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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탄핵 후회하지 않는다"…사퇴 거부에도 '韓지도부'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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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탄핵 후회하지 않는다"…사퇴 거부에도 '韓지도부' 붕괴

與 자중지란…'책임론' 분출에 장동혁·진종오·김재원·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 사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독려한 일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친윤계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당 대표직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저는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거부 입장을 밝혔지만, 장동혁·진종오 등 친한계 최고위원들이 사퇴 의사를 표명하며 한동훈 지도부 붕괴는 기정사실화됐다. 국민의힘이 탄핵 후폭풍으로 자중지란으로 가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한 대표는 14일 국민의힘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한 직후인 오후 7시께 기자들과 만나 "오늘의 결과를 대단히 무겁게 받아들인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국민과 함께 잘못을 바로 잡고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국회는 이날 오후 5시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찬성 204표, 반대 85표로 가결시켰다. 이미 탄핵 찬성 의견을 밝힌 7명의 국민의힘 의원 등 친한계 측 이탈표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대표는 '여당 대표가 대통령 탄핵 가결을 독려한 것을 후회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대통령에 대한 직무정지가 시급한 상황이었다고 판단했다"며 "그 과정에서 나라와 국민만 생각했다.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어 "저는 지금의 이 심각한 불법 계엄 사태를 국민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정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조기 사퇴를 비롯한 질서 있는 퇴진 방안도 심도 있게 검토했다"며 "그런데 그것이 대통령이 지키지 않아서 무산됐다.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에서 대통령의 직무를 조속히 정지시키고 상황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탄핵 가결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 종료 후 열린 국민의힘 의총에선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대표의 '탄핵 가결 독려' 입장에 대한 비판이 쇄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원조 친윤으로 꼽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당론을 정하는 의미를 얘기했는데, 어떻게 (당론을 어긴 이를) 동지라고 하겠나", "제 거취를 여러분께 일임하겠다"라는 등의 발언을 내놓았다.

한 대표는 이같이 본인에 대한 책임론·사퇴론이 이는 데 대해선 "상당히 격앙돼 계시다. 여러가지 지적이 나왔고 저에 대해서도 사퇴하라 이런 얘기들 많이 하신다"면서도 "저는 제가 할 일을 다 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사퇴 여부에 대해서도 "저는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일축했다.

그러나 한 대표의 이 같은 입장에도 불구, 일부 친한계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한동훈 지도부' 붕괴는 기정사실화됐다. 한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혔으나 최근 '탄핵 반대 당론'에 힘을 실었던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탄핵을 막지 못하면 직을 걸겠다고 했는데, 오늘 탄핵안이 가결됐다. 정치적 책임이 있다"며 오는 15일 본인의 거취를 밝히겠다고 예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선출직 최고위원 및 청년최고위원 5인 중 4명 이상이 사퇴할 경우 당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 지도부인 최고위원회의는 자동으로 해산된다. 이날 의총에선 친윤계 김민전·인요한 최고위원이 사퇴 의사를 밝혔고, 친한계에서도 장 최고위원 이외에 진종오 청년최고위원까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의원이 아니어서 의총 참석 대상이 아니었던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저녁 SNS에 올린 입장문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그 누구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즉시 최고위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선출직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한 것으로, 한동훈 지도부의 비대위 전환은 시간문제가 됐다.

한 대표는 장 최고위원의 사퇴 의사와 관련해서는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판단한 결과 아닌가 한다"고만 했다. 현재 한 대표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책임당원협의회가 사퇴촉구 성명서를 내고, 홍준표 대구시장도 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원외에서도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한 대표는 비대위 전환 가능성 등 지도부 전망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시간을 두고 보겠다"고만 했다.

한 대표 책임론에 대한 반발도 나왔다. 친한계로 분류되며 앞서 탄핵 찬성 입장을 공식화했던 조경태 의원은 이날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한 대표 지도부 총사퇴 요구와 관련 "그렇게 가진 않을 것이고 그렇게 가선 안 된다"며 "한 대표는 계엄 때도 계엄 해제를 위해 누구보다 노력했다. (한동훈) 체제는 계속 유지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했다.

다만 장 최고위원과 진 최고위원에 이어 역시 친한계로 꼽히는 박정하 당 대표 비서실장도 이날 사퇴의사를 밝히는 등, 친한계 내에서도 '한동훈 책임론'에 대한 반발은 소수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탄핵 표결 전부터 친한계 내에서도 가결에 대한 우려가 속출한 만큼, 실제 가결 상황 이후의 내부 반발 또한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당 대표실을 나와 의원총회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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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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