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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카드

[한윤수의 '오랑캐꽃']<593>

영화 <*그린카드>나 <깊고 푸른 밤>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위장 결혼을 밝혀내는 건 어렵다.
부부 간의 깊은 속을 파고들어야 알 텐데
그 깊은 속을 누가 아나?

주로 출입국에선 의심 가는 커플을 분리 심문하는 방법을 쓰는데
서로 말이 다르면 위장 결혼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 경험으로는 그렇다.
부부라는 게 원래 말이 다른 거 아닌가!
남편은 "죽도록 사랑했다"지만
아내는 "전혀 사랑을 못 받았다"는 식으로.

각설하고,
위장 결혼으로 간주되어 추방위기에 처하면
억울하다고 생각한 외국인(이주여성)이 반발하여
한국 정부를 상대로 재판을 걸기도 한다.
재판이 오래 가면 결혼 당사자가 죽는 경우도 생기는데
한국 남편은 십중팔구 나이가 많기 때문이다.

법원은 대개 정부 손을 들어준다.
그렇다고 끝난 게 아니다.
외국인이 상급 법원에 항소하기도 하고
출입국 사무소에 와서 매일 우는 경우도 생긴다.

항소는 별 거 아니지만,
매일 와서 울고불고 하면
입장이 난처해지는 건 출입국이다.
추방할 수도 없고 계속 있으랄 수도 없고.

이럴 때는 나 같은 *민간인이 나서서 건의를 올리기도 한다.
"이 사람이 위장 결혼인지 아닌지 저도 모르지만 일단 사정이 딱하니 잠정적으로 비자를 1년 정도 연장해주시는 건 어떻습니까? 추방하더라도 가사를 정리할 시간은 주셔야죠."

이런 건의가 받아들여져 발급되는 비자가
'가사정리를 위한 체류연장' 비자다.

이 정도만 해도 약간의 여유가 생긴다.
출입국도 조용해지고
외국인도 *다른 길을 모색할 수 있으니까.

그린카드는 아니더라도
그레이카드 정도는 된다.

*그린카드 : 미국의 영주권.

*민간인 : 외국인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출입국에서 위촉한 민간위원.

*다른 길 : 일례로 남편이 죽은 이주여성이 재혼하여 정착하는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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