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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기피, 결국은 대학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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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공계 기피, 결국은 대학 책임"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9/20] 백성기 포스텍 총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국내 최초의 연구중심대학인 포스텍, 포항공과대학 신임총장에 이 대학 소속 백성기 교수가 취임했습니다. 이번 총장 공모에서는 내부 선출이냐, 해외 영입이냐를 놓고 대학 안팎의 관심이 컸는데요 1986년 포스텍 설립 이후 지금까지 21년간 이 대학에 몸담아 왔던 백성기 교수가 포스텍의 새로운 수장이 됐습니다. 백성기 신임총장은 "우리나라 과학 분야의 연구 기반이 취약해 당분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우리 과학계의 실상을 냉정하게 진단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포스텍 백성기 신임 총장을 초대해 앞으로의 학교운영 계획을 비롯한 포부를 들어보고 이공계 기피현상 등 우리 과학계의 현주소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백성기 포스텍 총장입니다. 백성기 총장은 1949년 경기도 수원 출생으로 71년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했고 81년 미국 코넬대학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미국 코넬대, 미 국립 오크릿지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고.. 1986년부터 지금까지 포스텍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포스텍 주임교수와 교수평의회 의장, 부총장을 역임했고 이번달 초 포스텍 5대 총장으로 취임했습니다.

박인규 : 총장 취임하신 지 한 20일 정도 되셨죠? 총장 맡으신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백성기 : 저희 대학이 21년째, 21살의 건강한 청년으로 자랐는데 저희 대학으로선 상당히 중요한 시깁니다. 이제는 성장기를 지나서 본격적으로, 국내에선 그래도 어느 정도 자리매김을 했다. 그런데 이제 국제적으로 세계적으로 정상대학으로 가기 위해서 출발하는 하나의 의미있는 시기에 제가 총장직을 맡게 돼서 여러 가지로 책임도 무겁습니다. 그러나 한 번 최선을 다해보려고 합니다.

박인규 : 언론보도를 보니까, 이번 총장을 내부에서 선출할 것이냐, 아니면 해외의 유명 과학자를 모셔올 것이냐, 그런 논란이 많았다는데 실제로 어땠습니까?

백성기 : 제가 5대 총장인데요, 초창기부터 그랬습니다. 저희 대학은 철저한 추천제로 총장을 찾아서 적절한, 당시 상황에 맞는 가장 적절한 사람이 누군가. 그래서, 또 철저히 비밀리에 하기 때문에, 따라서 확실히는 잘 모릅니다만 국내의 여러 분들이 많이 거론됐다는데 그 중에서 저는 내부 사람 중 한 사람인데 저를 선택한 데는 나름대로 특별한 이유가 있으리라고 봅니다 . 거기에는 아마 저희들이 앞으로 대학의 발전방향, 저희들은 작년에 '포스텍 비전 2020'이라는 걸 선포했는데 아마 그것을 비교적 잘 이해하고 이러한 우리의 꿈을 실현하는데 시기적으로 내부 인사가 비교적 잘 아는 사람이 효율적이지 않나, 이런 아마 우리 이사회의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최근에 카이스트인가요? 러플린 총장이라고 노벨상 받으신 분을 모셔와서 상당히 실험을 했는데 결국은 우리 실정에 안 맞는다. 이런 생각이 커지신 모양이죠?

백성기 : 사실 기대도 컸었고 다 관심도 많았는데 사실은 하나의 에피소드로 끝나는 그런 거였는데, 아마 제 생각에는 그 분, 러플린이라는 분은 배경 이런 것들이 대학 행정가로 적절치 않은 것 아닌가, 그런 의견이 많았고요.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가 국제화되고 대학이 국제화되고 대학이 글로벌라이제이션하면서 이런 실험들은 앞으로도 계속 있을 거라고 봅니다.

박인규 : 백성기 총장님은 포스텍이 개교할 때부터 교수로 쭉 계셨기 때문에 그야말로 터줏대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21년이면 사실상 사람으로 치면 혈기왕성한 청년이 됐는데 지난 20년 동안 포스텍의 성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 ⓒ프레시안

백성기 :
보통 대학의 역사 하면 한 7, 800년 봅니다. 이태리의 볼로냐부터 시작해서 그것이 유럽지역으로 번지고 미국을 거쳐서 일본, 지금 우리가 보는 이런 대학 시스템은 역사가 한 7, 800년 된다고 하고. 우리나라는 최근에 이대, 연대 이런 곳들의 전신부터 시작해서 전문학교 레벨로 한 100년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희 대학이 20년 사이에 이 정도 성장한 건 사실 어떻게 보면 참 기적과 같은 일이다. 굉장히 엄청난, 짧은 시간에 성장의 속도는 사실 모든 사람을 놀라게 하는, 국제적으로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된 데는 아무래도 저희 대학의 설립배경과 연관이 있지 않는가. 박태준이라는, 그 분의 소신과 투지, 또 그 분의 집념. 그 분의 전략, 이런 것과 포스코가 갖고 있는 방대한 재정력, 거기에 우리 초창기에 한국의 이공대학을 한 번 선진화해 보자는 구성원들의 열정 이런 것들이 한 데 어우러져서 비교적 단시일에 정말 이렇게 성장하지 않았는가. 최근에 와서 국내에도 상당히 많은 대학들이 개혁이 되고 자라가면서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습니다만 그러나 상당한 우리나라 이공대학의 선진화를 위한 하나의 물꼬를 텄다. 이런 면에서 아마 의미가 있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박인규 : 취임하시면서 대학의 3원칙에 대해서 강조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백성기 : 얘기를 들으셨군요. 제가 3C운동을 제창했습니다. 첫 번째 C는 Confidence. 자신감. 지난 20년 우리가 취득한 매우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지방에서 그래도 저런 대학을 할 수 있다, 이런 여건에서. 그것이 저희가 갖고 있는 중요한 자산이고. 그러나 조금 전에 말씀하셨지만 아직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두 번째 C는 Communication. 우리가 좀 더 원활한 새로운 시대, 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대화하고 화합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 세 번째는 제가 Compassion을 말하는데, 이걸 정확하게 번역하면 연민, 동정, 배려, 이런 건데, 그러니까 결국은 우리가 지금까지 오다 보니 구성원들 사이에 누구는 좀 능력이 좋은 사람이 있고 떨어지는 사람이 있는데 능력이 좀 많은 아주 행운을 갖고 태어난, 더 럭키한 사람들이 덜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배려하고 같이 가는, 그런 하나의 우리 마음을 여는 그런 것이 합해질 수 있다면 우리는 또 새로운 신화를 창조할 수 있다. 이런 데서 제가 3C운동을 얘기한 적이 있죠.

박인규 : 말씀을 듣고 보니까 공과대학의 원칙이라기에는 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굉장히 중요한 얘기군요.

백성기 : 아니요. 저희 대학은 하나의 구성체로서, 저희들도 꽤 볼륨이 큰 꽤 큰 구성체 중 하나고 우리나라의 중요한 하나의 기관으로서 저희들이 대학에 대한. 또 시대가 우리 대학에 대한 요구가 점증하고 있고 하나의 기관으로서 우리의 결집력이 상당히 중요하니까. 또 앞으로 가야할 일도 많습니다. 그걸 어떻게 하느냐,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박인규 : 포스텍은 포스코, 포항제철이 재정지원을 해주는 걸로 알고 있고 무엇보다도 재정 과정이랄까요?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이 전체 학교운영금액의 10% 미만이고, 또 등록금보다 많은 금액을 장학금으로 되돌려주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봤는데 다른 대학 계신 분들이 우리도 포스텍처럼 재정지원이 많으면 저렇게 좋은 대학 만들 수 있다 이런 생각도 하실 것 같아요. 그런 재정지원 외에 포스텍이 지금과 같은 국내 공과대학에서 1, 2위를 다투는 데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저력이랄까, 어떤 걸 꼽으시겠습니까?

백성기 : 아마 제 생각엔 역시 교수님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대학은 역시 교수님들이, 좋은 교수님들, 어느 정도 수준의 교수님들이 모여 있느냐. 좋은 교수님을 보고 좋은 학생들이 와서 좋은 교육을 하게 되면 그 학생들이 나가서 정말 사회가 필요한 그런 좋은 일을 하게 되고. 그럼 또 학교가 올라가고. 그런 하나의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는 거죠. 결국 우리 대학은 초창기부터 좋은 교수님을 모으기 위해서 굉장히 거기에 전력했구요. 저희들의 대학 재정의 대부분을 좋은 교수님을 위해서 많이 쓰고 있고. 물론 학생들에 대한 지원 같은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교수님들이, 포항이라는... 한국은 서울 중심 사회에서... 포항에 가족들이 모여서 교수님들이 안심하고 안락하게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따라서 어느 면에서는 그것이 지방이라는 게 핸디캡이 아니라 세계적인 대학을 지향하는 데서 오히려 더 우리한테는 유리한 것이 될 수 있도록. 이런 것이 아마 저희들이 지금까지 성공하게 된. 지금도 성공이라면. 갈 길이 멉니다만, 그런 하나의 비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인규 : 포스텍이 앞으로 나아갈 길. 또는 포스텍이 사회에 공헌하는 방향으로 포항 테크노파크의 성공을 꼽으셨는데 포항테크노파크라는 것이 어떤 것이며 어떻게 끌고 갈 건지 말씀해 주시죠.

▲ ⓒ프레시안

백성기 :
포항테크노파크는 1999년에 저희가 포항제철과 포스코와 포항시. 3자가 같이 모여서 같이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주도형 테크노파크입니다. 첨단산업단지. 바로 포스텍 캠퍼스 옆에 8, 90만 평을 같이 마련해 놨는데 그건 바로 이겁니다. 예를 들면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제에 실리콘밸리를 만든 스탠포드, 스탠포드라는 대학이 지금까지 올 때는 실리콘밸리에 수많은 기업이 만들어지면서 IT 분야의 새로운 기업을 창출하고 그러면서 스탠포드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섰죠. 우리가 MIT 잘 알지 않습니까? 보스톤의 최외곽순환도로 128... 거기에 즐비한 첨단 회사들을 만들면서 거기가 바로 미래 세계를 끌어가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최첨단 밸리가 만들어져 있고. 또 하나의 예를 든다면 가령 피츠버그 하면 옛날 철강도시 아닙니까. 지금 피츠버그는 무슨 도시입니까 가장 의학첨단. BT, IT분야의 최신의 새로운 도시로 탈바꿈했죠.

거기는 카네기멜론이라는 대학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우리 대학은 국내 정상을 넘어서 세계 정상으로 간다. 거기에는 우리가 이런 일을 성공시키지 않으면 최정상을, 또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최정상에 갈 수 있다는 전략적인 하나의 프로젝트입니다. 따라서 저희들 연구실에서 만든 많은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뭔가 결실을 맺어서 우리 테크노파크에 즐비하게 들어설 때 저희 대학은 세계 정상대학으로 간다. 그리고 포항이 바뀌고. 포항이 하나의 산업도시로서, 철강 중심의 산업도시에서. 사실 포항은 2, 30년 전에 하나의 작은 어촌에 불과했습니다. 포스코가 들어오면서 산업도시가 됐고, 이제 포스텍이 포항을 또 하나의 최첨단의 최신 선진도시로 만들 때. 중심도시로 발돋움할 때 저희 대학은 자연히 세계정상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이런 하나의 전략적인 것이죠.

박인규 : 지금 실리콘밸리, MIT, 그런 말씀은 말하자면 대학의 연구역량과 기업가의 창업정신이 어우러져서 세계를 리드할 수 있는 산업단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런데 지금 포항 테크노파크 같은 경우는 역점 분야가 소재과학인가요?

백성기 : 저희 대학에 지금 몇 개 분야가 아주 강한 분야로 자리매김, 소재가 그 중 하나고, 또 하나는 BT, 요즘에 바이오, 생명 쪽에 저희들이 상당히 저희들이 지금 여러 회사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그 다음 저희들이 주력 산업이 역시 IT, 국내에서 IT산업에, 앞으로 그런 것들이 하나의 전략적인 저희들의 연구 분야인데 그 전략적인 연구 분야도 물론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산업구조와 산업발전모델과 아마 링크가 되겠죠. 따라서 그런 면에서 저희들이 우리나라의 테크노파크를 통해서 우리나라 국내 산업의 미래의 견인차, 그런 것을 저희들이 한 번 해보겠다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포항 테크노파크가 1999년도에 시작됐는데 아직 10년이 안 됐으니 걸음마 단계라고 하겠습니다만 지금 현황이 어떻고 앞으로 예를 들면 2020년까지 어떻게 간다.

백성기 : 지금 한 5, 60개 업체가 입주해 있고요. 그래서 지금 벤처회사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고, 그 다음 일부 국내 주요 업체들도 담아 보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고요. 그래서 아직은 걸음마 단계, 초입 단계인데 이것을 한 번 전략적으로 육성해볼 생각입니다. 여기에는 사실 포항시와 상당한 파트너십을 형성하지 않아가지고는 불가능한 사업입니다. 이것이 하나의 산, 관, 학의 새로운 모델이랄 수 있을까요? 산 하면 포스코와 포스코의 방계회사들 중심으로 그 사람들의 자본을 제공하고 포항시가 그에 대한 기본적인 인프라, 시스템을 제공하고 여러 가지 세제나 여러 가지 새로운 시스템을 제공하면 저희들은 거기에 필요한 브레인을 제공하고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렇게 하나의 3자가 하나가 되는 모델이 되겠습니다. 이것이 관 주도가 아니고 민간이 함으로써. 최근에 국가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상당히 크게 평가하고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상당한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기존 테크노파크도 굉장히 많은데 포스텍이 주도하는 포항테크노파크의 기업을 꿈꾸시는 분들한테 여기에 오시면 이러한 강점이 있다. 두뇌가 될 수도 있고, 어떤 걸 포항테크노파크의 강점이라고

백성기 : 결국 포스텍입니다. 수많은 연구소가 있고 수많은 연구실이 있고 그 연구실에서는 세계 최첨단의 연구가 되고 있고. 또 저희 연구실에는 계속해서 새로운 젊은이들이 들어오고 있고. 그 젊은이들은 국내에선 그래도 최고의 인력들이 오고 있는데 그 학생들이 거기서 어떤 꿈을 가지고 포항테크노파크에 남기 시작할 때 저는 포항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이렇게 봅니다. 지금은 많은 학생들이 왔다가 교육받고 흩어지는 상황이지만 포항테크노파크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해서 거기에 최첨단 기업들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많은 학생들이 꿈을 갖고 포항에 와서 공부하고 연구하고 포항테크노파크에서 자기 인생을 설계하게 될 때, 그럼 포항이 바뀌고 그럼 그것이 하나의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파급효과를 줄 수 있는 하나의 큰 사업이 될 수 있다. 저는 그런 비전을 가지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10년 뒤, 혹은 20년 뒤에 포항테크노파크가 어떤 모습이 될지 한 번 기대해 보겠습니다.
화제를 좀 바꿔보죠. 이번 총장 취임하시면서 우리나라에서 당분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이건 웬만한 소신이 아니면 말씀하시기 어려운 것 같은데, 어떤 근거랄까요? 어떤 판단으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까?

백성기 : 불행하게도 사실이 그렇습니다. 노벨 과학상 하면 세 개 분야가 있죠. 물리학 분야, 화학, 생리의학 분야, 이렇게 세 가지가 있는데 이제 곧 노벨상 시즌이 돌아옵니다. 10월 되면, 지금 세계 많은 과학자들이 이 세 분야의 과학자들이 혹시 내가 아닌가. 그래서 지금 밤잠을 설치는 시즌이 돌아왔는데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 중에 그런 사람이 있느냐는 거죠. 제가 사실 저는 이와 관계 없는 재료공학 분야입니다만 제가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보거든요. 그런데 불행하게도 노벨상 시즌에, 아직 우리나라 사람으로 노벨상 시즌에 와서 영어로는 Sleepless Night. 잠을 설치는 사람이 없다.

박인규 : 기대할 만한 사람이 없다. 그건 말하자면 기초연구 분야가 부실하다는 건가요?

▲ ⓒ프레시안

백성기 :
아직까지 그러한 연구실적이 아직 우리나라에서 발표된 게 없다. 그러면, 연구실적이 발표되고 나서도 그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노벨상을 받기 위해서는 그러한 연구 결과가 인류에게 심대한 영향을 줘서 뭔가 인류에 역사적으로 봐서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다고 인정될 때, 그때야 비로소 노벨상을 받는 것인데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발표된 새로운 학설이나 자연현상 이런 것들이 아직도 노벨상에 근접할 만한 것이 발표된 적이 없다면 아직 우리는 먼 거죠. 왜 우리가 그런 착각에 빠졌느냐, 불행하게도 최근에 있었던 황우석씨 사건, 우리로 하여금 그런 것에 대한 환상을 갖게 했던 것이 좀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분명한 사실이고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박인규 : 우리가 스스로 봐도 노벨상감이라고 할 만한 게 없다. 경제에서 우리가 앞서가는 일본, 쫓아가는 중국 사이에 껴서 샌드위치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수준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백성기 : 그동안 우리 기술이라는 게 원천기술이라는 게 뚜렷한 게 없지 않습니까. 보십시오. 최근에 와서 반도체 분야에서 우리 것이라는 게 조금 나와서 우리가 그래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이런 건데, 그런 것이 계속 나와야 되는데 그것도 전부다 허덕허덕하고 있는 상황이, 최근에 와서 삼성전자 쪽에서 그런 얘기도 많이 우리가 보지 않습니까? 결국 중요한 건 원천기술입니다. 원천기술을 많이 내서 새로운 기업을 만들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서 그래서 돈을 버는, 바로 그게 일본 아닙니까? 우리는 지금까지 주로 외국 기술을 사와서 그걸 가지고 값싸게 좋은 물건을 만들어서 지금까지 해왔는데 이걸 이제 중국한테 넘겨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그럼 우린 어떡하냐. 결국 문제는 원천기술이다. 원천기술을 할 수밖에 없고 해야만 살아남아요. 결국 일본과 1대 1로 경쟁할 수밖에 없고 미국과 경쟁할 수밖에 없고. 그럼 결국은 교육이죠. 결국 우리가 얼만큼 새로운, 창조적 인재를 우리가 어떻게 양성해내느냐. 그럼 심각하게 우리는 교육 문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고 바로 그것이 지금 우리 국내 기업인들이 계속해서 얘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거 아닙니까? 그런 면에서 저는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큰 책임을 느끼고 이걸 뭔가 우리가 하지 않아선 안 되겠다.

박인규 : 만약에 우리나라에서 노벨상을 받는다면 확률은 포스텍이 가장 높다고 말씀하시는데, 이 말씀을 듣는 다른 대학에선 약간 좀 샘도 내실 것 같은데

백성기 : 글쎄요. 한 번 봅시다. 노벨상이 뭔가. 노벨상이라는 것은 아무도, 뭐를 잘해서 되는 게 절대 아니고. 아무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아무도 해보지 않은 것을 하려고 우선 도전해야 됩니다. 도전해서 그것을 이뤄내고 그것이 적당한 시간을 거쳐서 그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인류문화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돼야만 노벨상이 되는 거 아닙니까. 우선은 뭐가 돼야 합니까? 우선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풍토가 마련돼야 하고,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져야 되고 그러한 문화가 만들어져야 되고, 뭐 이런 면에서 저는 저희 대학이 그래도 국내에선 어디보다도 낫다. 우선 첫째, 저희들은 지방에 있어서 어떤 문제를 가지고 딴 것에 크게 간섭받지 않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고. 그리고 비교적 좋은 연구환경을 제공해서 교수들에게 양질의 연구비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젊은 사람들을 데리고 새로운 문제에 도전할 수 있도록, 그러한 기본적인 대학의 연구정책을 펴오고 있구요. 물론 우리나라도 대학이 많이 발전해서 모든 대학이 그런 것을 할 수 있어야 됩니다. 우리만 가지고 안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래도 딴데보다는 그런 여건을 한 발짝 앞서서 만들어가고 있다. 또 우린 그것을 계속 더 만들어갈 것이고. 따라서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에서 노벨상이 나온다면 우리가 안 내면 어떻게 되냐, 이런 하나의 희망이면서도 하나의 배짱이죠. 그렇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박인규 : 창조적 인재의 양성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는 한 10년 전부턴가요? 말하자면 유능한, 창조적인 인재들이 이공계를 가급적 안 가려고 그러거든요. 이공계 기피현상, 이런 걸 어떻게 보십니까?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된다고 보십니까?

백성기 : 지금 이게 사실은 우리가 인식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젭니다. 왜냐면 결국 우리나라가 지금 한 2만불 시대까지는 3만불, 4만불의 정말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결국은 우리나라 그만한 수준으로 가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고. 결국 그러면 우리나라에 천부적으로 이공 분야에 재질을 가지고 태어난 젊은이들이 이공 분야에서 뭔가 그런 인재로 커주지 않아가지고는 우리가 그런 걸 할 수 없다. 그런데 그런 학생들이 전부 다 의대나 법대로 빠진다면 그럼 문제가 심각하죠. 이건 국가적인 위기다. 이걸 어떻게 타개하느냐, 이것이 누구의 문제냐. 지금 요즘 와서 여러 가지 책임론이 얘기가 되고 있습니다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화적인 것, 여러 가지 얘길 하지만, 나는 결국은 우리 대학인들에게 책임이 있다. 결국은 대학에 젊은이들은 모일 것이고 계속해서 우리 젊은이들이 꿈을 가지고 모이는데, 물론 많이 빠지긴 하지만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이공계의 하나의 전문인으로서 남는 것이 그에게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수 있고 그들에게 미래의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제 생각엔 저희들이 그들로 하여금 그들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고 하는데, 사실 그것이.. 그래서 이공계에 몸담고 있는 우리 대학인들이 우선 1차적인 책임이고. 또 그 다음 책임이 있다면 우리 기업인들이 너무 단기보다는 좀 더 장기적으로 이공계의 인재들을 데려다가 좀 더 장기적인 안정성과 이런 걸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 뭐 이렇게 하지만 결국은 우리 대학인들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이공계 대학 스스로가 매력있는 교육기관으로 바뀌어야 한다.

백성기 : 그렇죠.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고.

박인규 : 우선 포스텍을 그런 매력있는 교육기관으로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요, 앞으로 포스텍을 어떻게 끌어가실지 마지막 마무리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백성기 : 그래서 저는 제가 취임하면서 우리 대학은 소수의 학생들을 많은 교수들... 소수 영재교육, 그걸 한 단계 더 발전시켜서 맞춤형 영재교육으로 가자. 그건 뭐냐면 우리나라에서 정말 이공 분야에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학생들을 어떻게든 발굴해서 데려다가 그 학생들 하나하나의 개성과 포텐셜을 잘 발견하고 그들에게 맞는, 그래서 그들이 정말 멀리 인생을 설계하고 이공 분야에 자기 인생을 걸 수 있도록 철저하게 교육시키고, 그 다음에 나가서까지도 그 학생들의 미래를 저희들이 설계해 주고 그들을 컨설팅해서 그들이 정말 큰 하나의 글로벌리더로 갈 수 있도록 토털 서비스하는, 그런 역할을 하자. 우리는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겠느냐. 또 우리의 재정적인 실력을 가지고 한 번 그런 데다 매진하면 국가적인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좋은 하나의, 국가를 위한 좋은 하나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인규 : 포스텍이 개교 20년 만에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발돋움했는데 앞으로 20년 후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이라는 말을 듣게 되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백성기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포스텍 백성기 신임 총장을 초대해 앞으로의 학교운영 계획을 비롯한 포부를 들어보고 이공계 기피현상 등 우리 과학계의 현주소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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