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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닮은꼴' LTE 무제한 요금제, 속내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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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닮은꼴' LTE 무제한 요금제, 속내는 따로 있다

제공량 소진 뒤에는 속도 제한…LTE 취지 무색

새해 초부터 보조금 논란으로 얼룩진 이동통신업계가 이번에는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앞다퉈 출시하며 가입자 빼앗기 경쟁에 들어갔다.

보조금 과다 지급으로 지난 7일부터 가장 먼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던 LG유플러스는 오는 31일자로 영업정지가 풀리게 되는데, 그동안 SK텔레콤과 KT는 번호이동 가입자를 끌어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특히 이 기간 동안 번호이동 가입자가 많이 몰렸던 SK텔레콤의 경우 온라인에서 아이폰5의 단말기 보조금이 11만 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막대한 보조금이 풀렸다.

이 때문에 LG유플러스가 가장 먼저 들고나온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SK텔레콤에 대한 반격에 가깝다. LG유플러스가 신규 가입자 모집을 재개하는 31일 SK텔레콤은 영업정지에 들어간다.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앞세워 약 보름 동안 빼앗겼던 고객들을 되찾겠다는 속셈이다.

다른 통신사들도 팔짱만 끼고 있지 않았다. 25일 LG유플러스가 무제한 요금제 출시 계획을 발표하자 KT는 같은 날 오후 비슷한 조건의 요금제를 선보이겠다고 응수했다. 영업정지를 앞둔 SK텔레콤도 다음날인 26일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계획을 발표했다. 신규 가입은 중단돼도 요금제 변경은 가능한 기존 가입자들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도다.

▲ SK텔레콤의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 홍보 사진. ⓒSK텔레콤 제공

이통3사 요금제, 기본 용량에서 속도 제한까지 대동소이

지난해 LTE 시장이 본격적으로 늘어났을 때만 해도 '무제한 요금제는 없다'고 천명했던 이동통신사들이 하루 간격으로 앞다퉈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은 데 대해 환영 일색만은 아니다. 전 국민이 사용하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는 이통3사가 각각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는 서로 눈치만 보는 모습이 또 한 번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통3사는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게 된 시점뿐만 아니라 무제한 요금제의 내용도 대동소이하다. 31일부터 선보이는 LG유플러스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가장 싼 월 9만5000원 상품의 경우 14기가바이트(GB)의 기본 용량을 제공하고, 모두 소진할 경우 하루 3GB를 추가로 제공한다.

KT가 1월부터 제공하는 요금제도 같은 9만5000원으로 똑같은 조건의 데이터 용량을 제공한다. SK텔레콤은 월 10만9000원으로 18GB의 기본용량을 제공한 후, 이를 소진하면 하루 3GB를 제공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요금제 가격과 데이터 제공량만 비슷한 게 아니다. 이통3사는 하루에 추가 제공하는 3GB의 용량을 소진했을 때는 데이터 속도를 제한할 수 있다고 나란히 밝혔다. LG유플러스와 KT는 2Mbps(1초에 200만 비트)로 제한했고, SK텔레콤은 구체적인 속도를 밝히지 않았지만 "데이터 이용 속도가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무선 데이터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헤비 유저'로 인해 전체 서비스 품질이 저하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통사들은 자신들이 제한한 속도로도 동영상 서비스 등을 즐기기에 무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고속 무선통신을 제공하는 LTE 기기의 속도를 임의로 제한하는 것은 LTE 통신의 의의를 깎아내리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새로 출시된 무제한 요금제는 기존 LTE 요금제보다 더 비싸 통신요금 과다 논란을 부추길 수도 있다. LG유플러스와 KT가 내놓은 9만5000원 요금제는 부가가치세(VAT)를 포함하면 추가 과금이 없어도 10만 원을 넘어선다. 그런데도 이통3사 모두 가입 시 보장되는 데이터가 '무제한'이라기보다는 '많은' 용량을 제공하는 것에 가깝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트랙픽 과다 현상 등 부정적인 효과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제공하는 이통사들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결국 이통3사가 너 나 할 것 없이 발표한 무제한 요금제의 배경에는 이용자들의 만족도 개선이 아니라 포화 상태에 달한 시장에서 한 업체가 나서면 따라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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