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군민의 삶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고령의 미래는 군청 안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농민의 논밭에서, 소상공인의 가게에서, 기업의 생산현장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일상에서 만들어진다. 지방행정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알려면 먼저 군민의 삶이 어떤 현실에 놓여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 지역 현안 마주할 때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현장
지방의회의 역할은 집행부가 추진하는 사업을 단순히 승인하거나 예산을 심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업이 정말 군민에게 필요한지, 예산이 적절하게 쓰이는지, 정책의 효과가 주민의 삶으로 이어지는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묻는 것이 의회의 책임이다.
때로는 행정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것도 군민에게 위임받은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는 일이다.
◆ 고령의 현실을 직시해야 미래가 보인다
농업은 지역경제의 중요한 기반이고, 지역 곳곳의 기업과 소상공인은 고령의 일자리와 소득을 지탱하고 있지만, 인구 감소와 고령화, 청년층의 유출, 농업소득 불안정, 지역 상권 침체등 서로 연결된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즉 청년이 떠나면 지역의 소비가 줄고, 일자리가 부족하면 새로운 인구가 유입되기 어렵다.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젊은 세대가 정착하기 힘들고, 농업과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면 지역경제의 활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 앞에서 필요한 것은 단편적인 사업을 나열하는 행정이 아니며, 농업과 산업, 주거와 교육, 돌봄과 일자리를 하나의 지역 발전 전략으로 연결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청년에게는 고령에서 일하고 생활하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하며, 농민에게는 생산비 부담을 덜어주는 지원뿐 아니라 안정적인 판로와 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기업에는 형식적인 지원보다 인력 확보와 경영 여건 개선 등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중요하다.
관광정책도 마찬가지다.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가 단순히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관광객의 방문이 지역 상권의 매출로 이어지고, 지역의 농산물과 특산품 판매가 늘어나며, 주민의 일자리와 소득을 만들어 내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 행정의 성과는 군민의 변화다
지방행정은 사업을 많이 추진했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한 것이 아니다. 예산을 얼마나 투입했는지, 시설을 몇 개 만들었는지, 행사를 얼마나 크게 열었는지만으로 군정의 성과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그 사업으로 주민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느냐다.
막대한 예산을 들인 시설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다면 사업의 필요성과 운영계획을 다시 살펴야 한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정책이라도 주민의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실제 수요를 반영하지 못한다면 개선해야 한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났다면 책임을 회피하기보다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군민의 세금은 행정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돈이 아니며, 군민의 삶을 개선하고 지역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맡겨진 공공의 자산이다. 따라서 예산을 편성할 때부터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따져야 하며, 사업이 끝난 뒤에도 당초 목표를 달성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군민이 낸 세금이 어디에 쓰이고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알 수 있어야 행정에 대한 신뢰도 쌓인다.
◆ 권한보다 책임, 보여주기보다 실행
제 9대 군의원으로서 지역에 바램이 있다면 군수와 공직자, 지방의회가 각자의 역할을 다하되, 모든 판단의 기준은 군민이어야 한다.
행정은 주민의 목소리를 듣는 데서 출발해야 하지만, 듣는 것만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는 없으며, 문제를 확인했다면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필요한 예산과 인력을 확보해야 하며, 추진 과정과 결과도 주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물론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재정 여건과 사업의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투명한 기준과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무엇을 먼저 해결할 것인지, 왜 그 사업을 선택했는지,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 어떻게 수정할 것인지 군민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주민의 요구가 행정의 벽에 막히고, 부서 간 책임 떠넘기기로 해결이 늦어지는 일이 반복된다면 현장 중심 행정이라는 말은 공허해진다. 군민의 불편을 행정의 과제로 받아들이고 끝까지 해결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 다음 세대가 살아갈 고령을 준비해야 한다
고령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지금 살아가는 주민의 삶과 다음 세대의 삶을 따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어르신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복지체계와 청년이 정착할 수 있는 일자리,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은 서로 맞물려 있다.
세대가 함께 살아가는 지역을 만들려면 단순히 인구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넘어 사람들이 왜 고령에 머물고 싶어 하는지, 무엇 때문에 고령을 떠나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청년에게는 일할 기회가 있어야 하고, 농민에게는 농업을 지속할 희망이 있어야 하며, 소상공인에게는 장사를 이어갈 여건이 있어야 한다. 어르신에게는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생활 기반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제는 어느 한 사람의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군민과 행정, 의회가 지역의 문제를 함께 진단하고 실현 가능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되, 지역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결정은 책임 있게 내려야 한다.
또한 고령의 발전은 거창한 구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주민의 작은 불편을 해결하는 일, 예산 낭비를 줄이는 일, 청년 한 명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일, 농민 한 사람의 소득을 높이는 일에서 출발한다.
툭히 고령을 바라보는 기준은 행정이 무엇을 했느냐보다 군민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느냐가 중요하며, 권한을 얼마나 행사했느냐보다 그 권한으로 무엇을 해결했느냐가 중요하다.
고령의 오늘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서는 고령의 내일을 준비할 수 없다. 군민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고, 예산을 책임 있게 사용하며, 약속을 결과로 증명하는 행정과 의회가 필요하다.
고령의 미래는 누군가가 대신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군민의 삶을 중심에 두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 사람들, 그리고 그 답을 실행으로 옮기는 책임 있는 행정이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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