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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다양성' 협약 비준한 국회가 한·미 FTA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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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다양성' 협약 비준한 국회가 한·미 FTA라니"

[현장] "국회가 처리할 건 한·미 FTA가 아니라 통상절차법"

영화인들이 "한·미 FTA는 영화의 다양성을 해친다"며 "정부는 한·미 FTA 비준을 철회하고 통상절차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24일 오후 2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한·미 FTA 비준을 반대하는 영화인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 심재명 명필름 대표, 양기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이사장, 정지영 영화감독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는 한·미 FTA가 진행되는 동안 문화산업 보호육성 정책을 그 나라의 문화 주권으로 해석하는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협약'을 비준했다"며 "한·미 FTA보다 상위 범주인 문화다양성 협약을 비준해놓고 이 협약에 반하는 한·미 FTA를 비준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정부의 모순된 태도를 비판했다.

이들은 또 "수많은 반대에도 한·미 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유엔의 문화다양성협약 분쟁조정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라며 "국회가 처리할 것은 한·미 FTA 비준안이 아니라 '통상절차법'"이라고 주장했다. 통상절차법은 영화인이 처음 제안하여 야당이 강력하게 요구해 온 것으로, 국가 간 통상협정에 대한 국회 사전 보고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프레시안(이진경)

권칠인 한국영화감독조합 대표는 "스크린쿼터가 축소된 후 거대자본이 지배하는 극장에 독립영화는 틀 수 없게 됐다"며 "영화의 다양성이 스크린쿼터 축소 때문에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스크린쿼터제 축소'는 한·미 FTA 4대 선결 조건 중 하나로서, 정부는 지난 2006년 7월 1일부터 연간 한국영화 상영일수를 146일에서 73일로 축소한 바 있다.

차승재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이사장은 "작년 개봉된 영화의 절반이 10억 미만의 제작비로 만들어졌다"며 "이것은 곧 영화산업 노동자들이 임금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을 위해 우리나라 국민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지영 감독은 "많은 국민이 한·미 FTA를 반대하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의 세금으로 한·미 FTA 홍보 광고를 내보내면서 왜 반대 의견은 광고로 내보내지 않느냐"고 정부를 질타했다.

박석운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한·미 FTA의 래칫(역진방지) 조항 때문에 한 번 통과되면 아무리 정권을 바꾼다 해도 되돌릴 수 없다"며 "작년에 한나라당 국회의원 22명이 법안 날치기 처리를 하면 불출마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한 만큼, 한·미 FTA 비준안을 강행 처리하지 못하게 더욱 그들을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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