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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소도 더위 먹으면 밥 맛이 없어요"…축산농가, 폭염에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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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소도 더위 먹으면 밥 맛이 없어요"…축산농가, 폭염에 노심초사

무더위에 절반반에 먹지 않아…가뜩이나 소값 하락인데 체중까지 감소

"사람만 더위 먹는 게 아니라, 소도 더위 먹어요."

6일 정오께 장흥군 대덕읍의 한 한우농가에서 만난 농장주 A씨(50대)는 소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폭염특보가 18일째 이어지고 있는 이곳의 축사 내부 온도계는 3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A씨는 무더위에 행여나 폐사하는 소가 생길까 노심초사하며 특제 사료를 먹이고 축사 내부 대형 선풍기와 온도가 40도가 되면 자동으로 물을 분무하는 장치도 설치했다.

다행히 폐사 피해는 없었지만 A씨는 바닥을 찍고 있는 소 값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소 한 마리를 팔면 135~140만원이 손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염에 사료를 제대로 먹기는커녕 평소의 30%에서 절반밖에 먹지 않아 오히려 소들의 체중이 감소하고 있다.

▲장흥 한우 축사에서 대형 선풍기를 쐬고 있는 소.2024.08.06ⓒ프레시안(김보현)

그는 "사람이 더위 먹으면 밥 생각이 없어지는 것처럼 소도 똑같다"며 고개를 떨궜다.

한우 축사에 먹이와 물이 한가득 담긴 싱크대를 각각 비치해뒀지만, 소들은 더위 때문인지 먹거나 마시지 않았다.

A씨에 따르면 한창 한우값이 폭등할 때 새로 진입했던 농가들일수록 소규모 농가인 경우가 많아, 치솟는 인건비며 사료값에 버티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군에서는 고온 스트레스 완화제를 지급하고 있지만 소들은 영양제를 먹지 않아 소용없고 그나마 환풍기 등을 설치해줘서 도움이 됐다고 한다.

다행히 이날 오후 1시15분께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해 더위가 한풀 꺾이자, A씨는 그나마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더위에 우두커니 서 있는 소.2024.08.06ⓒ프레시안(김보현)

장흥군 관계자는 "스트레스 완화제·열차단재도포·시설지원 등을 하고 있지만 폭염피해 보상은 어렵다"며 "농가에서 바로 보험사로 가기 때문에 군에서 제대로 집계를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8월 7~8일 취약농가 현장점검에 나서 폭염 대비 조치사항을 점검하고 예방 방법을 안내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전날까지 전남지역에서는 폭염 피해로 폐사한 가축만 닭 5만2997마리, 오리 7652마리, 돼지 1154마리 등으로 추산 피해액만 5억7500여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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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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