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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일원으로 서부사하라에서 12년간 의료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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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유엔 일원으로 서부사하라에서 12년간 의료지원"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5/26] 정해원 국군의료지원단장

끝없이 불어오는 모래바람과 뜨거운 태양, 가도 가도 변화가 없는 똑같은 모습. 가끔 낙타가 보일 뿐, 황량한 벌판이 계속되는 곳... 사하라 사막... 그러나, 죽어가는 땅으로 알려진 사하라 사막에 우리 한국군이 펼치는 사랑의 인술로 감동적인 휴먼스토리가 12년간 이어져왔습니다. 분쟁지역인 서부 사하라에서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했던 국군의료지원단이 그 주역인데요, 최근 마지막 임무를 마치고 영구 귀국했습니다. 지난 10년간 국군의료지원단은 5만8천여명을 진료했고, 연인원 542명을 파병함으로써 1964년 월남전 파병 이후 최장파병기록을 남겼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서부 사하라 국군의료지원단의 마지막 부대였던 23진을 이끌었던 정해원 단장을 초대해 국군의료지원단이 펼쳤던 활동의 의미와 생생하고 감동이 넘치는 인술현장얘기를 들어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23진 국군의료지원단 정해원 단장입니다. 정해원 단장은 1984년 ROTC 22기로 소위 임관하면서 DMZ소대장을 거쳤고 1988년 대한중대장,1999년에 DMZ대대장을 지냈습니다. 이후 육군대학 교관과 사단 군수참모를 거쳐 2005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서부사하라 국군의료지원단 단장으로 활동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귀국하신지 한 열흘쯤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고국에 돌아오신 걸 축하드리구요 마지막 임무를 하고 돌아오시게 돼서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소감을 좀 여쭤볼까요?

정해원 단장: 일단 제 자신이 대단히 자랑스럽습니다. 그 이유는 세계평화유지를 위해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저희가 파병됐고, 또 저희가 지역주민과 UN요원에 대해서 의료지원을 함으로써 우리 활동자체가 굉장히 크게 호응을 받았습니다. 함께 고생해준 단원들한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고 특히 저희가 마지막 임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귀국날짜가 당초 예정보다 한 달 정도 연기가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원 중에 간호장교 한 명은 원래대로 복귀했으면 결혼할 수 있었는데 한 달이 연기돼서 결혼을 연기할 정도로 자기를 희생하면서까지 임무수행을 한 단원들에게 굉장히 고맙게 생각합니다.

박인규 : 그 간호장교 분은 들어와서 결혼식을 치르셨나요?

정해원 단장: 아닙니다. 7월로 연기했다고 들었습니다.

박인규 : 상당히 피해를 좀 보신 셈이네요. 국군의료지원단은 자기 소속부대로 다 돌아가시는 겁니까?

정해원 단장: 그렇죠. 지금 휴가중인데 휴가를 마치면 다 자기 소속부대로 돌아가서 정상적인 임무를 수행합니다.

박인규 : 몇 분쯤 되시죠?

정해원 단장: 단장을 포함해서 20명이 갔습니다.

박인규 : 우선 제가 궁금한 건, 대개 사하라라고 하면 사막이라고 알고 있는데 서부사하라는 어떤 나라인지, 지역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설명 좀 해주시죠.

정해원 단장: 아마 굉장히 생소하실 겁니다. 저도 파병되기 전에는 모르던 나라였는데.

박인규 : 아, 나라입니까?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97.3MHz)'

정해원 단장 : 글쎄요, 현재로서는 나라라고 인정을 해주는 게 더 좋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근무해 보니까 지역적으로는 아프리카 서북쪽에 위치한 조그만 나라로, 과거 스페인으로부터 한 백여년 가까이 식민통치를 받다가 지난 1976년에 해방이 됐습니다. 그런데 그 해방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위에 있는 나라 모로코가 역사적, 정치적인 이유를 통해서 한 35만 명을 서부사하라 지역으로 강제이주 시켰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자기네 땅이란 걸 보여주기 위해선가요?

정해원 단장: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서부사하라 지역에 있는 원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했던 것이죠. 그래서 분쟁이 많이 일어나고 과거엔 내전도 있었고. UN쪽에서 바라보니까 굉장히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지역이라서 UN에서 서부사하라 선거감시단이라는 단체를 파견하게 됐죠. 바로 그 서부사하라 선거감시단 요원들에 대한 의료지원을 담당한 부대가 저희 국군의료지원단입니다.

박인규 : 그러면, UN선거감시단을 위한 의료지원단으로 가게 된 건데, 94년에 처음 가게 된 건가요?

정해원 단장 : 네. 배경은.. 최초엔 스위스가 의료지원단 의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스위스의 임무가 종료되면서, 91년도 걸프전에서 우리 한국군이 보여준 높은 의료수준과 성실성 이런 것들이 UN에서 바라볼 때 상당히 호평이 돼서 우리 정부에 공식적으로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94년도 8월에 최초로 1진이 파병을 하게 된 겁니다.

박인규 : 가고 나서 국군의료진의 실력이 좋으니까 10년 동안 머무르게 된 거군요, 말하자면.

정해원 단장 : 그렇습니다.

박인규 : 파병부대 중에서 한국군 의료지원단의 규모가 제일 크다고 들었습니다.

정해원 단장 : 지금 UN서부사하라 선거감시단. 거기서 '미눌소(MINURSO)'라고 호칭했습니다 이니셜만 따서. 그 미눌소의 편성은 민간조직과 군사조직 두 가지로 구성돼 있는데, 군사조직 내에 있는 구성요원으로서 저희가 들어갔죠. 그 구성요원들을 보면 대부분 다국적군으로 편성돼 있습니다. 한 명 내지 두 명이 국가별로 와있는데 저희 같은 경우 20명이 단위부대를 만들어서 참가했기 때문에 거기서 역할이 대단히 중요했죠.

박인규 : 아까 말씀하신 거 보면 미술소를 위해서 가셨다는 건데 현지 주민들을 위한 의료지원활동은 안하신 겁니까?

정해원 단장 : 저희 의료지원단의 기본임무는 사실상 미눌소 요원에 대한 의료지원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그 지역에는 난민들이 많습니다. 상당히 열악한 사막기후와 환경.. 이런 것들을 볼 때 상당히 불쌍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또 한국인의 정서상. 그런 임무가 부여됐을 때는 또 적극적으로 지원했습니다.

박인규 : 지난 10년 동안 현지주민들을 대상으로 진료한 규모랄지 그런 게 집계가 돼있습니까?

정해원 단장 : 현재 공식집계는 12년 동안 연인원 542명의 군의관, 간호장교가 들어갔고. 현재까지 진료한 환자 수는 58000여 명으로 집계가 돼있습니다.

박인규 : UN선거감시단 플러스 현지주민. 현지 주민들은 상당히 좋아했겠습니다.

정해원 단장: 물론입니다. 저희들에 대한 평가는 아주 대단했죠. 왜냐하면 그 지역이 서부사하라 수도라는 곳인데, 그 지역에 병원이 두 개밖에 없습니다. 그 의료수준은 우리 시골의 의원수준 정도기 때문에 저희 국군의료지원단에는 각 전문의들이 피부과, 내과, 외과, 치과.. 이런 아주 작은 종합병원역할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반응이 좋았고 그 사람들에게 많은 고마움, 신뢰를 심어줬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예를 들어서 병원에서 먼 지역. 그런 곳에도 현지진료를 나가시고 그러셨습니까?

정해원 단장 : 저희가 있던 지역 라이윤에는 중앙진료소가 위치하고 있었고. 서부사하라 면적이 우리 한반도의 1.2배입니다.

박인규 : 굉장히 크네요.

정해원 단장: 그렇죠. 종적으로 발달된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어서..

박인규 : 길군요 그러니까..

정해원 단장 : 그렇습니다. 한 2400KM의 모래지역들이 산재돼 있습니다. 그 지역에 UN요원들이 나가서 정전 감시활동을 하는데 그 요원에 대한 의료지원을 해야 되니까 그 먼 곳까지 가기 위해서는 수 시간씩 비행기를 타고 가서 또 헬기로 갈아타고, 또 지프차로 갈아타는 이런 고생을 감수했습니다.

박인규 : 물론 기본임무는UN감시단 요원들에 대한 의료지원이지만, 관심은 아무래도 현지주민들과의 에피소드랄까요? 실제로 현지에서 의료지원이 필요한 주민들을 도와주면서 기억에 남는 얘기나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정해원 단장 : 물론 많았습니다. 중요하게 생각나는 것 한두 가지를 말씀드리자면, UNHCR이라고 해서 유엔난민고등판무관 주관하에, 그쪽에 난민들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행사가 있는데 그 때 저희가 의료지원을 담당했습니다. 사막지역의 난민들은 그 넓은 지역에 텐트만 치고 가사도구 조금 가지고 유목생활을 합니다. 아주 못살고 열악한 환경에 있는 난민들에게 우리가 지원해 줬을 때 상당히 고마움을 느꼈다고 제가 말씀을 드렸는데, 그 중 하나 생각이 난다면, 어린아이가 아주 열이 높아서 폐렴까지 갔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군의관이 한 번 진료로 끝난 게 아니라 폐렴이 완치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난민지역을 방문해서 치료를 해주고 해서 나중에 그 부모들이 고맙다고 모로코의 전통선물을 들고 찾아온 기억이 납니다.

박인규 : 계속 몇 번을 찾아가셨다는 말씀이죠? 그렇게 지속적으로 현지주민들과 관계를 맺은 의료지원활동도 많이 있었습니까?

정해원 단장 : 지금 말씀드린 UNHCR주관하의 의료지원은 주기적으로 실시했습니다. 1주일에 2번씩. 저희가 있는 동안 50여회 이상 했습니다. 대단히 많은 횟수죠. 사실 기본임무가 그것은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안해도 무방합니다. 그렇지만 어차피 어깨에 태극기를 달고 나갔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재고한다는 차원에서도 상당히 최선의 노력을 했습니다.

박인규 : 민간외교라고 할 순 없고.. 군사외교라고 해야 됩니까?

정해원 단장 : 그렇습니다.

박인규 : 아주 톡톡하게 하신 셈이네요. 그 미눌소라고 하는 선거감시단 기구에는 몇 나라가 들어와 있습니까?

정해원 단장 : 그건 기관별로 차이가 있지만 제가 있을 때는 25개국 다국적군이 모여 있었습니다.

박인규 : 한국이 20명이면 규모로 볼 때 한국이 좀 많은 편인가요?

정해원 단장 : 네. 한두 명씩, 많게는 다섯 명 정도로. 총 220여 명이 미눌소 예하의 군조직으로 돼있죠. 군사령관은 현제 덴마크 육군소장이 임무수행을 하고 있고, 정상적으로 참모들을 거느리고 있고, 나머지 정전감시활동을 하는 요원들이 편성돼 있고, 저희가 의료지원을 담당하는 부대로 파평돼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박인규 : 네. 12년 동안이나 했으면, 1964년 베트남에 우리 군이 가고 나서 그 이후로는 가장 오랫동안 해외 한 지역에서 활동하신 기록이라고 들었는데요. 좀 더 활동하셔도 될 것 같은데 철수하게 된 특별한 이유 같은 게 있는지 궁금하네요.

정해원 단장 : 이유는 정확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12년 동안 저희가 오랜 시일동안 임무수행을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국가에서 세계평화를 위해 많은 군인들을 파병하고 있습니다. 군의관 간호장교가 사실상 많이 부족하죠. 그렇기 때문에 여러 임무수행에 대해서 저희 서부사하라 지역은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기 때문에 철수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12년간 우리가 충분하게 기여를 했다.. 지금 우리 간호장교들이 외국에 나가있는 분들이 많습니까?

정해원 단장 : 파병지역에는 대부분 다 의료지원팀들이 나가 있습니다.

박인규 : 반드시 따라가야 되는 건가요.

정해원 단장 : 그렇죠.

박인규 : 재밌는 현상이네요. 서부사하라에서 돌아오면서 상당히 뜻깊은 일을 하시고 돌아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정해원 단장 : 네. 저희가 94년도 8월달에 1진이 파병될 때부터 순수한 우리 한국 의료장비들을 갖고 가서 군의관들이 의료봉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장비들을 가지고 12년간 임무수행을 했고 이번에 제가 마지막 단장으로, 철수하면서 그 장비들을 다 기증하고 왔습니다. 그래서 UN측으로부터 감사장도 받고 고맙다는 표시와 함께, 임수수행의 연속성을 두기 위해서.. 저희 다음국가는 말레이시아였는데, 말레이시아도 상당히 감사한 표시를 했고.

박인규 : 우리 군이 남긴 의료장비들로 말레이시아 군이 의료활동을 하는 군요.

정해원 단장 : 그렇습니다. 다 우리나라가 그만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수행을 할 만큼 성장했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박인규 : 하여튼 12년간 의료활동을 한 마지막 단장으로서 군사외교에 큰 기여를 하신 것 치하를 드립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아프리카 서부사하라에서 12년간 의료활동을 펼쳤던 국군의료지원단의 마지막 단장. 정해원 단장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정단장께서 현지에서 의료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감을 한 번 질문할까 합니다. 해외파병 나가보신 건 이번이 처음이신가요?

정해원 단장: 그렇습니다.

박인규 : 나가서 보시니까, 군의 위상이랄까.. 우리나라는 6.25때 많은 나라들의 도움을 받지 않았습니까? 물론 월남전부터 시작해서 특히 걸프전 이후로 동티모르나 소말리아라든가에 많이 파병을 나갔는데, 현지에서 의료지원활동을 하시면서 어떤 느낌이 드시던가요?

정해원 단장: 저같은 경우, 제 입장에서는 처음으로 파병을 나갔는데 자부심을 많이 갖게 됐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있던 곳은 미눌소에서 매일아침 군사회의를 토요일 일요일 없이 합니다. 거기에 다국적군의 군사령관 주관하에 하는데 거기 참석해서 우리 의료지원단의 활동과 우리가 적극적인 임무수행을 하는 내용들을 많이 홍보했죠. 또 한국군 특성상 성실하고 친절하고 부여된 임무는 100% 완수하는 책임감을 갖고 있습니다. 아마 그런 여러 가지 이유들로 그 사람들이 볼 때는 우리 한국군이 굉장히 우수하다, 탁월하다라는 말들을 많이 들었고. 또 사실 우리 의료기술이나 장비는 상당히 선진국 수준입니다. 그래서 그지역 주민이나 UN요원들에게도 대단히 호응이 좋았습니다.

박인규 : 25개국 장교들이 모여서 회의하면 영어로 합니까?

정해원 단장: 영어로 합니다.

박인규 : 영어도 상당하시겠네요?

정해원 단장: 아닙니다. 영어도 많이 노력해야 합니다 .

박인규 : 다른 나라 장교들과도 대화를 많이 하셨습니까?

정해원 단장 : 많이 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군사령관 회의 끝나고 나서 해피아워라는 시간을 자체적으로 갖습니다. 전출입요원에 대한 축하, 환송.. 스탠딩칵테일파티라고 할까요. 가볍게 행사를 갖는데 자연스럽게 거기서 대화를 합니다. 각국의 군인들과. 그러다 보면 자기네 나라의 미풍양속이나 현재 파병활동에 대해서 얘길하죠. 왜냐하면 UN마크를 똑같이 붙였기 때문에 소속감은 다 똑같이 갖고 있습니다. 국가만 다를 뿐이죠. 그래서 그런 내용들을 많이 주고받았죠.

박인규 : UN의 평화유지나 선거감시단 이런 활동을 통해서 국가간 군대간 교류가 많이 일어나는 셈이군요?

정해원 단장 : 그렇습니다.

박인규 : 그런데 사하라라고 하면 사막이고, 심하게 말하면 사람이 못 살 곳으로 알고 있는데 생활하시는 데 불편하신 점도 많았을 것 같아요.

정해원 단장 : 그렇습니다. 일단 먼저 기후가 달랐습니다. 한국과는 정반대였죠. 겨울에도 낮온도가 평균 35도. 여름에는 50도를 오가고. 그러다 보니 우리 단원들이 거기 적응하는 데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사막지역이 다들 그렇듯이 모래바람이 많이 붑니다. 우리나라 황사의 몇 배 정도는 더 강력한 모래먼지가 불기 때문에 호흡하는 데 질환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저희도 마찬가지로 그런 고생들을 많이 했고. 식수도 우리같이 맘대로 물을 마실 수 있는 게 아니라 일주일에 여섯 병.. 생수를 주는데 그 생수조차도 석회가 많이 함유돼 있어서 먹기에 참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 물을 먹을 수밖에 없었죠.

박인규 : 일주일에 여섯 병이면 하루에 한 병이 안 되는 건데..

정해원 단장 : 그런데 그것은 저희가 20명이 나갔지만 항시 전방 팀사이트에. 팀사이트라는 건 소파견지역을 얘기합니다. 그쪽의 군의관 간호장교들이 전방지역의 북부남부에서 네 명이 항시 나가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중앙에는 16명 정도 있었기 때문에 충분했습니다.

박인규 : 외국 나가서 김치와 고추장 못 먹으면 힘을 못 쓴다고 하는데 제대로 챙겨 드셨습니까?

정해원 단장 : 군에서 충분히 지원을 해줬기 때문에 잘 먹었는데, 문제는 캔종류로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장기 저장을 해야 하는 품목이기 때문에. 싱싱한 야채로 담은 김치는 아니었죠.

박인규 : 정해원단장은 실례지만 병과가 의료쪽이십니까?

정해원 단장 : 아닙니다.

박인규 : 의료지원이라고 해도 지휘관은 병과와 관계없이 가나요? 정단장께서는 어떻게 그 쪽으로 가시게 됐나요?

정해원 단장 : 제가 지원하게 된 동기는 평소부터 세계평화유지활동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박인규 : 본인이 지원을 하시는 겁니까?

정해원 단장 : 그렇습니다. 지원해서 시험을 보고 합격해서 가게 됐는데. 돌아가신 저희 부친이 월남전 파병 경험이 있으십니다. 대를 이어서 파병도 한 번 해보고 싶었고. 그런 이유가 있었습니다.

박인규 : 그러면 지휘관 되시는 분들이 지원해서 그중에서 선발을 하는 건가요?

정해원 단장 : 그렇습니다.

박인규 : 아까 현지생활에 대한 말씀을 나눴는데, 현지에서 교민이 도와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정해원 단장 : 참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는데. 지난 12년 동안 단 한 번도 빼먹지 않고 매 달 한 번씩. 거리가 1000KM 넘는 거리를 12시씩을 운전해서, 차에 김치와 한국생필품을 싣고 내려오시는 목사님이 한 분 계셨어요. 너무 감사했죠. 그 분이 김치를 갖고 오실 때 우리 단원들이 소풍가기 전날 같은 기분을 갖기도 했었고. 또 연로하십니다. 지금 67세로 제가 기억하는데, 운전하시기에는.. 우리나라 고속도로 같이 길이 좋지 않거든요. 그 열악한 상황에서도 진짜 우리 한국동포가 이곳에 나와있다. 특히 지구 반대편에 있는 우리 태극기를 단 군인들을보고 그쪽 교민들이 대단히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박인규 : 그 목사님 성함이.. 이 기회에.

정해원 단장 : 신국렬 목사님이십니다.

박인규 : 그 분 말고 서부사하라에도 한국교민들이 많이 계십니까?

정해원 단장 : 서부사하라엔 안 계셨구요, 그쪽에서 한 15간 정도 떨어진 아가딜이란 곳이 있습니다. 그 도시에 300여 명. 주로 수산업에 많이 종사하시는 분들이죠. 아무래도 대서양에 인접한 국가기 때문에 수산기지들이 많습니다. 스페인 섬 중의 하나인 라스팔마스에 전진기지가 나가있고, 모로코에도 그런 기지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해외파병이 상당히 많아지고 국제평화 유지를 위해서 많이 나가는데, 군인되시는 분께 여쭤볼 수 있는 질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라크파병 같은 경우는 국내에서 논란이 많았습니다. 제가 알기로 동티모르 같은 경우는 상당히 찬사를 많이 받았지만. 현지 나가서 활동해 보시니까 정치적인 걸 떠나, 나가서 평화유지 활동을 하는 게 국익이랄까. 우리나라의 권위를 위해서 좋을 것 같다, 아니면 필요 없다.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정해원 단장 : 과거 한국전쟁 당시 우리가 UN과 세계 여러 나라의 도움을 받이 받지 않았습니까? 지금 우리가 경제도 성장하고 세계 속의 한국으로 발전을 해서 여러 국가, 분쟁지역에 많은 파병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도 그렇고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는 그런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보답차원에서도 꼭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된다고 생각하구요. 그것 뿐만이 아니고, 저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대한민국의 위상이 다른 나라에 비치는 모습이 새롭게 비치기 때문에 이런 평화유지 활동은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비전투적인 곳은 특히..

정해원 단장 : 그렇습니다. 각종 상황에 따라서 다르겠죠.

박인규 : 군인은 계급이 제일 중요한데, 제가 계급을 소개를 못해드렸거든요, '대령 진'이라고 하시던데 대령도 아니고 '대령 진'은 뭡니까?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97.3MHz)'

정해원 단장 : 사실 저는 서부사하라 단장으로 나가기 전에 작년에 진급을 했습니다. 그래서 대령진급 예정이란 뜻을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중령에서 대령으로 진급을 했는데 대령계급장을 다시진 않았고.

정해원 단장 : 저희 군에서는 진급발표가 나면 그 다음날 계급장을 달아주는 것이 아니고 다음해에 계급장을 달아주게 돼있습니다.

박인규 : 대령계급장은 언제 다십니까?

정해원 단장 : 올해 말에 달게 됩니다.

박인규 : 지금 아직 휴가중이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다음 부대는 어디로 가십니까?

정해원 단장 : 저는 201특공대 참모장으로 부임하게 됩니다.

박인규 : 혹시 또 해외파병의 기회가 있다면 나가실 생각 있으십니까?

정해원 단장 : 물론입니다. 조국이 언제든지 저를 불러주면.. 항상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국내라든가 해외를 왕래하고... 나라를 지키는 건 기본이겠지만 말씀 듣고 보니까 군인의 외교도 상당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정해원 단장 : 그렇습니다.

박인규 : 앞으로 많은 활동 부탁드리겠습니다.

정해원 단장 : 감사합니다.

박인규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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