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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처벌이 경제 위기 가져온다는 '공포 마케팅'

[좋은나라이슈페이퍼] 재벌총수의 사법처리와 기업가치

지난 6월 26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에 대해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했다. 이 배경에는 삼성, 재계, 언론이 퍼뜨린 경제위기 속 총수 부재에 따른 위기 논리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현상은 실증적 근거가 없는 공포마케팅이다. 2000년부터 2018년 사이에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총수가 지배하는 35개 재벌, 319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법원의 유죄판결 사법처리는 주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총수에 대해 실형이 아니라 집행유예라는 관대한 판결을 한 경우 주가의 반응이 더 부정적이다. 해외에서는 CEO가 기업가치에 기여하는 바가 점점 켜져 간다고 본다. 그러나 CEO가 기업범죄를 저질렀을 때 중요한 위치이기 때문에 봐주어야 한다는 기괴한 논리는 없다. 중요한 위치에서 권력 남용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강하게 처벌받아야 하는 것이다. 공정한 시장 질서를 만들고, 재벌 총수의 사익추구 행위를 규율하는 데에 검찰과 법원의 역할이 막중하다. 또, 대법원 횡령, 배임범죄 양형기준에 '경제상황에 대한 고려'는 없다. 오히려 관대한 처벌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를 갉아 먹는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필자)

지난 6월 26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에 대해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했다. 삼성은 발표 직후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에게 기업 활동에 전념해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기회를 준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런 권고의 배경에는 삼성, 재계, 언론이 퍼뜨린 경제위기 속 총수 부재에 따른 공포심 조장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부회장이 자리를 비우면 삼성은 큰 일이 나고, 삼성이 큰 일이 나면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한국 경제는 작살난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현상을 실체가 없는 공포마케팅이라 규정한다. 그리고 국내의 얼치기 시장주의자들이 자기합리화를 위해 이런 유령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해외에서는 이런 논의를 찾아 볼 수가 없다. 해외에서는 CEO가 기업경영과 기업가치에 기여하는 바가 점점 켜져 간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CEO가 기업범죄를 저질렀을 때 중요한 위치이기 때문에 봐주어야 한다? 기괴한 논리이다. 중요한 위치에서 권력 남용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강하게 처벌받아야 하는 것이다.

공포마케팅의 근원과 실체

공포마케팅의 논리가 언제부터 생겼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총수의 사법처리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분들의 글들을 보면 그 근저에 어떤 생각이 자리 잡고 있는지는 추측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얼마 전 논란이 일었던 양창수 검찰수사심의위원장의 칼럼을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상속제도의 정당성에 대하여는 의문이 별로 없다. 요컨대 죽은 사람의 재산 처리에서 자식 기타 물려받는 사람의 의사는 부차적이다. 한편 국가는 고율의 상속세를 부과한다. 현재 과세표준이 30억원을 넘는 부분은 그 세율이 50%로서, 기업은 반쪽이 된다." 이건희 회장이 이재용부회장에게 삼성전자 주식을 물려주는 순간 삼성전자는 반쪽이 된다는 거다.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4.18%(2019년 기준)이다. 이게 이재용부회장에게 상속되는 순간 삼성전자가 반쪽이 된다? 다시 강조한다.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고작 4.18%이고, 이재용부회장은 0.6%이다. 삼성전자를 100% 가족소유 우동집 정도로 생각하고, 총수를 비판하면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빨갱이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과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하는지 난감하다. 그런데 이 우동집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우면 한국경제에 타격이 온다는 논리의 비약에서는 할 말을 잃는다.

다 떠나서 그럼 공포마케팅이 실체는 있는가. 사람은 망각의 동물인 게 사실 한국사회에서 재벌 총수가 구속되거나 실형을 받고 자리를 비운 사례가 제법 있다. 최근 몇 개만 보자. 2012월 8월, 김승현 한화 회장은 횡령, 배임 등으로 법정구속되었다. 이듬해 1월에는 최태원 SK회장이 횡령, 배임 등으로 법정구속, 7월에는 이재현 CJ 회장이 횡령, 배임 등으로 구속되었다. 문제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되어 1년 수감생활을 했다. 법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이건희 삼성 회장은 2014년 5월에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려졌다. 위 총수 중 대부분은 2000년대에도 유사한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유죄를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보통, 검찰의 수사 단계부터 시작해서 대법원까지 형사재판은 3~4년은 걸린다. 양향자 의원(더불어 민주당)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좋든 싫든 삼성은 현재 오너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업 오너가 법적 판단을 받는 과정이 길어지다 보면 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국민의 삶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분과 재계의 논리대로 하면 2000년대 이후 한국재벌은 총수의 부재 또는 총수가 재판을 받느라 큰 고통을 받았어야 한다. 그런데 소위 말하는 상위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범삼성그룹(삼성, CJ 등 포함)의 자산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36%(2000년 기준)에서 26.18%(2016), 자산순위 1위~5위 그룹(범삼성그룹, 범현대그룹, 범엘지그룹, 에스케이그룹, 롯데그룹) 재벌자산의 비중은 47.99%(2000년 기준)에서 74.33%(2016년 기준)으로 증가했다. 총수가 고난의 세월(?)을 겪는 동안 재벌이 한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과도하게 커지기만 했다. 또, 흔치 않은 자연실험이 있었다. 2017년 삼성전자이다.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동시에 자리를 비운 것이다. 그러나 2017년에 삼성전자는 흔들림 없이 잘나갔다. 공포마케팅에 따르면 이때 삼성전자는 쪽박을 차야하지 않나?

대규모 자료를 통한 실증결과도 보자. 경제개혁연구소는 2000년부터 2018년 사이에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총수가 지배하는 중복포함 35개 재벌, 319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법원의 판결이 기업가치(엄밀한 개념으로는 판결 전후 특정한 기간 동안의 누적비정상주식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대상은 1심, 2심, 대법원 판결을 포함하고 총수는 김승연(한화), 김준기(동부), 박용성(두산), 박용오(두산), 이건희(삼성), 이재용(삼성), 이재현(CJ), 장세주(동국), 정몽구(현대차), 조동만(한솔), 최태원(SK)을 포함한다.

결론은 이렇다. 총수에 대한 법원의 유죄판결 사법처리는 주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즉, 총수에 대한 사법처리가 경제 및 재벌그룹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공포 마케팅은 실증적 근거가 없다. 총수에 대한 재판 전후 15일 동안의 누적비정상수익률, 즉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1.6%~-1.0%로 결코 크다고 볼 수 없다. 또 다른 측면을 보자. <그림 1>은 법원이 총수에 대해 유죄선고를 내렸을 경우 관련 계열사 주식수익률의 분포를 보여준다. 재무경제학에서 흔히 사용하는 3요소 모형을 통해 주식수익률을 측정하였다. 0%를 중심으로 정규분포와 유사한 형태의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개별계열사의 주가를 살펴보면 긍정적 반응이 41%~43%, 부정적 반응이 57%~59%로 대칭적으로 존재하지 어느 한쪽으로, 특히 부정적으로 쏠리는 패닉은 없다. 시장은 오히려 전략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재벌에 있어 총수의 사적이익추구와 관련된 사건은 계열사 중에 승자와 패자를 낳는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이해가 좀 더 쉬울 것이다. 그리고 이 결과는 2000년대 중반부터의 판결을 포함하고 있다. 최근 변화가 아니라 시장은 이미 15년 전부터 알아서 잘 판단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큰일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집단은 그럴 말한 다른 사적 이유가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림1> 법원의 유죄선고에 대한 계열사 주식수익률(누적비정상수익률(CAR)) 분포. * 이창민, 최한수, 2020. 재벌총수에 대한 사법처리는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가? 재벌총수에 대한 형사재판 결과를 이용한 분석. 경제개혁리포트, pp.1-21.에서 재인용.

더 재미난 현상은 총수에 대해 실형이 아니라 집행유예라는 관대한 판결을 한 경우 주가의 반응이 더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분석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총수의 영향력 하에 있는 회사는 141개이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는 178개 회사이다. 실형선고를 받은 계열사의 평균 주식수익률은 -0.6%~-0.01%이었으나 이는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이 아니다. 반면에 총수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 그 계열사의 평균 주식수익률은 -3.0%~-1.4% 이었는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부정적인 반응이다.

정리하자. 총수의 배임, 횡령 등 사적이익추구에 대한 실형과 같은 엄정한 형사처벌이 총수의 영향력 하에 있는 개별계열사에 리더쉽 공백 같은 부정적 충격을 가져온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집행유예와 같은 관대한 판결이 시장에 부정적 신호를 줄 가능성이 높다. 총수에 대한 엄정한 사법처리는 총수일가의 경영권 유지와 승계라는 사적 이익을 위해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위협하는 도덕적 해이에 대한 최종적 공적규율수단이다. 따라서 총수에 대한 실형선고는 전횡에 대한 견제장치로 기능하여 이후 지배구조 개선의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기업가치에 긍정적일 수 있다. 반대로 법원이 관대한 판결을 내릴 경우 총수의 사적이익추구가 계속되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것이다. 시장은 만만하지 않다.

얼치기 시장주의의 비극

한국사회 재벌 총수를 둘러싼 여러 이슈를 다룰 때 해외사례를 찾기는 어렵다. 재벌 같은 복잡한 지배구조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독특한 배임, 횡령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이상한 여론 형성을 외부인이 도대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특히, 이런 공포마케팅과 같은 논의구조는 찾아보기 힘들다. 해외의 연구들은 CEO가 기업경영에 중요하고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CEO가 기업범죄를 저질렀을 때 관대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지는 않는다. CEO의 기업범죄는 기업가치와 시장질서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인식이 명확한 것이다. 공포마케팅은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얼치기 시장주의자, 자칭 친기업주의자들이 만들어 내는 독특한 비극이다. 얼치기 시장주의자들은 총수와 기업, 시장을 구분하지 못한다. 아니 안한다. 총수의 이해를 대변하면서 친기업이고, 시장주의자라고 주장한다. 이 황당함의 근원은 앞에서처럼 우동집과 삼성전자의 차이를 가볍게 뭉개는 데에 있다. 대기업이 총수의 사유재산이고, 총수를 지키면 자유시장경제의 수호자이다. 불행하게도 이 집단은 제대로 된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을 끊임없이 방해해 왔다. 총수일가를 엄호해야했기 때문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효율적 시장의 조건은 대략 진입과 퇴출의 원활함, 충분한 경쟁, 충분한 정보 등이다. 해외 연구에 근거해서 실제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자. 미국 금융감독당국에 의해 처벌되는 상당히 중한 정보왜곡행위(분식회계 등)가 1년에 약 90여건 정도이다. 기업이 시장에 이상한 정보를 제공한 것이 이정도이고 이외의 위법도 많다. 들통 나면 감독당국뿐만 아니라 사법부에 의해 처벌받는다. 그 유명한 엔론 분식회계의 주인공 제프 스킬링은 14년 복역 후 2018년에 석방되었다. 이건 시장이 잘 돌아가기 위한 일종의 외부규율이다. 그럼 소위 말하는 시장규율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기업은 평판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상품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고, 금융시장에서는 위험한 기업으로 인식될 것이다. 이런 것들이 반영되어 직접비용인 과징금과 손해배상액수의 7.5배를 평판비용으로 날려버린다.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것이다. 대출시장에서 기업들은 리보(LIBOR) 금리보다 1.4%정도 더 주고 돈을 빌리다가 사건이후에는 2%를 더 주어야 한다. 끝이 아니다. 위법행위 당사자들은 감독당국의 처벌이 끝나기도 전에 93%가 자리에서 물러난다. 사외이사들은 주주들에게 집단소송을 당하면 이후에 다른 기업에서 사외이사를 하는 숫자가 반토막이 난다. 전문가 노동시장의 규율이다. 시장이란 이렇다. 자율과 규율이 촘촘하게 얽혀서 돌아가고, 제법 잘 짜여 있어도 삐꺽삐꺽한다. 다시 한국사회로 돌아오자. 일일이 반대의 예를 들지 않겠다. 오래된 주류가 뭔가를 살벌하게 지키려는 것만은 확실하다.

얼치기 시장주의자들의 또 다른 특징은 총수를 구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 내놓기 창피한 논리를 마구잡이로 사용하는 것이다. 총수가 없으면 기업이 흔들리고, 국가경제도 흔들린다고 말한다. 장기적, 전략적 의사결정도 안되고, 중요한 투자결정은 다 미루어질 것이라며 시장을 위협한다. 이게 과연 세계적 기업이 할 수 있는 언행인가? 그러면, 예를 들어, 이재용 부회장이 갑자기 사고라도 당하면 삼성은 속수무책으로 손을 놓고 있을 것인가? 삼성전자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권오현 회장은 46억, 신종균 부회장은 39억, 윤부근 부회장은 38억, 김기남 대표이사는 35억, 이상훈 이사는 31억, 김현석 대표이사는 26억, 고동진 대표이사는 28억을 연봉으로 받고 있다. 이 분들은 왜 이런 고액연봉을 받는 것인가?

경영권 승계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있다.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능력 있는 CEO를 뽑는 것이다. 리더십, 전문성, 미래 비전을 갖춘 회사에 가장 적합한 CEO를 선정하기 위해서 세계적 기업들은 체계화된 경영승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 경영권 승계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전임 CEO의 정상적 임기만료 뿐만 아니라 비상승계에 대비하는 성격도 가지고 있다. 하나의 예는 맥도널드이다. 맥도널드 CEO 짐 칸타루포(Jim Cantalupo)에게 2004년 4월 갑자기 심장마비가 왔다. 이사회는 몇 시간 만에 사전에 동의된 찰리 벨(Charlie Bell)을 CEO로 임명하였다. 칸타루포는 CEO가 된 2002년에 벨을 차기 경영승계자로 임명하고, COO로 승진시켰다. 적어도 삼성 또는 우리나라 재벌 정도 규모의 기업이라면 "우리는 총수가 없어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라는 것을 시장에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총수한명 그것도 일시적으로 없는데 큰일 날거 같이 호들갑을 떨면서, 회사의 허약함과 위험을 만방에 알리면서, 창피한 줄 모르는 것이 우리 재벌의 현실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유령을 걷어내자

검찰과 법원은 맡은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우선, 미래를 위한 공정한 시장 질서를 만들고, 재벌 총수의 사익추구 행위를 규율하는 데에 검찰과 법원의 역할이 막중하다. 이건 이번 이재용부회장 사례에서도 여실히 증명되었다. 이재용부회장 국정농단 사건 담당 정준영 재판장이 준법감시위원회라는 것을 언급한 후, 삼성은 초유의 그룹차원의 삼성준법감시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었다. 그리고 은둔형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나와 사과까지 하였다. 왜 이럴까 곰곰이 곱씹어 보자. 20년째 한국사회에서 재벌개혁을 외치고 있으나 총수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규율수단 중 하나는 강력한 형사처벌이다. 엄정한 공적 규율이 총수와 재벌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두 번째, 대법원 횡령, 배임범죄 양형기준에 "경제상황에 대한 고려"는 없다. 적시된 양형인자에 근거해서 판단하면 된다. 그리고 총수에 대한 처벌이 기업과 경제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공포마케팅에 불과하다. 오히려 관대한 처벌이 시장질서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를 갉아 먹는 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재벌총수를 사법처리하면 기업과 경제에 큰일이 난다는 공포마케팅은 광의의 지식인 집단에 의해 확대 재생산된다. 한 해외연구에 의하면 기업범죄를 발견해 내는 것은 주주가 아니고 내부고발자와 언론이다. 언론이 기업범죄에 대해 적극적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왜 우리는 이재용 부회장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삼성 불확실성 기사와 칼럼을 봐야 하는가? 많은 걸 양보하더라도 적어도 시장의 인식은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에 있어 특별한 무엇인가가 없다는 것이다. 특별한 공도 없고 특별한 과도 없다. 결정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의사결정에서 무슨 역할을 했는지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재용부회장의 리더쉽이 대단하다고 주장하는가? 유령이 떠도는 사회가 불확실성이 가득한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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