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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은 盧, 노동개혁은 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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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은 盧, 노동개혁은 李"

외국투자가, '누가 되면 유리할까' 저울질 한창

12.19 대선이 유례없는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유권자들 못지 않게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들이 있다. 다름 아니라, 우리나라에 투자했거나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해외투자자들이 그들이다. 돈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들의 시각은 매우 냉정하다.

과연 외국인투자가들은 이회창 한나당 후보와 노무현 민주당 후보 중 누가 당선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을까.

***"한국시장 투명성 높일 재벌개혁은 노 후보가 적극적"**

해외언론들은 외국의 투자자들이 근본적으로 한국경제가 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시장경제 중심으로 크게 재편돼 누가 당선되든 정책기조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러나 두 후보가 각론에서 상당한 차이점이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게 외신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특히 홍콩의 경제전문주간지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FEER)가 12월19일자에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 주목된다.

FEER에 따르면, 청와대의 새 주인이 누가 되든 차기 대통령은 미완의 개혁으로 끝난 경제개혁의 난제와 싸워야 한다. 아직 조흥은행등 몇몇 시중은행의 최대주주로 있는 한국정부는 해외투자자들이 한국의 금융시스템에 대한 완전한 신뢰를 갖게 하기 위해 이를 곧 매각할 방침이다. 기업부문은 상당한 부채들이 정리됐지만, 하이닉스 등 기술적으로 이미 파산한 상태인 기업들이 경제성장을 부양하려는 정부에 의해 억지로 지탱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김경원연구원은 FEER지와의 인터뷰에서 "부실기업들이 아직 부도처리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며 "빨리 제거되지 않으면 악성종양처럼 퍼져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는 누구일까.

FEER지는 먼저 서울에 있는 한 미국인 사업가의 인터뷰를 통해 노무현 후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했다. 그는 "노 후보가 반시장적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노 후보는 사회보장제도에 있어 유럽식 제도를 도입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현재 유럽이 고실업률과 경제침체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이 원치 않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FEER지에 따르면, 경제안정을 위해서 보수파인 이회창 후보가 더 적임자라는 국내의 일반적 인식과는 다른 인식을 해외투자가들이 갖고 있다.

FEER지는 "노무현 후보는 자신이 2년전 삼성그룹의 상용차 사업부문을 프랑스의 르노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지지한 몇 안되는 의원이었다면서 '재벌 개혁은 매우 중요하며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FEER은 또 "노 후보는 외국인 사업가들에게 기업경영은 합리적이고 투명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러한 점들에 관해서는 "노 후보가 훨씬 설득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FEER은 이같은 분석의 근거로 김대중 대통령이 추진해온 개혁을 이어받는 노 후보가 증권 집단소송제 도입과 재벌의 출자총액제한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는 한국시장의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외국투자가들이 일관되게 요구해온 주문사항이다.

***"노 후보의 강성 노조 대책은 미온적"**

반면 "이회창 후보는 '한국은 아직 집단소송제를 받아들일 여건이 되지 못하고 재벌에 대한 통제는 경제성장을 저해할 뿐'이라면서 앞서 두 가지 정책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고 이 잡지는 비판적으로 전했다.

FEER은 그 대신 이 후보는 "재벌이 과거의 잘못된 관행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해외투자자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FEER은 이 후보가 "정부의 간섭을 가급적 삼가함으로써 시장이 강력한 재벌들을 통제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그 효과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FEER은"이 후보의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유권자들이 일부 있다"면서 "한나라당의 많은 중진들이 공룡 재벌들에게 자금을 대출해줘 한국 경제 위기를 몰고온 정책들에 연계되어 있다"고 이 후보 진영 경제관련 인사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요컨대 FEER의 주장은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가 한국 재벌들과 가까운 나머지, 해외투자자가 보기에 '안정감을 주는 보수'이기보다는 '재벌 친화적인 수구'로 비친다는 것이다. 혹시나 이회창 후보 집권시 IMF사태 이전의 수구적 친재벌정책으로 회귀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FEER지는 "노무현 후보가 강성 노조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미온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는 외국투자가들의 비판적 시각을 전하고 있다. 반면에 이회창 후보는 불법파업에 대해서 강경한 입장이라고 긍정적으로 소개했다.

***부동층 향배가 역시 관건**

FEER은 "노 후보가 정치개혁과 부패척결 문제에서도 이 후보보다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노 후보는 대학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학연을 고리로 한 정실주의에 물든 한국의 정치문화에서 자유롭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 후보는 한국의 명문학교 출신으로 당선 후 모든 재산을 헌납하고 내각에 한나라당의원들을 배제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등 노후보에 대한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이화여대 조기숙 교수는 FEER지와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후보는 대중들의 감성에 보다 호소력을 갖고 있다"면서 "이회창 후보는 비전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FEER지는 그러나 최근 증가한 부동층과 관련, "침묵하고 있는 다수가 이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연세대 이정민 교수의 말을 인용하면서 "한국의 유권자들은 막상 투표일이 되면 보다 안전을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며 아직 이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배제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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