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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이란 영사관 폭격 괜찮다? 안보리, 규탄 입장 합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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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이란 영사관 폭격 괜찮다? 안보리, 규탄 입장 합의 실패

러 "이스라엘 비판 언론성명 미·영이 꺼려"…강대국 갈등으로 역할 못하는 안보리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위치한 이란 영사관이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은 걸로 알려지면서 유엔 사무총장도 이에 대해 규탄했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는 일치된 입장을 내지 못했다. 강대국 간 대립 속에 어떠한 합의도 이뤄내기 힘든 안보리의 현 상황이 또 다시 입증된 셈이다.

3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은 "미국, 영국, 프랑스는 3일 미국의 동맹국인 이스라엘이 시리아에 위치한 이란 영사관 건물을 공격한 것을 비난하는 러시아의 안보리 성명 초안에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날 안보리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대응 조치인 '언론 성명(Press Statement)'을 통해 이스라엘의 이란 영사관 폭격을 규탄하려 했다고 러시아 매체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안보리의 대응은 언론성명 외에 가장 높은 수준인 '결의안'(Resolution), 중간 단계 수준인 '의장 성명(Presidential statement)'등이 있다.

<로이터>는 이날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 대해 "외교관들은 프랑스와 영국의 지원을 받는 미국이 안보리의 다른 국가들에게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많은 사실이 불분명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며 "2일 회의에서 안보리 구성원들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는 메신저 서비스인 텔레그램 본인 계정에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2일 안보리 회의에 이어, 러시아는 언론 성명 초안을 준비했다. 그럼에도 미국과 영국은 회의 기간 동안 사건에 대한 일치된 접근 방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에 대한 논의조차 꺼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2일 회의에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을 짧게 비난하는 데 그쳤다"며 "대신 이것이 이란 스스로의 잘못이라는 결론에 이르도록 하는 언어적 곡예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폴리안스키 차석대사는 "이는 서구의 이중적 기준과 국제적 맥락에서 법과 질서에 대한 그들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제사회는 폭격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일 스테판 두자리크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 외교 및 영사관 시설과 인사의 불가침 원칙이 국제법에 따라 모든 경우에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며 이번 폭격을 규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모든 당사국들에게 국제 인도법을 포함한 국제법에 따른 모든 의무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며 "관련국들은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민간 기반시설을 손상시킬 수 있는 공격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유엔 안보리가 이전에 외교 공관에 대한 공격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3일 유럽연합은 외교 공관과 외교인력들에 대한 불가침성을 존중해야 한다며 이란 공관에 대한 폭격을 비판하고 각국에 자제를 촉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미국은 다마스쿠스에서 공격을 받은 건물 상태를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외교시설이라면 우려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외교 관계를 규율하는 1961년 비엔나협약과 1963년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은 건물, 건물의 일부 및 토지를 소유권에 관계없이 외교 공관의 목적에 사용되는 것으로 정의한다"며 "이 합의들은 외교 또는 영사 시설은 '불가침'하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통신은 "하지만 또한 이 시설이 외교 및 영사 기능과 양립할 수 없는 어떤 방식으로도 사용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시리아의 이란 영사관이 이란의 외교나 영사 목적이 아니라, 중동 지역에서 이란과 가까운 무장세력들을 관할하는 지휘통제소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스라엘 주장에 대한 설명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1일 폭격을 했다는 명확한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이 이를 부인하지 않고 중동의 다른 지역에서도 이러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식의 언급을 한 만큼, 사실상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굳어져 가는 분위기다.

지난 2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스라엘 의회 외교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우리의 목표는 모든 곳에서 적의 세력 구축을 막기 위한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매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갈란트 장관은 "우리는 전선이 여러 개인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중동에서 이스라엘에 맞설 경우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 건물 폭격 현장에서 응급 및 보안 요원들이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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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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