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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신고 빗발칠 때, 용산경찰서장은 대통령실 집회 통제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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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신고 빗발칠 때, 용산경찰서장은 대통령실 집회 통제 중이었다

'이태원 참사', 경찰 수뇌부보다 대통령에 먼저 보고됐다

이태원 참사 관련해서 윤석열 대통령이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보다 더 빨리 보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수뇌부가 먼저 보고받는 체계 자체가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경찰청은 2일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지난달 30일 0시 2분에 참사 관련 첫 '치안 상황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1시간 47분이 지난 시점이다. 

경찰청은 보고 받은 3분 후 대통령실에 참사 내용을 보고했고, 윤희근 경찰청장도 보고받은 12분 후인 0시 14분에 첫 보고를 받았다. 한마디로 경찰수장이 이태원 참사 발생 시점인 29일 오후 10시15분보다 1시간59분 늦게 참사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 시각은 수십 명이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던 시점이다.

윤 청장은 첫 보고를 받고 5분 뒤인 밤 12시 19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해 기동대 등 가용경력을 최대 동원해 속 대응 등을 지시했으나, 김 서울청장은 윤 청장에게 전화를 받기 43분 전 이미 참사 발생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서울청장이 이태원 참사 첫 보고를 받은 건 29일 오후 11시 36분으로 당시 용산경찰서장이 직접 보고를 했다. 이 시각은 사고가 발생한지 1시간 21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주목할 점은 대통령실에서 경찰 수뇌부보다 먼저 이태원 참사 보고를 받았다는 점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첫 신고가 접수된 지 38분 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29일 오후 10시 53분 대통령국정상황실에 보고했고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1시 1분에 이를 보고받았다.

이는 경찰청이 대통령실에 보고한 시각보다 61분이나 빠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1시 21분 "구조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첫 지시를 내렸다.

이렇듯 경찰 수뇌부는 참사 이전은 물론, 참사 초기에도 보고조차 받지 못한 상황이었던 셈이다. 이태원 참사가 대규모의 희생자 발생으로 귀결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대규모 인파가 집중된 장소에서 이를 관리하는 하는 조직은 경찰 기동대다. 현재의 경찰 시스템에서 기동대 투입을 즉시 요청할 수 있는 직책은 일선 경찰서장이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 관할 구역 담당자인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은 참사 당일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집회 현장을 통제하고 있었다. 이 집회는 이날 오후 9시경 종료됐고 이 서장은 참사 발생 5분 후인 오후 10시 20분께 이태원역 인근에 도착했다.

이후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대기 근무하던 서울청 기동대가 사고 현장에 도착한 건 오후 11시 25분이었다. 용산경찰서장 요청으로 인접 경찰서 형사과와 경찰 기동대 등이 투입되기 시작한 건 30일 0시 20분께였다. 사고 발생 후 2시간가량 지난 다음이다.

기동대 투입 권한을 지닌 김광호 서울청장은 사고 당일 오후 9시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퇴근했다. 참사 위험을 경고하는 시민들의 112 신고가 잇따르던 시점이다. 뒤늦게 용산서장의 전화를 받고 사고 발생을 인지한 김 청장은 다음 날 0시 25분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청은 이태원 참사 관련해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렵기에 대기 발령했다"며 용산경찰서의 이임재 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용산경찰서를 상대로 핼러윈 축제에 적절히 대비했는지 여부와, 사고 전 11차례 신고를 접수하고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 관계자가 청사에서 나오고 있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특수본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서울시소방재난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다산콜센터, 이태원역 등에 수사 인력을 보내 참사 당일 112 신고 관련 자료와 핼러윈 경비 계획 문건 등을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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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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