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더불어민주당 주도 검찰개혁으로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관련 "중수청이 제2의 공수처가 될 것이라는 국민의 우려"를 언급하며 공수처법 등 입법 보완을 촉구했다.
오 처장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형사사법 시스템의 개편에 대해선 이전에 신설된 제도의 결함부터 고쳐야 한다"며 "공수처의 시행착오를 중수청에서 반복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개정 형사소송법으로 보완수사권이 전면 폐지된 채로 중수청·공소청이 출범을 앞둔 가운데,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개혁으로 탄생한 공수처 수장이 "제도적 결함"을 언급한 것이라 눈길을 끌었다.
오 처장은 "아무리 훌륭한 고급 승용차라 하더라도 바퀴 4개가 없으면 굴러갈 수가 없다"며 △뇌물 사건에서 자금출처의 추적 근거 △수사대상 조항의 공백 △인력 구조 △공수처의 검찰 견제 장치 부재 등을 현행 공수처법의 구체적인 한계로 제시했다.
오 처장은 특히 오는 10월부터 재편될 형사사법 체계와 관련해 "중수청, 경찰 등 행안부로 집중된 수사권한을 독립기관인 공수처가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로 '경찰권력 비대화'가 정치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공수처가 '공수처 역할론'을 일종의 대안으로 제시한 셈이다.
오 처장은 구체적으론 "중수청 소속 4급 이상 공무원과 경찰청 범죄를 (공수처의) 수사·기소 대상에 포함시켜 수사권 남용에 대한 우려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진 의원 질의응답에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개정 형소법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민주당 김남희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된 경찰의 제주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을 들어 "장윤기 사건에서 수사팀 부실수사와 증거은닉이 확인됐고, 이번에는 경찰관이 실종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제주 실종자 관련 경찰 허위보고 사건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 수사·기소 분리가 시행된다면 수사기관의 잘못이나 부실수사를 바로잡을 수 있는 장치가 지금보다 훨씬 중요해진다"며 "국민들의 피해 없는 형사사법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나"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 의원은 앞서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를 둘러싼 당내 논쟁에서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등 예외 경우에 대한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결국 결정된 상황에서 재차 경찰 수사권에 대한 견제·통제 필요성을 촉구한 것.
김 의원은 이어 "앞으로 경찰이 독자적 수사권을 갖게 되면 그 권력을 무소불위로 휘두르지 않도록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지 않나"라며 "장윤기 사건, 제주도 실종사건, 이런 사건이 또 생기면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명드릴 수 있는가"라고 성토했다.
김 의원은 특히 "특정 기관의 권한 박탈이 국가 정책의 목표가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고 지적하며 "형사소송법 개정과 검찰개혁의 목표는 어떤 수사기관도 전횡을 할 수 없고 국민 피해가 없는 형사사법 체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검찰의 무소불위 권력을 박탈했듯이 경찰의 무소불위 권력도 휘두르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국민들이 결코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워낙 대대적으로 큰 변화이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많은 우려가 있으신 걸로 알고 있다"며 "법무부와 검찰에서도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도 개정 형소법을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은 "형사사법 절차가 민영화되는 것이 아니냐"라며 "돈 많은 사람은 더 좋은 변호사로 더 잘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분들은 더 힘들어지는 것이 아니냐, 이런 우려들이 굉장히 많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태규 의원은 검찰청 폐지에 대해 "대한민국 검사는 홍길동 검사"라고 빗대며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듯이 대한민국 검사들은 자기 조직을 검찰청이라고 부르지 못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엔 사의를 표명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해 국민의힘이 반발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 박형수 의원은 "70여 년 형사소송법 체계를 완전히 뒤바꾸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했다. 그 주무부 장관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라며 "장관이 국민의 여론은 어떤지 국민에게 어떤 피해가 가는지 여당과 야당이 따져물을 때 책임 있게 답변을 해야 된다. 그게 장관의 책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정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했는데 '두통이 너무 심해서'라고 얘기하더라"라며 "너무 아파서 못 나온다고 하니 오늘은 결산의 내용이기도 하고 해서 이 부분은 제가 승인을 했다"고 해명을 전했다.
민주당은 또한 이날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 사건과 관련, 조희대 대법원장을 오는 31일 법사위 긴급현안질의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사법부에 대한 부당한 압박이라며 항의하다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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