던 일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육로를 열었다는 것 자체는 북한이 이번 회담에 임하는 자세에 새로운 의지가 숨어있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 밟고 넘어가면서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것은 케네디가 베를린 장벽 가서 나도 베를린 시민이다. 베를린 벽 앞에서 '미스터 고르바초프 이 장벽을 허무시오' 그 말을 비견하는, 그보다 더 깊이있는 보이지 않는 장벽, 민족에게 고통을 주는 장벽이 허물어지는 순간에 동참했기 때문에 그 전 방북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김정일 위원장을 직접 보신 게 이번이 처음이시죠? 2000년도와 비교해서 표정이 밝지가 않다, 여러 가지 관측들이 많았는데 직접 보니까 어떻던가요?

한완상 : 7년 전에 화면으로 봤는데 7년이란 세월이 있으니까 자연히 그만큼 나이는 들었을 테고, 그만큼 뭐라고 할까 차분해지고 안정된 것 같은 느낌을 느꼈고요. 이번에 또 대통령을 맞는 장면을 보니까 옛날에는 자기가 7년 전에는 주로 환영을 받는 주체였는데 이번에는 옆에서 반 발자국 뒤에 서서 차분하게 박수를 같이 쳐주고 우리 대통령에게 환영의 기쁨을 받도록 하는 태도를 보고, 훨씬 안정돼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느꼈습니다.

박인규 : 한완상 총재님은 현직은 대한적십자사 총재님이시긴 하지만 통일부장관도 하셨고 민족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신 분이기 때문에. 이번 회담의 성과에 대해 여러 가지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큰 성과는 어떤 거라고 보십니까?

한완상 : 우선 과거 남북관계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된 선언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7.4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등이 있는데 옛날 선언들은 그 선언들이 전부 연결이 안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의미는 6.15선언을 우리가 선언적 서장이라고 한다면 10.4선언은 그것의 본론과 각론에 해당되는, 이게 이어지고 있다는 거 굉장히 의미가 큰 겁니다. 이걸 누구도 지적 안 하는 것 같아요. 이 두 선언 간에 논리적, 현실적, 역사적 연계가 있어서 본론적 각론적 발전 단계의 모습이었다는 게 하나 놀라운 거고. 두 번째 저는 이번 선언에서 한 몇 가지 선순환을 봤습니다. 과거는 군사긴장 같으면 국방부차원에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것을 군사긴장 문제도 경제협력 문제와 평화 문제를 하나로 묶어서 선순환을 이룩하는 구조가 됐어요.

경제협력을 통해서 군사긴장도 해소하고 통일평화 쪽으로도 가는 선순환. 둘째 굉장히 중요한 선순환, 4항인데 이것은 이번 양자정상회담과 6자국제회담, 이 두 트랙을 연결시켜 놨어요. 6자회담의 2.13, 9.19합의와 이번 10.4합의가 연계되도록 해서 비핵화를 추진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했거든요. 많은 우리나라 보수여론 쪽에서는 비핵화를 무시한 거라고 생각하는데 6자회담과 우리 정상회담을 연계시킴으로써 한반도 비핵화가 돼야 평화체제가 구축되고, 그리고 통일과 번영에 이르는, 그리고 군사긴장이 해소되는, 이거하고 묶어서 했다는 게 굉장히 선순환이고요. 또 그 선순환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구체적인 안인데, 선언적인 게 아니고,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이것도요, 군사긴장과 경제협력과 평화와 연계되도록 구체적인 안을 내놨어요.

박인규 : 군사긴장이 풀려야 경제협력이 되고, 경제협력이 될수록 군사긴장은 풀리고

한완상 : 그래서 이걸 선언적 차원이 아니고 본론 각론의 차원에서 했다. 이런 의미가 있습니다.

박인규 : 말씀 듣고 보니까 예전에 7.4공동성명이나 남북기본합의서 같은 평화 만들기 노력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만 대개 중단되곤 했는데 이번엔 그것이 돌이킬 수 없는 대세로 흘러가고 있다. 그런 말씀이시군요.

한완상 총재님께서는 이번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가셨고, 47명 가셨죠. 사회팀 단장 역할을 맡으신 걸로 아는데요 사회팀 단장으로서 상당히 활동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한완상 : 아닙니다. 이번에 공식 수행이 있고, 대통령 보좌하는 당국자들, 장관들 있고 우리 특별수행원이 있었는데, 특별수행원은 너무 각계각층의 대표자들이 많아서 이것도 몇 분과로 나눴거든요. 제가 단장으로 한 사회문화분과는 언론, 체육, 인도주의, 또 보건문제, 그리고 평통, 6.15남측위원회, 그쪽 다 포함돼 있어서 정말 다양했습니다만, 이 분야의 단장으로 하면서 언론방송분야는요, 남북 공동으로 촬영세트장 만드는 것, 영화제작센터 건설하는 것. 그리고 인적 교류하는 것, 이런 문제를 제가 단장으로서 제기했고. 그리고 올림픽 때 단일팀 문제라든지 공동응원, 그리고 경의선 기차로 가는 것, 이것은 단일팀의 의논은 없지만 공동응원은 공동성명에 담겨 있습니다. 인도주의는 이산가족고통이 곧 분단고통이다, 분단고통이 가족고통이니까 생사확인 문제를 제기했죠. 그런데 그것은 공동선언문에 언어로 담겨있지 않지만 그 문제를 제기했고. 그리고 한반도공동보건체 구축이라고 하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박인규 : 정상끼리만 많은 합의를 한 줄 알았더니 각계 수행원들께서도 많은 일을 하고 오셨군요.

한완상 : 예. 서로 의견 교환을 했죠.

박인규 : 적십자사도 있을 텐데 북한데, 적십자 간의 접촉은 좀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한완상 : 적십자와 적십자로 공식회담은 없었지만, 적십자의 책임자들은 만났죠. 첫날 김영남 위원장 만찬 때 마침 내 옆에 보건상... 그 분이 적십자 부위원장 하시다가 보건상이 되셔서 이야기했고. 또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겠습니다만, 그리고 또 분과토의 때는 최성익 부위원장이 나와서 이야기를 들었고요.

박인규 : 이번에 특별수행원으로 가신 분들이 이번 평양 방문을 계기로 보통회라는 모임을 만들어서 앞으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 뭔가 역할을 해보자, 그렇게 결정하셨다고 들었는데요.

한완상 : 이건 아마 7년 전에 1차 정상회담 때 주암회라는 걸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수행원으로 갔던 분들 간에 친목 도모하고 민간 차원에서 남북협력사업을 측면에서 도와주는 걸 하자... 그래서 그것의 관례에 따라서 이번에도 하자고 해서 했습니다. 그래서 LG그룹의 구회장께서 회장이 되시고 김 교수가 제일 젊으니까

박인규 : 이름이 보통회라는 게 좀 특이해요. 특수가 아니고 보통입니까?

▲ ⓒ프레시안

한완상 :
북한에서는 보통이라는 것을 굉장히 비보통으로 쓰잖아요. 보통이란 걸 굉장히 소중하게. 그래서 아마, 보통사람을 중요시하는 그쪽의 이데올로기적인 게 아닌가. 우리가 묵었던 데가 보통강호텔이니까 했는데, 보통이라는 것이 비보통으로 중요시되는 사회 관례에 따라, 겸손한 의미도 있고 해서 보통회라고 하게 됐죠.

박인규 : 이번 정상회담 합의 가운데 인도주의사업 관련해서 질문 드리면 이산가족 상봉을 상시화하고 영상편지교환사업을 새로 추진한다, 이렇게 돼 있어요.

한완상 : 분과 모임에서는 이산가족 상봉횟수 증대, 상봉방식 다양화, 그리고 또 제가 제기한 것은 매년 3, 4000명의 고령자들이 돌아가십니다. 하루 열 명 이상 돌아가시는데 이게 안타까우니까 8.90대만이라도 생사확인을 하고, 그리고 나서 이걸 점차 확대해서 대한적십자사에 등록한 93000명 이산가족 신청하신 분들 생사를 확인하자고 했는데, 그 전에도 우리가 이런 주장을 하면 북쪽 적십자에서는 난감하게 생각했어요. 행정능력이... 여러 가지로 그쪽은 우리처럼 전산화도 안 돼 있고 실제로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역지사지하면 만 명의 생사를 확인하자, 지난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제기하자 깜짝 놀란 것 같아요. 이런 것은 이번 공동선언에 담겨있지 않지만 제기했고. 이번에 중요한 것은 금강산에 상봉소가 준공되잖아요. 거기에 남북적십자 직원이 상주해서, 상주한다는 것은 상봉을 상시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잖아요. 이것을 그 공동선언문에 담은 것은 의미가 있죠.

박인규 : 하지만 아직까지 실제로 상봉하신 분들이 제가 알기엔 만 명 남짓으로 알고 있는데, 8,9만 명이 생사확인이 안 됐다고 했는데 문제만 제기가 되고 아직 못 받은 거 아닙니까 북한 쪽에서. 그런 많은 이산가족 입장에서는 생사라도 알고 싶고 또 살아있다면 편지라도 좀 오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을 텐데 아직도 힘든가요?

한완상 : 그래서 방식의 다양화 중에 면대면 상봉 말고 화상상봉 있지 않습니까? 편지교환도 있고 고향방문 방식도 있는데, 이번 합의문에 담은 것은 영상편지를 영상물로 보내는 것하고, 여기 합의문에는 안 들어갔지만 앞으로 한 달 후 총리회담이 있죠, 거기서 논의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8, 90대 노인들은 금강산 가는 게 힘듭니다. 북쪽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제가 개성에다가 이산가족상봉소를 규모가 작다 해도 거기 하나 세우자. 그걸 제의했는데 이번에 공동선언에는 안 나왔지만 11월 총리회담 때 논의되기를 바랍니다.

박인규 : 어제 노무현 대통령이 대국민보고하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만 납북자 문제나 국군포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게 그렇게 풀리기 어려운 문젭니까?

한완상 : 지난 몇 년 동안 남북적십자회담에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거든요. 그런데 북쪽에서는 꾸준히 그것은, 이런 거죠. 이른바 전쟁과 그 이후에 서로 행방을 알 수 없게 된 사람들 중에 어부들, 납북자들 이런 분들은 사실 거의 88%가 송환됐습니다. 나머지 몇백 명이 있는데 그쪽은 아마 자유의사에 따라 남아있다는 것이 그쪽 주장이고요. 그리고 국군,., 소위 포로도 그런 점이 있는데 이 문제를 그 분들은 우리가 하도 주장하니까 일반 상봉자 속에 섞어서 만나게 했습니다. 그것은 앞으로 계속할 겁니다.

박인규 : 실제로 만난 적이 있습니까?

한완상 : 그럼요. 일반 이산가족 사이에 섞어서 만나게 했죠. 우리가 주장하니까. 그 방식을 그 분들은 선호하죠.

박인규 : 일각에선 납북자나 국군포로도 넓게 봐서 이산가족이다. 이산가족인데 앞으로 납북자 문제나 국군포로 문제 상봉을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 표현은 안 하지만, 그런 약속이라도 받았으면 좋을 텐데... 라고 보시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한완상 : 남북적십자회담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그 분들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일반 가족 사이에서 해결해왔고, 이번에 대통령께서도 제기하셨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그 전의 입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쉽지 않군요.
이번에 또 인도주의 관련해서 합의된 사항 중에서 남북은 자연재해를 비롯해서 재난이 발생하는 경우 동포애와 인도주의, 상부상조 원칙에 따라 적극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이렇게 했는데 일단 이 부분 관련해서는 대한적십자사 역할이 클 것 같다는 느낌도 들고. 또 작년에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쌀지원을 중단한 데 대한 북한측의 의도랄까 그게 반영된 것 같기도 하고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한완상 : 원래 자연재난에서 오는 인간고통을 해소하는 것은 적십자의 고유 봉사영역이죠. 국제적으로도 쓰나미가 난다든지 하면 국경을 넘어서 도와주는데, 남북 간에는 용천에서 사고났을 때, 또 물난리 났을 때, 올해도 그렇고 우리 적십자사가 정부의 보조기구로서 정부사업을 도와주기도 하고 우리가 구호품을 보내기도 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번 피해, 비피해에 대해서는 얼마나 피해인지 대충은 알지만 이번에 가보니까 개성서 평양까지 쭉 자동차로 가면서 보고 평양에서 남포 가면서 보고 그러니까 피해를 심하게 받은 흔적은 보지 못했습니다.

박인규 : 복구가 됐다는 건가요?

한완상 : 정상적인 것 같고, 앞으로 자연재난의 피해가 생기고 북한에서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면 적십자 고유 정신에 따라서 우리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도울 겁니다.

박인규 : 또 북한 같은 경우는 결핵 문제라든가, 어린이들의 사망 원인이 감기, 설사라고 하더라구요. 보건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던데, 아까 말씀하신 중에 보건의료공동체 구성, 어느 정도 이야기가 진척됐습니까?

한완상 : 마침 첫날 만찬 때 옆에 보건상이 앉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북한의 보건상하고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좀 했습니다. 기초의약품 지원만 할 게 아니라 생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문제, 어린이 건강 도와주는 문제, 그리고 세니테이션... 물 위생관리 소독 문제, 전염병 공동방위체계 구축, 이런 것은 정부와 정부 간에, 당국자 간에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적십자 간에 할 수 있는 것은 기초의약생산약품이 자체 생산될 때까지 우리가 지원하는 문제, 이 위생 문제, 생수 문제는 우리가 전문적으로 해올 수 있고요. 그러니까 당국 간에 남북한 보건공동체 비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앞으로 두 당국 간에 이 문제가 더 심도있게 논의되기를 바랍니다.

박인규 : 사실 정치 군사문제 같은 경우는 양측의 복잡한 입장의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적어도 인도주의적 문제에 관해서는 우리가 능력이 된다면 도와줄 수 있는 건 도와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완상 :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가 30억 상당의 약품을 모아놓고 있습니다. 곧 보내려고 합니다.

박인규 : 지금까지는 주로 인도주의에 관해 말씀을 나눴는데요, 한 총재께서는 과거에 통일부장관도 지내신 분이라서, 약간 범위를 넓혀서 질문을 드려볼까 합니다. 많은 분들이 남북 간 경제협력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군사긴장이 완화돼야 한다, 군사신뢰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 문제와 관련해서 이번 방북 전부터 서해북방한계선... NLL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냐. 굉장히 논란이 많았습니다 사실. 이번에 그 문제를 공동어로수역이라든가 서해평화경제협력지대 설치로 풀기로 남북 간에 합의했는데, 보수 쪽에서는 그럼 NLL이 없어지는 게 아니냐는 식의 우려와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에 군사문제와 관련된 남북 간의 합의 어떻게 보십니까?

▲ ⓒ프레시안

한완상 :
우선 6.15 때는 군사긴장을 완화한다는 말은 있었지만 진전은 없었는데 이번 10.4 공동선언에서는 이 문제가 구체적으로 각론 차원에서 실질적으로 거론됐는데. 우선 군사 문제를 군사적으로 풀려고 하면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악순환이 반복되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발상이었습니다. 군사긴장을 군사적 관점에서만 보지 않고 남북 간 경제적 상생, 평화체제 구축 차원에서 선순환 속에서 봤거든요. 그래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안을 보면 그 공동어로구역은 경제문젭니다. 그리고 평화수역 설정이 잘 안 되는 지역은 평화수역 설정하고 경제특구를 해주 쪽에 건설하고, 해주항 활용할 수 있게 하고 한강하구 공동이용, 경제적 이용, 이런 걸 통해서 개성, 해주, 인천 간에 평화지대, 번영지대... 함으로써 경제적으로 서로 몸으로 느낄 때 군사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전통적인 냉전시대에서 보면 이게 이해되기 힘들지 몰라도 지금은 냉전시대가 우리 한반도에만 남아있지 딴 데는 거의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새로운 발상으로 나갈 수 있고 또 이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6자회담이라는 국제 분위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것은 아주 잘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박인규 : 군사문제를 군사문제로만 풀려 하기보다는 경제나 평화 문제와 묶어서 푸는 접근방법이 좋았다. 이번 선언 중에서 좀 관심을 끈 게 4항인데,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서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상당히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고 있는 부분 같은데요, 3자 또는 4자라면 이게 분명 미국, 중국인데 이 정상들을 한국에 불러서 정상회담을 한다. 이건 어떻게 보면 6자회담에서 할 수 있는 건데 이걸 남북이 추진한다고 하는 것은 어떤 것일지, 어떻게 보십니까?

한완상 : 가장 우리를 괴롭혔던 것은 분단체제를 공고히 하고 분단체제에서 전쟁 상태를 유지시키는 현재의 휴전상태 아닙니까? 이 상태를 종식시키려면 이 전쟁에 개입한 네 나라가 있다고요. 우리... 남북과 미국, 중국인데 이번에 정상이 남북이 만나니까 정상 간에 휴전, 비극의 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자고 합의하고 이 민족의 정상이 주도적으로 4자회담을 요청하는 방식이거든요. 그러니까 이것은 아까 2자정상회담이 6자회담의 트랙 속에서의 4자회담. 혹은 3자회담. 중국이 원하면 4자회담이 되는 거고 중국이 빠지면 3자회담이 되는 건데, 융통성 있게 4자회담으로 가거든요. 이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번 공동선언의 가장 역사적인 중요성이 있다면 이 4항이거든요. 또 더군다나 부시 대통령께서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지면 종전선언을 할 용의가 있다, 김정일 위원장과 같이 사인할 용의가 있다고 했어요. 그 길을 터놓은 거 아닙니까. 그러니 이게 얼마나 중요한 겁니까.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도 비핵화가 된다는 조건하에서 확실하게 열어주는 길도 되고요. 우리 평화를 정착시키는 문제도 있고

박인규 : 할 수 있고 또 해야 되는 일인데. 제가 어제 몇몇 전문가들하고 이 부분을 가지고 논의를 해봤는데 일각에선 빠르면 올해 안에도 가능하다고 보는 분이 있는가 하면, 그건 아니다. 비핵화가 끝나야 되는 거 아니냐, 그런 의견도 있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한완상 : 비핵화도 오늘 벌써 4일부터 미국은 북한을 테러리스트 명단에서 삭제하는 작업을 미국행정부가 의회와 의논해서 하겠다는 거 아닙니까? 빠르면 금년 내로 삭제가 되고, 그럼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의해 비핵화가 상당히 진척될 거 아닙니까. 진척이 되면서 그러면 어느 단계 가서 이 4자회담을 통해서 휴전협정 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꿀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거죠.

박인규 : 비핵화의 진전정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 선언을 보면 많은 부분을 1차 총리회담 또는 장관급회담, 이런 후속회담으로 연결시켰어요. 그건 다시 말하면 앞으로 정상회담을 실질적인 조치로 옮기기 위해서 많은 후속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긴데 그런 부분과 관련해서 앞으로 이번 선언을 연속성 있는 조치로 나가기 위해서 우리 남쪽에서는 어떤 일이 필요한지, 또 나아가서 대한 적십자사에서는 어떤 일을 할 것인지 마무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한완상 : 예. 지금 국제적 환경은 좋습니다. 이번 10.4합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계기가 미국이 비핵화 진전속도에 만족하기 때문에 된다,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남북이 좀 더 중심이 돼서 우리가 좀 추진해나가자.

박인규 : 모처럼 뜻이 맞았다.

한완상 : 그렇죠. 우리가 중심이 돼서 나가고 미국이 도와주는 방식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번에 정상이 만나고 총리회담이 있고 또 부총리회담이 있고 장차관공동위원회가 추진되면 실제로 국가연합 단계로 들어가는 겁니다. 이번에 제가 분과 토의 때 마지막에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저가 승리하고 와서 원로원에게 보고하기를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그랬는데 내가 이번에 육로로 왔습니다. 와서 민족의 정과... 이것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이제는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우리가 함께 승리하도록 노력합니다. 그 이야기를 했습니다.

박인규 : 비록 이번 회담의 주연은 두 정상이었지만 앞으로 남북 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는 양측 국민들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한완상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이번 2007 남북정상회담 수행원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대한적십자사 한완상 총재와 함께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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