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국가안보상황점검위원장으로 위촉된 박지원 의원이 무인기 문제로 인한 남북 간 긴장 격화를 우려하며 양측의 자제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14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제는 무너지면 살릴 수 있지만 남북관계는 한 번 무너지면 공히 다 죽는다. 왜 우리가 죽는 길을, 전쟁을 해야 하느냐"며 "남도 북도 자극적인 얘기를 하지 말고, 북한은 절대 도발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 국가정보원장, 2000년 김대중 정부 당시 6.15 남북정상회담 특사를 지냈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선대인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여러 차례 만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번 무인기 사태와 관련해 일각에서 '북한 자작극'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그건 얘기가 안 된다"고 일축하며 "우리 정부가 무인기를 평양으로 보내서 대북 전단을 뿌리고 있다는 이 문제에 대해서 (국방부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한 것은 사실상 시인"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다만 이같은 정부 발표에 대해 "정부가 잘한 것"이라며 "우리가 한 일을 했다고 얘기해서는 안보상에 큰 문제가 생긴다. 그런 때는 '확인해줄 수 없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라며 "정부 입장에서 무인기가 평양까지 갔다고 하는 것은 침략, 침공"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전날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한국방송(KBS) TV 인터뷰에서 "북한이 자살을 결심하지 않을 것 같으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한 데 대해 "국방부 장관은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지만, 대통령을 모시는 안보실장의 발언치고는 아주 빵점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신원식 안보실장처럼 '자살'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그런 얘기는 하지 말자"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북한에 '도발하지 마라', '큰코다친다' 이런 경고를 하면서도, 우리 정부가 그런 자극적인, 불필요한 바보짓을 하지 말라(는 것도) 경고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무인기 사태에 북한이 외무성 중대성명을 낸 데 이어 김 국무위원장 친동생 김여정 부부장 명의 담화를 통해 "한국 무인기가 다시 발견되는 순간 끔찍한 참변이 일어날 것"이라고 위협한 데 대해 "우리 대한민국 하늘은 이미 뚫렸었다. 무인기가 와서 용산도 지나갔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현재 보면 남북 고위 당국자들이 말폭탄은 하고 있지만 행동은 안 한다. 김여정 부부장의 발언도 재발하면 가만히 안 있겠다, 재발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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