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 고객 정보 약 16만 건 유출 '파문'

보험업계 개인정보 유출 처음 드러나…은폐 의혹까지

한화손해보험이 약 16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를 외부에 탈취당하고도 사건 은폐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민간 기업의 '보안 불감증' 문제가 다시 한 번 불거진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제제심의위원회를 열어 한화손해보험의 고객 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기관 주의 및 임원 1명에 주의적 경고, 직원 3명에 감봉 또는 견책조치를 내기로 했다고 <연합뉴스>가 19일 보도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2011년 3월부터 5월까지 해킹을 당해 15만7901건(고객 수 기준 11만9322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탈취당한 정보에는 고객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차량 번호 등이 포함됐지만 보험업계 고객 정보에 들어가는 개인 질병이나 약관 대출 관련 정보는 빠져나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여러 번 있었지만 보험사가 해킹을 당한 사례가 드러나기는 처음이다. 여기에 한화손해보험은 당시 권한이 없는 이도 인터넷을 통해 고객 정보를 볼 수 있다는 민원을 받은 뒤에도 금융감독원에 해당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고, 지난해 해당 유출 사건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뒤에도 유출 경로를 몰랐다고 발뺌하는 등 사고 은폐 의혹을 받았다.

한화손해보험 이외에도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신한생명·푸르덴셜 생명·PCA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의 보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주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실제 고객 정보가 대량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민간 보험사의 고객 정보 누출 이슈는 단순한 우려에 그치지 않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