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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족발 사태', 김현미 장관이 직접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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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족발 사태', 김현미 장관이 직접 나섰다

김현미 "임대차보호법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겠다"

정부가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법에 손을 댄다. 그간 논란이 됐던 세입자 보호 기간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 10년 연장 방안을 골자로 하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국회에 6건이나 발의돼 있지만,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5일 취임 1주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궁중족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계약갱신청구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것에 대해 국토부와 법무부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궁중족발 사태는 족발집을 운영하던 세입자가 임대료를 둘러싸고 새 건물주와 갈등을 빚던 끝에 건물주를 폭행, 구속된 사건을 말한다. 새 건물주의 무리한 요구가 사태의 발단이었다. 새 건물주가 기존 297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3배나 월세를 올렸지만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5년으로 돼 있기에 세입자는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했다.

김 장관은 "젠트리피케이션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래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도 같이 하도록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 건물주가 고용한 용역들에게 자신의 가게에서 끌려나오는 궁중족발 사장. ⓒ궁중족발

김현미 "계약갱신 청구권, 합리적 퇴거보상 제도 위해 노력하겠다"

기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세입자 보호 기간이 5년으로 한정돼 있기에 자영업자들의 권리가 침해받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계약기간인 5년이 지난 후에는 건물주가 월세 등을 마음대로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은 무일푼으로 가게를 비우는 사례가 속출했다.

국토부는 10년으로 연장하는 것과 더불어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된 '권리금'도 이번 기회에 짚는다는 계획이다. 김 장관은 관련해서 "퇴거보상 제도를 합리적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 합의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담을 지는 논의 중"이라며 “국회가 열리면 계약갱신 청구권, 합리적 퇴거보상 제도가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퇴거보상 제도는 건물주가 재건축·철거 등을 이유로 임대차 계약 연장을 거절할 경우, 영업시설 이전 비용(권리금)을 보상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건물주가 재건축 등을 한다는 이유로 세입자에게 나가라고 할 경우, 이를 보호할 아무런 장치가 없다. 소위 '뜨는 동네'에서는 건물주가 그렇게 세입자를 쫓아낸 뒤, 권리금을 착복하는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해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퇴거보상 제도 관련 "권리금 문제를 짚는 방식"이라며 "재건축을 할 경우, 임차인이 아무런 보상(권리금)도 받지 못하고 그냥 나와야 하는 상황이기에 이를 보완하는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안 발의 방식에 대해서는 "기존에 나와 있는 국회 개정안을 묶은 뒤, 국토부 의견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할 예정"이라며 "기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빈틈을 보완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발' 개정안에 국회가 화답할까?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추진한다 하지만 이 역시도 국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그간 '젠트리피케이션'이 논란이 되면서 수많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이들 법안은 국회에서 잠자는 법안이 된 지 오래다.

20일 기준으로 국회에 발의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총 24건으로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던 핵심민생법안이다. 하지만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임대인(건물주) 권리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반대 논리가 있어왔다.

이에 국회에서 그간 논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발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추진이 발표된지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우선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추진하는 개정안을 여당에서 발목잡기란 쉽지 않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야당도 마찬가지다. 자칫 정부 발목잡기라는 비판에 직면한다. 또한, 과거와 달리 젠트리피케이션을 바라보는 사회여론도 곱지만은 않다. '정부발' 개정안 관련해서, 정치권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여야 정치권은 원구성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 한 뒤, 7월 임시국회를 연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7월 임시국회에서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여당에서는 이번 개정안 관련, 적극적으로 지지할 것이고 야당에서도 (여론 때문에) 반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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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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